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대오름, 漢垈岳(한대악), 漢大岳(한대악)
애월읍 봉성리 산1, 어음리 산25번지
표고 : 921.4m 비고 : 36m 둘레 : 1,526m 면적 : 132,263㎡ 저경 : 407m
1100도로 삼형제오름 서쪽 약 1.5km 지점에 위치.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갖고 있으며 비고가 낮은 오름.
2개의 봉우리가 산정부에서 이어져 있는 형태.
식생으로 해송, 삼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잡목이 우거지고 진달래, 꽝꽝나무, 청미래덩굴 등이
식생하고 있다.
동쪽자락에는 꽤 넓은 습원(濕原)을 이루면서 주변에는 물웅덩이가 많다.
1100도로 탐라각휴게소에서 약 3km 지점에서 우측으로 나있는 표고밭 길로 접어들어,
우측길을 따라 약4km정도 들어가면 표고밭 관리사가 있으며,
다시 이곳에서 1km쯤 안으로 걸어가면 평평한 습지와 함께 가로누워있는 오름에 이른다.
한대오름이란 이름의 '한대'는 어원이 미상이다.
'한대'하면 동녘자락의 초원을 가리키기도 하며 여기에 '숭물팟'이라는 곳이 있다.
'숭물팟'이란 땅속에 물이 숨어있는 풀밭을 일컫는 말이다.
<"오름나그네" 김종철>
***********
한대오름
어원은 잘 모르겠으나 한자로 漢大岳이라고 표기하니 큰오름 쯤으로 해석하면 될까.
주변과 오름 정상의 높이 차이를 일컫는 비고가 36m에 불과하니,
이 해석은 고개를 갸웃할 해석으로 들린다.
그러나 오름이 크기를 비고로만 어림잡던 관념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36m의 작은 오름이지만, 멀리 바리메오름이나 노꼬메오름에서 올려다보면,
오름 자체가 거대한 언덕같이 보여서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시작인지 모를 정도이다.
아마도 이 전체의 모습을 보고 붙은 이름이 한대오름이 아닐까한다.
전기하다시피 비고는 36m에 불과하나, 해발은 921m로 한라산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애월읍 봉성리에 주소를 두고 있으나 마을과는 멀어도 너무 멀리 떨어진 오름이다.
숲속 깊이 숨어 있다가 근래 오름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면서 우리 곁으로 다가선 오름이다.
인가와 떨어져 한라산 중턱에 위치하는 만큼 찾아가는 입구도 제각각 멀리 떨어져 있는데,
1100도로변에서 들어서는 길이 있고 제주시 산록도로에서 찾아가는 길이 있다.
그 중 그나마 쉽고 사람들이 애용하는 길은, 1100도로를 따라 중문방면으로 가다가 영실입구에 닿기
전 600m 정도에 돌오름 입구가 있는데 이곳으로 들어서면 된다.
이 숲길에 들어서면 이내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직진하면 돌오름 가는 길이고,
오른편으로 돌면 바로 한대오름으로 가는 길이다.
또한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보면 경마장을 지나서 어음교차로가 나온다.
이 교차로에서 산록도로를 따라 어승생 방면으로 1.2Km 지점에 우측으로 난 농로가 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알았다고 미소를 지을 터이다.
바로 바리메오름 가는 길로 들어서서 바리메 주차장을 지나 계속 더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다시 1Km 정도를 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우회전하여 임도를 따라가면 노루오름입구가 나오고 더 가면 한대오름 입구에 다다른다.
이 길에는 임도를 개설하면서 오름 입구도 표시하여 놓았고,
또 더 이상 차가 진입할 수 없다는 표시까지 친절하게 해놓았다.
위의 두 방면으로 들어선 길은 결국 한대오름 동쪽, 이른바 ‘숭물팟’ 이라는 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흔히 이곳을 오르미들은 한대오름 삼거리라고 부른다.
위의 두 코스 외에 또 하나의 길이 있다.
바리메오름을 지나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지 말고 바로 직진하면 ‘영합사’라는 사찰이 나오는데,
이 뒤편 길을 이용해도 오름에 이른다.
위의 두 길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탓에 이리저리 정비를 해놓은 반면,
영합사 뒤로 오르는 길은 비교적 옛 정취가 많이 남아있어서 오늘 여정은 이곳을 택하기로 하였다.
영합사라는 간판이 보이고 오른편에 드넓은 농토가 있는데,
한 때 버려지다시피 했던 곳을 누가 거대한 무밭으로 조성해 놓았다.
이 무밭을 왼편으로 끼고도니 자그마한 등산로가 나타난다.
'거문들먹'이라는 오름자락이다.
언제 심었는지 울창한 삼나무 사잇길을 따라가다가 남쪽으로 길을 잡았다.
'거문들먹'오름은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위아래 개념을 붙여 '웃거문들먹'과 '알거문들먹'으로 나뉘게 된다.
한대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은 이 '웃거문들먹'의 정상을 넘어간다.
온통 숲길인데 다른 숲과 달리 커다란 소나무들이 즐비한 것이 이색적이면서도 반갑다.
웃거문들먹 정상에 묘지가 조성된 탓에 잠깐 조망이 트여 우리가 찾아갈 오름을 가늠해본다.
식생은 고도를 따라 삼나무나 소나무대신 원시림으로 바뀌어 가고,
바닥의 색깔 역시 조릿대의 녹색으로 바뀌어 가고,
그 조릿대 사이로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오솔길이 끝 모르게 이어진다.
종아리를 스치는 조릿대를 헤치며 40여분,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름으로 바로 갈 요량으로 우측으로 돌아들었다.
그리고 5분여, 상상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분화구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습지 같지도 않은 진초록의 분지가 눈앞에 나타나고,
그 너머 한대오름이 펑퍼짐하게 앉아있다.
모두들 탄성과 함께 이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고 여념이 없다.
한라산 중턱 숲속 중간 중간에 하늘이 드러나는 공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듯 진초록의 풍요로운 분지를 만나는 일은 흔치않다.
거기에 더해 배경으로 오름 하나가 서 있으니 그 운치가 여간이 아니다.
오름을 찾아가던 일행들은 모두 목적지는 잊어버린 듯, 마치 목적지에 다다른 듯 즐거운 모습들이다.
오후에 출발하는 산행인 탓에 해가 길게 남지 않아, 아쉬워하는 일행들을 독려하여 오르막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10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은 나무가 가득해서 조망이 전혀 없지만, 정상 바로 곁에 묘지가 조성되어 있고,
자손들의 정성으로 묘지 주변을 정리해 놓아 서쪽으로 넓게 시야가 트인다.
멀리 안덕면에서 해안선을 따라 애월읍의 오름들까지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지만,
오늘은 북쪽으로도 박무가 끼어 그 형상이 흐릿하다.
잠시 쉬고 하산 길을 재촉한다.
올라왔던 길을 뒤로하고 동쪽으로 내려서면 또 하나의 분지를 만나는데 '숭물팟'이라는 곳이다.
땅속에 물이 숨어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늘 축축한 습기를 머금고 있는 습지로 군데군데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면 1100도로로 나가는 길로...
... (후략)
* 출처 : 제주레저신문 칼럼 | '돌담이의 오름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