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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하나하나에 나름의 특징과 개성을 부여한 하늘의 뜻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그 많은 동물 중 특별한 12종류를 간지의 얼굴로 선택한 선조들의 지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짐승들도 종류에 따라, 아니 같은 종류라도 모든 개체마다 모습과 성질과 태양이 다른데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사람의 얼굴과 신체가 모두 다른 것처럼
누가 보아도 참 별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멘델스존이나 칸딘스키처럼 법률가로 살다가 느닷없이 예술가가 된 사람
철학자 칸트처럼 죽을 때까지 식사, 산책까지 시간을 정하여 지킨 사람
어려서부터 구슬치기, 땅따먹기 등으로 옷에 먼지가 나도록 두들겨 맞았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화투, 포커, 복권, 주식, 코인, 아파트 청약 등 투기를 하다가 떠난 사람..
아무리 춥고 더워도, 장갑이나 귀마개, 모자를 하지 않고
브람스나 톨스토이처럼 수염이나 머리가 길어도 면도나 이발을 하지 않고,
평생 개량한복만 입는 사람..
하지만, 어쩌면 평범하게 살아서는 위대한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저는 위대하기는 커녕 바보같이 평범하더라도 100년을 살고잡습니다~
화가도 마찬가지..
수많은 화가들이 눈에 보이는대로 구상화를 그려내어 사람들의 감성과 이성에 감동을 선사하지만,
어떤 화가들은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익숙하지 않은 독특한 화법으로
우리들의 감성과 이성의 또다른 한편에 호소하기도 합니다..
새해를 맞아
몸은 평범하게 살면서 그림은 별나게 그려서
우리들을 행복하게 한 화가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거라고 하지만,
어제와 오늘, 세상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단지 스스로 옷깃을 여미고, 신발끈 조이면서 하늘 한 번 쳐다보며 앞날을 다짐하는 것..
새해 첫날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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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퀘이롤로(이탈리아), 그물에 갇힌 어부를 구해주는 천사
Francesco Queirolo, Release from Deception (Il Disinganno), 1752–1759, Cappella Sansevero, Naples
피에르 푸제(프랑스),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 베르사유 정원
Pierre Puget, Perseus and Andromeda (1684), Palais Versailles Garden
벤베누토 첼리니(이탈리아), 메두사의 머리를 자른 페르세우스
Benvenuto Cellini, Perseus with the Head of Medusa, 1545-54. Loggia dei Lanzi in the Piazza della Signoria in Florence, Italy
이폴리토 스칼자(이탈리아), 피에타
Pieta marble sculpture, by Ippolito Scalza (1579). Orvieto Cathedral, Umbria, central Italy, Madonna holds the crucified Jesus Christ in her lap, with Saint Nicodemus standing to her right and Mary Magdalene mourning at her left.
안토니오 카노바(이탈리아), 참회하는 막달레나 마리아
Antonio Canova, The Penitent Magdalene, 1793. The palazzo Doria-Tursi or palazzo Niccolò Grimaldi(A building on Via Giuseppe Garibaldi in the historic town centre of Genoa), same Version - Hermitage, St. Petersburg, Russia
미켈란젤로(이탈리아), 모세 상
Moses by Michelangelo Buonarroti, Tomb (1513-1515) for Julius II, San Pietro in Vincoli (Rome)
까미유 클로델(프랑스), 숙명
Camille Claudel, The Matire Age(Destiny, The Path of Life or Fatality), Rodin Museum, Paris
김경민, 즐거운 우리집, 2010. 도봉산역 근처 대로변 조각
Kim Kyungmin, Our happy home, 2010, Sculpture at the road
베르니니(이탈리아), 비토리오 성모 대성당의 조각 성 데레사의 환희
Ecstasy of Saint Teresa, Gian Lorenzo Bernini, 1647-52. the Cornaro Chapel, Santa Maria della Vittoria, 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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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인생은 이렇다네 / 중국 송대 작자불명
流水不復回(유수불부회)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行雲難再尋(행운난재심) 떠도는 구름은 다시 볼 수 없네
老人頭上雪(노인두상설) 늙은이의 머리위에 내린 흰눈은
春風吹不消(춘풍취불소) 봄바람 불어와도 녹지를 않네
春盡有歸日(춘진유귀일)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老來無去時(노래무거시) 늙음은 한번 오면 갈 줄을 모르네
春來草自生(춘래초자생) 봄이 오면 풀은 절로 나건만
靑春留不住(청춘유부주) 젊음은 붙들어도 달아 나네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 꽃은 다시 필날이 있어도
人無更少年(인무갱소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네
山色古今同(산색고금동)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지 않으나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 사람의 마음은 아침 저녁으로 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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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류 / 남국의 마지막 장미
A Scottish Theme (Last Rose of Summer)
https://youtu.be/-Pznujlzy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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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니니(이탈리아), 아폴로와 다프네
