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에 있는 동국실업 사측 관리자로 인사발령 받았던 18명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충남 아산시에 있는 갑을오토텍에 신입사원으로 위장 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증언으로 확인된 1명을 포함하면 동국실업 사측 관리자 19명이 갑을오토텍 신입사원으로 위장 취업한 셈이다.
전국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지회)가 확보한 인사발령 자료에 따르면, 동국실업 사측은 2014년 11월 24일 19명에 대해 관리팀 부장, 생산팀 부장 등 사측 관리자로 인사 발령했다. 이 가운데 18명이 2014년 12월 29일 갑을오토텍에 입사한 신입사원과 동일 인물이다.
갑을오토텍 신입사원이자 기업노조 사무장 김모 씨는 앞서 동국실업 설계팀 차장으로, 기업노조원 우모 씨는 외주생산팀 부장으로 각각 활동했다.
김씨와 우씨는 각각 101경비대와 서울 ㄷ경찰서 경찰관 등 전직 경찰 출신임이 지회의 사진자료로 드러난 바 있다.
지회는 동국실업 사측에서 활동하다 갑을오토텍 신입사원 입사로 확인된 18명이 모두 전직 경찰, 특전사 출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갑을오토텍 신입사원이자 전직 경찰 출신의 핵심으로 알려진 김모 씨는 동국실업 노사 교섭 당시 ‘본사 부장’이라며 사측 관계자로 교섭까지 참여한 사실이 금속노조 동국실업지회 측 증언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인사발령 자료에 따라 동국실업 생산팀 부장으로 활동한 권모 씨도 이 회사 노사교섭 당시 ‘본사 법무팀’이라며 사측에 배석한 일이 증언으로 확인됐다.
갑을오토텍은 지난 해 말 전체기능직의 10%가 넘는 60여명을 무더기 채용했는데, 지회는 이중 전직 경찰과 특전사 출신뿐만 아니라 동국실업 사측 교섭에도 참여한 신입사원들이 위장 취업했다고 주장했왔다.
이들 신입사원 중 53명은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를 집단 탈퇴하고 3월 12일 설립된 기업노조에 가입했다.
이런 정황들로 금속노조는 ‘갑을그룹 차원의 사전 기획된 노조파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노조 설립으로 심한 갈등을 겪은 동국실업은 갑을오토텍과 함께 갑을상사그룹 계열사다. 자동차부품사인 동국실업과 갑을오토텍은 박효상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노측 김상은 변호사는 “갑을오토텍 기업노조의 핵심인물인 김모 씨 등 19명은 지난 2014년 10월~11월경 갑을오토텍 계열사인 동국실업에 위장 취업했고, 이 가운데 2명이 노사 교섭시 사용자측 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봤을 때 이 노조는 사용자의 이해를 대변한다”면서 “노조법 위반으로 노조가 아님을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 차원에서 동국실업 교섭에 관여한 부분, 갑을오토텍 신입사원 관여한 부분은 갑을그룹사 차원에서 민주노조 파괴 공작을 체계적으로 진행했다는 증거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노동부와 검찰이 갑을오토텍 사용자가 노조파괴 시나리오로 노조 설립에 관여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서 “노동부 감독관도 이미 동국실업 사측 18명이 갑을오토텍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