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체구로 부지런함이 몸에 베인 어르신이 계시다.
치매가 아주 심하신 어르신이지만 눈웃음을 지으시며 말씀도 참 예쁘게 하신다.
치매라는 증상이 반복적인 말과 행동으로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가족 뿐만 아니라 효센터 식구들을 웃음 짓게 하는 매력의 소유자이시다.
어느 날 이른 오후 하늘정원을 배외하시다 화분에 시들어져 있는 식물을 보게 된다.
채소밭에 풀을 뽑듯이 시들어진 부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정리하신다.
처음에는 식물을 다 뽑거나 부러뜨려 망쳐놓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어르신의 행동을 제지할까 했으나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그냥 지켜보았다. 어르신과 눈을 마주쳤다.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더니 미소로 화답해 주신다.
노화·치매가 진행되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흐려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겪는 치매어르신의 이상적인 행동이 당사자에게는 이유와 의미가 있는 정상적인 반란이라는 것이다.
현재 그 모습 그대로를 이해하고 지켜보기에 최선을 다해 봅니다.
2023년 6월 22일 목요일
첫댓글 이 어르신도 치매가 너무 심해 가족들이 요양원에 보내려고 준비했었습니다.
하지만 가족 중 한 분이 조금만 더 모셔보자고 말한 뒤 계속 주간보호 서비스를 받고 계십니다.
그래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있을 때까지 모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