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정승을 욕보이다.(權相示辱)♣
어느 날 안(安) 정승이 길가는 스님을 물렀다.
스님 여쭐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옵니까?
나는 안(安) 정승인데. 이웃에 권(權) 정승이 자꾸만
농담으로 계집이 갓을 쓴 성(安)이라 놀리면서
나를 욕보이는데 이 권 정승을 어떻게 욕을 보일
방책이 없겠는지요?
권 정승에게는 남의 성씨를 트집 잡아 놀리며
욕보이는 나쁜 습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날을 정해 권 정승을 댁으로 청해주시지요.
그럼 소승이 그 때 나으리 댁 앞을 지나갈 테니까
소승을 불러주시면 알아서 조치하겠습니다.
안 정승은 스님에게 이 같은 약속을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약속한 그 날 스님이
안 정승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여보시오. 여보시오. 대사.
안 정승이 급히 스님을 불렀다. “예”
이리 오시오. 우리 술이나 한잔 합시다.
한참 있다가 동석한 권 정승이 스님에게 물었다.
대사. 성씨가 어떻게 되오. “예”
소승의 성이 복잡합니다.
어머니가 소승을 성태(成胎)할 적에 네 사내와
관계를 하였기에 소승의 성을 알기가 곤란하였던 지라
네 사내의 성인 이씨. 노씨. 엄씨. 최씨. 을
모두 끌어들여 소승의 성을 만들었다 하옵니다.
그래 어떻게 댔소. 말씀 드리기 심히 부끄럽습니다.
이(李)씨 에게는 나무 목(木)자를 하나 따오고
노(盧)씨 게게는 풀초(屮)자를 하나 따오고
관계를 두 차례 가졌던 엄(嚴)씨 에게는 입구(口)자
두 개를 따오고 최(崔)씨 에게는 새추 자를 하나 따와
합쳐서 권(權)씨 성을 만들었다 하옵니다.
자신의 성씨를 욕보이는 스님의 이야기를 들은 권정승은
분기가 탱천하여 에이. 천하 불상놈 같으니 라고 하고
스님을 욕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오래간만에 권 정승을 욕보인
안 정승은 속이 시원하고 후련해 졌다 한다.
글, 옮김, 編: 동해바다)
첫댓글 좋은 글 잘읽어 보고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신대장님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동해바다님.
그런전설이 있군요.
회장님 잘 계시지요.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