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비우고 굶어 죽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결한 죽음이요,
성스러운 죽음이다.’
인도의 "자이나교" 교리다.
처음 들었을 때는 약간 쇼킹했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느냐’는 말로
생계 걱정을 하는 장삼이사들에게
굶어 죽는 것이야말로
가장 성스러운
죽음이라고 하니까
이건 보통 역발상이 아니다.
한쪽에만 생각이 몰려 있던 사람에게
그 반대쪽도 역시
탈출구가 있다는 이야기는 통쾌하다.
‘굶어 죽는 것도
괜찮은 것이구나’라는
생각은 얼마나 자유를 주는가!
불교와 비슷한 자이나교.
이 종교의 방법론은 금욕이 특징이다.
고행을 통해서 본래의 영혼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행의 대표적인 방법이 단식이다.
‘음식남녀(飮食男女)’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이라고 한다면
남녀 관계에 대한 욕구보다
더 근원적인 욕구가
음식에 대한 욕구이다.
섹스를 안 한다고 죽는 것은 아니다.
글허나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은
사실에서 드러난다.
자이나교에서 하는 이야기는
인간은 먹기 위해서,
온갖 업(業, karma)을 쌓는다는 것이다.
사기 치고 뒤통수 때리고
배신하고 강탈하고.
이 모든 부도덕한 행위가
따지고 보면 먹자고 하는 짓이다.
인간 삶은 동물의 왕국이다.
따라서
음식을 안 먹고 속을 비워서
죽는다는 것은
이 모든 카르마로부터
벗어나는 수행이 되는 셈이다.
단식은 아주 심플하다.
그러나 고통은 대단하다.
향산 이만도 선생은
1910년 나라가 망하자
24일 단식 끝에 순절한 양반이다.
이 집안 후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른은 죽겠다고 곡기를 끊고
저쪽 방에 누워 계시는데,
자식들은 옆방에서 살겠다고
밥 냄새 풍기면서 밥상 차리는게
여간 죄송하고 힘든 일이
아니었다’고 술회한다.
이만도는 저쪽 방에서 풍겨오는
밥 냄새를 맡으며
‘나도 이제 단식 그만하고 밥을 먹을까?’
하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작금
고관나리 한분이 굶어 죽겠다고 나섰다.
이분이 왜 굶어 죽을 작정을 하셨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여러 죽는 방법 가운데
고통이 제일 심하다는
굶어 죽는
방법을 택했는지 그게 참 궁금하다.
젊은 시절 무전 여행이 유행했었다
친구 하고 둘이 무전 여행을 하다
어찌 어찌 일곱끼
즉 이틀 한끼 굶었더니
하늘이 노랗고 땅이 노랗고...
그 뒤로
하루 두끼 먹는 것에 늘 감사한다.
우얀둥
먹고 죽은 귀신 색깔도 곱다 하니
우리는
먹고 죽읍시다.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굶어 죽는 다는 것
차라리
추천 2
조회 111
23.09.19 10:13
댓글 7
다음검색
첫댓글 인도 여행중
자이나교 수도원에 들린적이 있었어요.
나이가드니 한두끼 굶어도 기운이 없더라구요
ㅎㅎㅎ
다들 그래요
나이 들면 밥심으로 산다고
나는 술심으로 사는데...
안녕하세요.
참 좋은 월요일 오후 입니다.
남들은 금요일 오후가 좋다는데
머니머니 해도
오후는 역시 월요일 오후가 쵝오지요
요즘은
잔치 하듯 먹지 말고ㅎ
급식 하듯 먹으라고 합니다 ㅎㅎ ^^
저는 술 하고 밥은
따지지 않고 자십니다.
마누라가 그래요
나으 멧돼지 식성 때문에 산다고.
용산에 멧돼지는 잘 묵구 있답니다.
템버린 흔들어 제끼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