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저녁 모임이 있어서 남편, 아들과 함께 갔다가 생각보다 일찍 마쳐서
시내 CGV에 영화를 보러갔었답니다.
남편이 며칠전부터 보자고 한 "워낭소리"를 보려구요.
아이가 어렸을때는 극장엘 갈수가 없어서 주로 DVD나 빌려보곤 했는데 이젠
가족끼리 볼수 있는 영화나 애니매이션 종류는 같이 가끔 보러다니곤 해서 이번에도
같이 볼 수 있는 영화 뭐 없을까 하다가 남편이 그 영화를 꼭 보고싶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다큐맨터리종류의 영화가 울산에선 개봉한 적이 거의 없어 우리는 그냥
극장에 가면 바로 볼수 있겠지 하고 갔는데 밤11시30분 프로만 볼수 있고 모두
매진됐더라구요. 보고는 싶은데 몇시간씩 시내서 죽치고 있을수도 없고 해서
씁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고 말았는데 남편은 못보고 온게 못내 서운했는지
어제 기어이 다시 가자고 해서 남편 친구네랑 두 가족이 점심때쯤 만나 칼국수
한그릇씩 먹고 봤답니다.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분들이나 집에서 강아지, 소, 닭 키우며 자라셨던 분들이시라면
그리고 시골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신 분들이라면 왠지모를 가슴아픔이나
서글픔에 눈물 흘리실것 같습니다.
저도 어린시절 시골에서 몇년 자랐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문은 아니지만
80이나 연세가 드신 할아버지가 병들고 힘든 몸으로 정말 힘들게 힘들게 농사지으시는
모습이나 늙어 쓰러져 가면서도 묵묵히 일을하는 소의 모습은 너무나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이땅에 우리들을 키워낸 힘든 짐을 지고있는 소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우리모두의 부모님과 소들을 볼 수 있었답니다.
어떤 아저씨는 눈물 콧물 범벅인 얼굴로 너무나 복받쳐서 우시던데 잔잔하고
평범하게 만들어진 영화지만 무언가 뭉클하게 만드는 힘이 있더라구요.
여러분들도 기회 있으심 한번 보시구요. 극적인 재미를 원하시는 분들은 별로
재미 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아릿하게 하는
그런 영화라는건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한가지 이 영화가 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가
힘들게들 많이 하시나보던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제발 좀 가만 내버려두리는 감독의 부탁이 생각나네요.
그냥 시골에 그대로 두분이서 조용히 사시도록 좀 해주셨음 좋겠어요.
첫댓글 영화 보는 내내 두 아주머니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 중계를 하는데...참! 아이구 세상에. 소 힘들겠네. 할아버지 다리좀 봐. 할머니가 너무 잔소리다(아줌마들이 더 심하거등여!)......정말 참을 수 없었지만 꾹 참고 봤습니다. / 이미 다 알고 봤던 영화였지만 감동스러웠어요. 절로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는. 강추합니다.
마지막 장면에 높인 싸인 장작을 볼때는 울컥했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그닥 감흥이 없었나봐요.
저도 소가 죽고나서 그 노쇠한 몸을 이끌고 해놓았을 잔뜩 쌓여있는 장작더미 보고 많이 울었답니다. 소가 사람보다 낫다는 말이 마음을 때리더라구요
빨리 보고와야겠네요 정말 보고싶은 영화인데~
아줌마들이 더 심하거등여...ㅋㅋㅋㅋㅋ난 유명하다고 하는 영화는 나중에 봐요...삐따기 타입인가봐요...
요즘에는 영화가 금방 내리는 바람에 못 볼수도 있어요.
내년 추석이나 설날 특선영화 기다리시나보지. (워낭소리는 당분간 할 거 같긴 해요. 갑자기 붐이 일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