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을 박으려면 대가리를 내리쳐라*
—아베 마리아
김종철
아베, 아베 말이야
군국주의 혈통 자랑하느라
극우 정치 술수로 표심 자극하느라
천황폐하의 신민에게
위안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늙은 일장기 아래서 생떼 부린
버림받은 빈 깡통 아베, 아베 말이야
녹슨 못 넣어 더욱 검게 한 콩조림 요리법처럼
등 굽은 녹슨 아베, 아베 말이야
일제 침략 역사를 더 검게 왜곡시킨 콩조림
A급 전범 복역자 외할비 기시 노부스케
독도를 제 땅이라 망언한 애비 아베 신타로
늙은 야스쿠니 까마귀가 또 우짖는다
입이 가벼우면 이빨도 솟는 법
도쿄 극우파에게 매춘부라 모독당한 위안부 할머니
‘늦었다, 하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다.‘
나치 사냥꾼 포스터가 붙은 베를린 벽보에
말뚝 소녀상도 통곡한다
‘아베는 늦었다. 하지만
야스쿠니 합사 분리는 늦지 않았다.‘
아베 마리아!
* 네덜란드 속담
—《시인수첩》2014년 봄호
-------------
김종철 / 1947년 부산 출생. 1968년〈한국일보〉신춘문예 시「裁縫」당선, 1970년〈서울신문〉신춘문예 시「바다 變奏曲」당선. 시집『서울의 遺書』『오이도』『오늘이 그날이다』『못에 관한 명상』『等身佛 詩篇』『못의 귀향』『못의 사회학』『어머니, 우리 어머니』(형제시집), 시선집『못과 삶과 꿈』『못 박는 사람』. 현재 (주)문학수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