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내 원룸 바로 앞, ‘썬노래방’
원룸을 나오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이 ‘썬노래방’ 후문이다.
그곳을 내 친구 검둥이가 지킨다. 그런데 후문 입구에 ‘개조심’ 이라고 써붙혔다.
검둥이는 점잖고 착하다. 너무 착해서 지나가는 여자들이 간식을 많이 줄 정도다.
내가 주인에게 착한 검둥이를 조심할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후문으로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서란다.
검둥이는 억울한 피해자다.
주인은 79 세 노인이다. 대로변 쪽에는 그가 운영하는 또 하나의 회사 구멍가게가 있다.
그의 변변치 못한 아들이 낮에 와서 지킨다.
건물은 팔려고 내놓았는데 팔릴 기미가 없다.
노래방은 음악이 흘러 나온 적이 없다.
2층 부터는 원룸들이다.
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 한다. 러시아 사람들이 많다.
너무 어려서 말을 걸어보니 순진하다. 푸틴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안 좋아 한단다.
아무래도 공산당이 아닌 모양이다.
러시아 노동자가 있기 전에는 한국 술집 여자가 살았는데, 한번은 여자의 방에서 오입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문 앞에서 살짝 들은 적이 있다.
남자가 오입을 잘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강하게 해서 뱃가죽 철석이는 소리가 밖으로 들렸다.
오입을 잘 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너무 강하게 하면 여자들이 질린다.
검둥이와 한참을 놀아주었다. 나보고 산책하자고 조른다.
나는 야멸차게 외면하고 운동하러 떠났다.
운동을 하다 보니 배가 고팠다. 들어가서 라면이라도 먹어야 겠다.
나는 라면을 끓일 때 먼저 면과 스프를 다 넣고 그 위에 물을 붇는다. 물은 조금만 넣는다.
그리고 다 끓으면 찬물을 부어서 먹는다.
라면 조리 시간이 2 분, 먹는데 1분, 설거지 10 초면 끝이다.
설거지는 세제를 사용안하기에 흐르는 물에 살짝 걸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