Gian Lorenzo Bernini. Apollo and Daphne, 1625. Borghese Museum
로마 미술관 기행 (2)
보르게제 미술관
https://band.us/band/53930600/post/426227617
로렌조 베르니니, 페르세포네를 납치한 플루토 - 제가 찍은 사진
The Rape of Proserpina, Bernini - 1622 - Galleria Borghese, Rome
베르니니, 성 베드로 성당의 옥좌
The Throne of Saint Peter, Gian Lorenzo Bernini, 1657-1666 바티칸 대성당
베르니니(이탈리아), 성 세바스찬
Gian Lorenzo Bernini, San Sebastian, 1616 - 1617. Marble. 98 x 42 cm, Private collection on deposit at the Museo Nacional Thyssen-Bornemisza
로렌조 베르니니(이탈리아), 시간이 밝혀내는 진실
Truth Unveiled by Time, Gian Lorenzo Bernini, 1645-1652 로마 보르게제 미술관
베르니니(이탈리아), 성 루드비코의 죽음
Blessed Ludovica Albertoni, Bernini, Altieri Chapel in the Church of San Francesco a Ripa in Rome, Italy.
[추억의 포스팅]
로마 미술관 기행 (3)
산탄젤로 성과 바티칸 대성당의 일부
https://band.us/band/53930600/post/426227619
베르니니, 십자가를 들고 있는 천사
Lorenzo Bernini, Angel with the Cross
베르니니, 스펀지를 들고 있는 천사
Lorenzo Bernini, Angel with the Sponge
산탄젤로 성으로 들어가는 다리 산탄젤로 다리(일명 천사의 다리)에는 조각의 천재 로렌조 베르니니의 천사상들이 지키고 서있습니다.
알폰소 시모네티(이탈리아), 그리고, 그녀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Alfonso Simonetti, And She Never Returned
야마모토 바이츠(山本梅逸), 사계절의 꽃과 새
Birds and Flowers of the Four Seasons, by Yamamoto Baiitsu, 1850, Tokyo Fuji Art Museum
미드저니가 따라 그린 그림
미드저니가 따라 그린 그림
류하이쑤(刘海粟)/ 붉은 연꽃으로 그린 푸른 깃털의 새/ 종이에 잉크와 채색/ 1979/ 143 × 80.4 cm/ 중국 국립 미술관 소장
Liu Haisu(刘海粟)/ Birds of Blue Feather By Red Lotus Flowers/Ink and Colour on Paper/1979/143 × 80.4 cm/ Collection of The National Art Museum of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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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포스팅]
평범한 인생으로 100년 살기
https://band.us/band/53930600/post/426227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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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헤들리(영국), 중국 골동품상
Ralph Hedley, The Old China Shop, 1877
자코모 파브레토(이탈리아), 페르시아의 화가
Giacomo Favretto, Painter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바뫼동의 일요일
Le dimanche au Bas-Meudon
Marie-François Firmin-Girard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바뫼동의 일요일(부분)
Le dimanche au Bas-Meudon
Marie-François Firmin-Girard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바뫼동의 일요일(부분)
Le dimanche au Bas-Meudon
Marie-François Firmin-Girard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바뫼동의 일요일(부분)
Le dimanche au Bas-Meudon
Marie-François Firmin-Girard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바뫼동의 일요일(부분)
Le dimanche au Bas-Meudon
Marie-François Firmin-Girard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바뫼동의 일요일(부분)
Le dimanche au Bas-Meudon
Marie-François Firmin-Gir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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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거라 / 홍종화
아무 말 없어도 잘 살거라
세상에 네 이름이 아직 떠나지 않았다면
잘 살거라
세상이 날 버린 것도 아니여
나는 내가 가고파 가는 거라니
너는 아무런 생각 말고 잘 살거라
네 것일랑 누구와도 저울질 말고
그냥 살거라
한번이 전부이지 두 번 세 번 따위는
네 것이 아니려니
이것일랑 저것일랑 가리지 말고
네 옆에 없다고 나 또한 생각 말고
아무런 바람 없이도 잘 살거라
살다가 살다가 힘들겠지
힘들면 물 한 모금 마시고
한숨 한번 게우고
아무 것도 생각 말고
그냥 그렇게 잘 살거라
그래야 나처럼 그이처럼 후회 없이
살다가 아무런 아쉬움도 없이
살다가 그냥 누구에게도
그냥 나 잘 살았네 나 잘 살았네
그러면 된 거 아니겠는가
- 홍종화 시집, 슬픔에 대한 짧은 이야기, 시음사,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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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피알라 / 오보에 사중주 이플랫 장조 1악장
Joseph Fiala / Oboe Quartet in E-Flat Major: I. Allegro molto
https://youtu.be/1VLaEU6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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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토렌티노의 산 니콜라(저녁)
Ettore Roesler Franz, San Nicola da Tolentino ave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바르베리니 광장
Ettore Roesler Franz, Piazza Barberini in Rome (rione Trevi), c. 1880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빈민가
