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글 】 기분 좋은 안내

[럭비공]

김유정문학촌 내실 뒤란에 군락을 이룬 구절초가 눈이 부시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벌판에 우뚝 선 느티나무한테도 윙크를 보낸 모양이다.

 머문자를 떠나게 하는 가을이라서인지 김유정역에서부터 실레마을이 서성이는 등산객들 발길 소리에 하루가 저문다.

 살다보면 엊그제처럼 기분이 엎되는 날도 드물다.

 50 여년간 태를 묻은 30만 내외의 작은 도시 춘천이 전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첫번째 도시라니-.

 부동산 업자도 사업자도 아닌  나를 마구 들뜨게 한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당시 조선에서 두번째로 춘천(우두)이 살기좋은 곳으로 꼽았다.

 소양강이 범람하면서 안겨준 기름진 퇴적평야로 곡식이 잘 되고 운하가 발달되어 평양 다음으로 꼽은 적도 있는 춘천이 다시 상큼한 도시로 거듭난 셈이다.

 때로는 지지궁상을 하면서 고장을 탓한 적도 비일비재하다.

 가을이면 안개가 온통 하루를 모두 먹어치워 일조량이 부족하다느니 일교차 연교차가 커 호흡기 약이 전국에 제일 잘 팔린다고 궁시렁 ㅎ.

 그러나 21세기 현대사회에서 가장 살기좋은 환상의 도시로 꼽힌 사유는 무엇일까?

 간밤에 뉴스에도 보여준 호반의 도시라는 이미지처럼 호수로 둘러쌓인 이곳이 한국의 나폴리라는 강점 때문이다.

 고속 전철이 관통되면서 역세권이 등장하고 주말이면 도시를 찾는 군상들이 줄을 선다.

드넓은 애니메이션 박물관, 나부상이 손짓하는 조각공원과 오리들의 군무 공지천-. 봉황의 나래아래 낭만이 꽃핀 소양교와 딸기같은 (?)소양강처녀상-.부담없는 먹거리(닭갈비,막국수)  맑은 공기와 살찐 호수가 어우러저 어느 곳이나 자리를 깔면 영혼이 스물거리는 명당이다.

해학과 유머로 일제 강점기에도 서민의 삶을 그려낸 김유정문학촌이 수위가 불어나듯 점점 그 문학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그 향에 피곤한 현대인들이 취한다.

강촌의 낭만이 무더기로 꽃피우지만 레일바이크가 설치되면 인산인해로 끔찍하리라.

 수상가옥의 삼천동과 지내리, 그 섬이 손짓한다.

어제 서울에서 내려오신 지인들을 모시고  자연의 세심한 관찰력을 우린 학습했다.

 아!점심으로 먹은  달팽이국(다슬기 해장국) 또한 맛있다.ㅋ

 언젠가 노을이 질때 공간에서 열심히 그물을 엮는 거미를 관찰한 산책길이 생각난다.

가을 비가 조용히 내리는 오늘도 우린 또다시 넉잠잔 누에처럼 마구 소리내어 먹어치우며 새 삶의 밭을 갈리라.

 바쁜 일정속에서도 이 고장을 찿아 환한 표정을 전해주신 님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그냥 무조건 기분 좋은 어제였다.(끝)

                                     (사진은 소양강 처녀상 옆의 쏘가리 조각상)

[방 화수]

쏘가리보니옜생각이 새록새록나네요
저도인제가 고향인데 고등학교다닐때에
내린천에서쏘가리와 메기잡던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좋은글 올려주셔서거운시간되세요

[럭비공]

인제가 고향 이시군요.전 인제 원통서 군생활 했는데...
아무래도 민물고기의 제왕은 쏘가리죠.요즘은 보기가 좀 힘들어요.

[지영]

아~춘천이 그렇게 살기좋은 곳으로 이름났군요..
오래전에 소양강땜에 함 간적 있었는데 넘 한적한 시골풍경에
참고생이 했던 생각이 나네요..지금은 도로사정이 많이 좋아져
찾는 분들이 많아졌겠네요..소양강의 멋진풍경 잘 보았습니다~

[럭비공]

지금 소양댐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을겁니다.
그치만 저도 요즘은 늘 즐겨 찿던 소양댐 되도록이면 안가려구 해여.
바로 밑에서 올 수해때 인하대생 참사가 있어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서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