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난리냐
일본 오염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오늘도 여전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로 언론은 시끄럽다. 두 가지만 생각해보자. 첫째, 기억하는가. 2년 전, 탈북자 몇 명한테서 치사량 수준의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크게 보도한 적이 있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탈북해온 사람이었다. 그는 일반인이었을 뿐인데도 그의 몸에는 방사능이 쌓여있었다. 오해마시라. 충남 보령에 있는 길주군도 경기도 이천에 있는 길주군도 아니고 함경북도에 있는 길주군 풍계리다. 그럼 그 방사능 덩어리인 물은 도대체 어디로 다 갔을까. 북한이 제대로 처리했을까. 동해로 다 흘러들어갔을 터.
후쿠시마의 몇 십 배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북한의 오염수 방류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금껏 입도 뻥끗 안 하고 있다. 청계리뿐이겠는가. 영변과 동창리에 넓게 퍼진 오염물질의 종류와 농도를 이참에 다 까발려보자. 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북한의 핵시설 근처에서 장애아가 많이 태어나는지도 밝히자. 내가 알기로 우리 정부는 상당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3만 명의 탈북자들 덕분이다. '오염수'라고 말 할 수도 없는 그 끔찍한 물들이 다 어디로 흘러들어가 지금 서해와 동해가 어떤 지경인지 밝혀보자. 투명하게.
둘째, 후쿠시마 오염수는 어디로 가장 먼저 갈까. 한국이 가까워서 제주도로 올까. 천만에. 5~7년이 지나서 그 일본산 오염수는 미국 서부에 가장 먼저 닿는다. 중국 오염물질인 미세먼지는 바람을 타고 1년 내내 한반도 곳곳을 휘젓고 다니며 온갖 질병을 유발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에 중국 발이라는 말도 못하고 그저 국외미세먼지라고 감춘다. 후쿠시마 발 오염수는 10년 정도 지나서야 검푸른 동해와 남해로 흘러온다. 그런데 왜 이리 난리인가. 그것도 중국과 한국만. 잘 됐다. 잠시 후면 미국 의회에서 한국인권 청문회를 하니 이참에 다 까발리면 되겠네. 뻔뻔한 놈들. 멍청한 놈들. 중국과 북한엔 입도 뻥끗 못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왜 이리 난리를 떨고 있는지. 왕따만 돼도 좋겠다. 천벌을 받을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