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칠백예순아홉 번째
호모 데우스
‘하늘의 기운’을 10가지로 나누어 붙인 이름이 갑甲, 을乙, 병丙, 정丁 하는 ‘십간十干’ 또는 ‘천간天干’입니다. 그리고 ‘땅의 기운’을 12가지로 나눈 이름이 우리가 ‘띠’라고 하는 자子(쥐)·축丑(소)·인寅(호랑이)·묘卯(토끼) 하는 ‘십이지十二支’입니다. 옛사람들은 우리 인생을 그렇게 60간지로 규정했으니 60까지 사는 게 지극히 정상이라고 여겼던 모양입니다. 그러고는 61년째 되는 해에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환갑 잔치를 벌여 축하합니다. 그런데 축하하는 상차림이 죽은 자에게 올리는 상차림과 같습니다. 죽은 사람이라는 겁니다. 죽은 자는 병풍 뒤에 눕고, 산 자는 병풍 앞에 앉아 있는 것만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이제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그다음엔 어떤 시대가 될까요? <사피엔스> 등으로 널리 알려진 히브리대학교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21세기의 인간은 불멸에 도전할 것이라고 합니다. 허기는 2천 년 전 진시황도 불멸을 꿈꾸며 서불(徐市)을 시켜 불로초를 구하라 했지요. 과거와 달리 죽음은 더 이상 형이상학적 신비가 아니어서 인간이 이제 불멸(Immortality), 행복(Bliss), 신성(Divinity)을 새로운 목표로 삼아 진화해 가고 있다는 겁니다. 즉 지금 인류는 ‘호모 데우스’를 향해 가고 있다고 우려합니다. 호모 데우스는 라틴어로 ‘신적인 인간’ 또는 ‘신이 된 인간’이란 뜻이랍니다. 백세시대가 아니라 만일 300년, 500년, 천 년을 산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인간의 보편적 욕망, 자연적 성품으로는 엄청난 무질서, 혼돈 속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 한국 교회의 함께하는 기도 캠페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핵심 가치가 사랑이었다고 합니다. 교회에 사랑이 부족하다니, 하라리의 말처럼 교회 안에서 사람이 하나님 노릇을 하고 있다는 뜻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