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6주일 (나해)
레위기 13,1-2.44-46 1코린 10,31-11,1 마르코 1,40-46
2024. 2. 11. 세계병자의 날
주제 : 공동체를 생각하여 내가 할 일에 관하여
오늘은 프랑스의 루르드에서 1858년 2월에 성모님께서 베르나데트에게 처음으로 발현하신 날입니다. 성모님은 2월부터 7월까지 베르나데트에게 18번을 발현하셨다고 합니다. 그 성모님의 첫 번째 발현일을 요한바오로2세 교황님께서 세계병자의 날로 정하시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도 마음을 쓰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계속하기가 어렵다는 뜻을 담아서, 이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말에 ‘긴 병에 효자가 없다’는 표현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사람에게 찾아온 병이나 병자에 관하여 교회가 하느님의 뜻을 담아 전하는 내용입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나병을 앓던 사람을 고치신 뒤, 병자였던 사람이 사제를 상대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명령하신 이야기이고, 구약시대에 히브리민족이 지키던 일이지만, 피부병이 있는 병자로 살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앞에서 자기를 드러내는 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것이 레위기의 말씀입니다.
병을 앓는다는 표현을 들으면서, 앓는 일을 좋아해야 한다거나 병에 관하여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대로 견뎌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병은 사람의 삶을 힘겹게 만들고, 행복하게 살도록 허락하지 않는 일이기에, 사람의 삶에서 없어져야 하는 일이고, 극복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건강할 때 돈을 모으고, 자기의 몸에 병이 찾아오면 사람은 자기가 모은 돈으로 힘든 상황을 벗어나려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 과정을 올바르게 준비하는 일은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면서 하느님께 영광을 바치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병을 앓게 되면 약을 쓰고, 치료하느라고 애씁니다만, 레위기가 전하는 병자에 관한 표현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병을 앓는 일도 서럽다고 할 일인데, 병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 그가 공동체와 떨어져서 진영의 바깥에 따로 살아야 한다면 병을 앓는 사람이 그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병자에게 이렇게 실천해야 한다고 했던 일은, 아픈 사람을 공동체에서 몰아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도록 알려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현실에서 병을 앓게 되면, 그 사람이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서려고 할까요? 우리는 세상에서 아픈 사람이 긍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을 향하여 원망을 쏟아내는 모습을 더 많이 봅니다.
사람이 병을 앓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건강에 관련된 여러 가지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생기는 현상일 것입니다. 현재 아프다면 해결방안은 무엇이겠습니까? 돈을 써서 나으려고 해야 하고, 하느님께 기도하고, 나를 통하여 이루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고 깨달아서 그 일을 내가 실천하며 사는 일입니다.
모세가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실천하라고 말한 일처럼, 사제에게 와서 도움을 청하고, 병에 관한 판정을 얻는다고 해서 질병이 떠난다는 보장이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사제에게 의학적인 지식이 있다고 인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제의 선언을 통하여 나의 삶에 이루어질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세상에서 나의 삶에 생기는 일이 좋지 않다고 여겨서, 우리가 하느님을 거부해도 괜찮을까요? 그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푸신 기적의 힘을 입었지만, 나병환자였던 사람은 예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했기에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는 일을 방해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삶에서 내 생각대로 사는 것도 좋지만, 사실상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느님의 은총을 얻기에 필요한 자세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일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라는 바오로사도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나의 삶에 구원의 선물이 이루어지도록 바르게 살아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 아픈 순간에도 저희가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으려고 하고, 바르게 실천하는 일에서 저희만의 생각으로 하느님을 벗어나지 않게 도우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