Ettore Roesler Franz, Arco delle Azimelle in Ghetto, Rome, c. 1880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작은 생선시장
Ettore Roesler Franz, A fish market in Rome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거리 풍경
Ettore Roesler Franz, Street Scene, Rome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거리 풍경
Ettore Roesler Franz, Street Scene, Rome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산 조르지오의 뒷골목
Ettore Roesler Franz, View of the Arch of Janus with San Giorgio al Velabro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거리 풍경
Ettore Roesler Franz, Street Scene, Rome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 변두리의 이발소
Ettore Roesler Franz, Angelica Gate in Rome, barbers outdoors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성 베드로 성당 건너 빈민가 뒷골목
Ettore Roesler Franz, A Roman backstreet, St Peter's beyond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자수한 직물을 모으는 여인들
Ettore Roesler Franz, Women concentrating on spinning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의 중세시대 건물들
Ettore Roesler Franz, Medieval remains in a ghetto of Rome
에토레 프란츠(이탈리아), 로마 변두리의 아지멜 거리
Ettore Roesler Franz, The square of Azimelle in the gh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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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문득 / 김경훈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흥얼거리다가
다시 펼쳐보는 앨범속 사진처럼
다시 걸어가보고 싶은
그 때 그 길 그 사람
붉은 노을에 기대어 조용히 물들어가는 저녁 무렵
그 어깨 그 가슴에 다시 기대어 한번 울어보고 싶은
살다가 보면 문득 그런 기막힌 순간이 있다
- 김경훈 시집, 나의 단짝에게, 함께,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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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바에즈 / 가슴 속의 형제들
John Baez / Brothers in Arms
https://youtu.be/yjxNZH0qI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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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드 블라스(프랑스), 석류를 딴 소녀
Eugene de Blaas, Girl with Pomegranates, 1912
프레데릭 엘웰(영국), 눈부신 아침
Frederick William Elwell, Beautiful morning
사라 팩스턴(미국), 히메투스 꿀의 향기
Sarah Paxton Ball Dodson, Honey of the Hymettus, 1891
찰스 쿠란(영국), 닭장에서
Charles Courtney Curran, In the barnyard, 1891
마리 피르맹 지라르(프랑스), 눈썰매
Marie François Firmin-Girard, Sleigh Ride, 1895
롤란드 휠라이트(영국), 갓 태어난 어린 양
Roland Wheelight, The New Lamb
롤란드 휠라이트(영국), 작은 물고기들
Roland Wheelight, Little fishes
롤란드 휠라이트(영국), 뜨개질하는 이레내
Roland Wheelight, Irene Knitting in an Easy Chair
롤란드 휠라이트(영국), 목욕하는 여인
Roland Wheelight, The Bather
레오폴드 코왈스키(독일), 배드민턴을 하는 여인
Leopold Franz Kowalski, The Badminton Player
레오폴드 코왈스키(독일), 호숫가의 가을
Leopold Kowalsky, Autumn on the Shore of the Lake
레오폴드 코왈스키(독일), 테니스 게임
Leopold Franz Kowalski, Tennis Game
레오폴드 코왈스키(독일), 여인과 염소들
Leopold Kowalski, A Woman and Go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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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포스팅]
엄마와 딸 - 너는 나처럼 살지 말거라~
https://band.us/band/53930600/post/426227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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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겨울 해질 무렵 마차를 타고 가는 여인들
Alfred von Wierusz-Kowalski, Polish women on a carriage ride in the winter twilight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매를 훈련시키는 사람
Alfred von Wierusz-Kowalski, The Falconer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농부의 결혼
Alfred von Wierusz-Kowalski, The peasant wedding, c. 1915.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신나는 질주
Alfred von Wierusz-Kowalski,
Joyful-Ride(Brichka), 1890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메신저
Alfred von Wierusz-Kowalski, The messenger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귀가길
Alfred von Wierusz-Kowalski,
Heimkehr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귀가
Alfred von Wierusz-Kowalski, Returning Home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담장을 뛰어넘어..
