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고요가/ 용암을 삼”키고 “갈증을 달래려 들이킨 하늘이 천지”가 되었다. “우리를 통과하는 빈틈없는 뜻이 하늘이어서”, “땅은 마르고 닳아도 늘 하늘과 잇닿아” 있는 천지다. “만수위 넘쳐흐르는 달문은 대륙의 젖줄로/ 이도백하二道白河 이루어 송화강松花江”으로 흐르고 “아래로 내린 물”은 압록강과 두만강이 되어서 갈증을 달래듯이 흘러간다. 물이 흘러가듯 시인의 시를 쓰는 힘, 그 원천도 바로 그 안에 깃들어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 백두산의 혼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시로써라도 백두산을 걸어가고 싶고 시의 상상으로라도 만나고 싶다. 북한과 중국을 사이에 둔 높은 고도로, 그 추위만큼 고난이 많았던 우리의 역사이면서 신비함으로 둘러싸인 백두산이기에, 끊임없이 마음을 끌고 이렇게 시로써 표명하고 찾아 나서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