사우디에서 온 편지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의 성지순례 메카로 들어가는 길, 사방을 둘러싼 산맥 사이에 협곡을 통과했습니다. 멀리서 사막의 신기루처럼 흰 옷 제복의 행렬 너도 나도 평생소원, 메카 대사원에 들어섰습니다 종교의 기둥, 정사각형으로 솟아있는 카바(Kaaba)를 보았습니다. 기도문을 하늘 높이 암송하며 순례자와 엉켜서 일곱 바퀴를 돌았습니다. 그렇게 타와프(Tawaf)를 끝내고 저녁이 오자마자 미나계곡에서 밤새워 코란을 읽었습니다. 비밀 많은 무함마드의 율법. 아라파트 산 기도는 최고의 눈물이었습니다. 지하드로 포장된 전쟁은 너무 단단했습니다. 나는 세계의 평화를 기도합니다 전쟁과 평화, 삶과 죽음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완성해버린 신의 뜻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도그마에 빠져 죽어가는 이웃을 생각하며 돌멩이 일곱 개를 주웠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돌멩이 하나로 이긴 것처럼, 내일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돌멩이를 던질 것입니다 메카와 메디아의 성지에 이교도의 군홧발이 스치지 못하도록 힘껏 던질 것입니다 그리고 메카 대사원에서 마지막 일곱 바퀴를 지치지 않고 돌 것입니다 밤낮 좁은 문 앞에서 순례자들은 다섯 번씩 메카를 향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탄이 항상 강력한 음모를 꾸미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