Alfred von Wierusz-Kowalski, Over the Fence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체르케스(러시아 소수민족) 순찰대
Alfred von Wierusz-Kowalski, Circassians Patrol
알프레드 코왈스키(폴란드), 신나는 썰매타기
Alfred von Wierusz-Kowalski, Wesoła jaz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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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판을 거닐며 / 허형만
가까이 다가서기 전에는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어 보이는
아무 것도 피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겨울 들판을 거닐며
매운 바람 끝자락도 맞을 만치 맞으면
오히려 더욱 따사로움을 알았다
듬성듬성 아직은 덜 녹은 눈발이
땅의 품안으로 녹아들기를 꿈꾸며 뒤척이고
논두렁 밭두렁 사이사이
초록빛 싱싱한 키 작은 들풀 또한 고만고만 모여 앉아
저만치 밀려오는 햇살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 아래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흙의 무게가 삶의 무게만큼 힘겨웠지만
여기서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모두 편히 쉬고 있음도 알았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겨울 들판이나 사람이나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으면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 허형만 시집,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걷는나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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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류 / 나이팅게일 세레나데
Andre' Rieu - Romantic Melodies Nachtigall Serenade
https://youtu.be/9wLezNQpy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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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5일 오후 6시 50분쯤(이하 현지시각, 대한민국 기준 4월 16일 새벽 1시 50분) 화재로 파괴되었다가 마침내 2024년 12월 7일 5년 8개월만에 재개관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본전 피에타상
사진은 News4JAX 트위터
재개관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제단 - 확대
불타기 전의 노트르담 대성당
제가 사고 1년전 파리 미술관 기행때 찍은 사진
미드저니로 그린 노트르담 대성당
미드저니로 그린 노트르담 대성당의 제단
미드저니로 그린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모
미드저니로 그린 노트르담 대성당의 성모
미드저니로 그린 노트르담 대성당의 피에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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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저녁이 되면 먼 들이 가까워진다
놀이 만지다 두고 간 산과 나무들을 내가 대신 만지면
추억이 종잇장 찢는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겹겹 기운 마음들을 어둠 속에 내려놓고 풀잎으로 얽은 초옥에 혼자 잠들면
발끝에 스미는 저녁의 체온이 따뜻하다
오랫동안 나는 보이는 것만 사랑했다
이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사랑해야 하리라
내 등뒤로 사라진 어제, 나 몰래 피었다 진 들꽃
한 번도 이름 불러보지 못한 사람의 이름
눈 속에 묻힌 씀바귀
겨울 들판에 남아 있는 철새들의 영혼
오래 만지다 둔 낫지 않은 병,
추억은 어제로의 망명이다
생을 벗어버린 벌레들이 고치 속으로 들어간다
너무 가벼워서 가지조차 흔들리지 않는 집
그렇게 생각하니 내 생이 아려온다
짓밟혀서도 다시 움을 밀어 올리는 풀잎
침묵의 들판 끝에서
추억은 혼자 분주하다
- 이기철 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판형,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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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 허림
사랑이 너무 멀어
올 수 없다면 내가 갈게
말 한마디 그리운 저녁
얼굴 마주하고 앉아
그대 꿈 가만가만 들어주고
내 사랑 들려주며
그립다는 것은 오래전
잃어버린 향기가 아닐까
사는 게 무언지 하무뭇하니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꽃으로 서 있을게
- 허림 시집, 엄마냄새,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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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노 달라 / 1943. 4/3 생
Luciano Dalla, 4/3/1943
https://youtu.be/_47ikGtjk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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