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이 개막식이 열렸다.
4년 만에 열리는 지구촌 최대 스포츠축제인 2012 제30회 런던올림픽이 7월 27일 오후 9시, 영국 런던 북동부 리밸리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이란 주제의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총3막으로 구성돼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영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에는 총 2,700만 파운드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참가 인원만 1만5,000여 명에 달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문화 코드인 영화 007시리즈와 비틀즈가 개막식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농업국가 시대부터 산업혁명과 세계대전 이후 등 영국의 근현대사를 다뤘다.
개막식은 영국의 역사, 정체성, 가치, 유산 그리고 디지털 시대와 미래를 담았으며 이 모든 스토리라인을 이끌어가는 코드는 영국의 자랑인 문학과 대중음악으로 이뤄졌다. 영국엔 전세계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두 거장이 있다. 바로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비틀스다.
이를 강조하듯 런던올림픽 개막은 셰익서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The Tempest)'의 대사 '두려워하지 마라. 영국이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할 것이다(Be not afeard: the isle is full of noises)'가 적힌 23t의 대형 '올림픽 벨'이 울리며 시작을 알렸다.
이어 배우 겸 영화감독 케네스 브래너가 '더 템페스트'의 한 대목을 낭독한 뒤 소설 '해리 포터' 작가 조앤 K.롤링이 어린이 문학의 고전인 '피터 팬'의 도입부를 직접 읽는 등 런던올림픽은 영국 문학으로 그 찬란한 막을 열었다.
영국이 내세우는 강점은 문학 외에도 팝음악이다. 비틀스는 영국에 있어 하나의 문화다. 전세계적인 인기 그룹인 악틱 몽키스는 비틀스의 명곡인 '컴 투게더(Come together)'를 연주했다. 개막식에서 비틀스의 영상이 상영된 것도 주목할만하다.
개막식을 축하하는 댄서들은 롤링스톤스의 '새티스팩션(satisfaction)', 더 후의 '마이 제너레이션(my generation)',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비지스의 '스테잉 얼라이브(stayin' alive)' 등 추억의 명곡들에 맞춰 춤을 췄다.
또 프로그레시브 록 뮤지션인 마이크 올드필드는 역작인 '튜블러 벨스(Tubular bells)'를 직접 들려줬으며 섹스피스톨스의 '갓 세이브 더 퀸(God save the Queen), 더 클래시의 '런던 콜링(London calling)' 역시 개막식의 흥을 더했다.
영국 출신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는 '채리엇츠 오브 파이어(Chariots of Fire)'를 연주했으며 이때는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배우 로완 앳킨슨이 단원으로 끼어들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개막식 엔딩은 역시 비틀스 출신의 폴 매카트니가 '디 엔드(The end)'와 '헤이 쥬드(Hey Jude)'를 열창하는 것으로 꾸며졌다.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대니얼 크레이그의 대역 스턴트맨이 여왕 대역과 경기장 상공 헬기에서 낙하산을 펴고 뛰어내린 명장면은 오래도록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이 열린 올림픽 스타디움은 영국의 한 농촌마을처럼 꾸며져 마치 커다란 뮤지컬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파킨슨씨병으로 복싱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복싱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런던에서 아주 잠시 올림픽기를 게양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깜짝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국을 대표하는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성화를 꽂은 보트를 타고 영국의 대표 강인 템즈강을 가로지른 뒤 성화 봉송 주자인 레드그레이브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역할로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성화봉송주자는 유소년 성화봉송단으로, 점화식 역시 이들의 손에서 이뤄졌다. 당초 유명 스타 혹은 저명 인사가 마지막 성화봉송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완벽히 뒤집은 반전이었다.
이날 개막식에서 북한은 53번째, 한국은 100번째로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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