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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산과 들에는 봄을 알리는 꽃들이 다양하다. 겨울꽃 동백이 하나둘 목을 꺾으면 2월 말부터 3월 초에 매화가 핀다.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도 가장 이르게 개화하는 꽃으로 맑은 향기와 청아하고 고결한 자세로 봄소식을 전한다. 매화는 가난하여도 ‘향기를 파는 일이 없다’는 맑고 지조 높은 자존심을 우리에게 심어주었다.
목련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월 10일 이후에 핀다. 초봄을 장식하는 목련은 우리나라 산에서 자생하지만, 외국에서 들여온 백목련도 있다. 백목련은 목련과 함께 흰 옥돌과 같은 깨끗한 모습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목련의 가치를 대변해 주는 당나라 이백李白(701~762년)의 한시 ‘芳情香思知多少 惱得山僧悔出家’는 ‘꽃다운 애정과 향기로운 생각이 얼마인지 아는가, 집을 떠나서 산으로 들어간 스님이 세속을 떠난 것을 목련꽃으로 말미암아 후회하더라’라가 있다. 목련은 절에 흔히 심는 자목련과 함께 다분히 종교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개나리는 3월 15일 이후에 피기 시작한다. 왕성한 번식력과 땅을 가리지 않는 강한 적응력 때문에 어디에서나 군집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꽃이 개나리다. 개나리꽃을 입에 물고 종종종 걷는 병아리 모습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평화를 심어주는 봄의 광경이다.
3월 17일 이후가 되면 진달래가 산지, 공원, 정원 할 것 없이, 여기저기에서 분홍빛 얼굴을 내민다. 아름다움은 봄의 전령사로 유명하다. 이 꽃은 보라색, 핑크색, 하얀색, 분홍색 등 다양한 꽃잎 색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보라색 진달래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 또한 시인들과 화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어, 진달래를 주제로 한 수많은 시와 그림이 창작된다. 뿐만 아니라 음력 삼월 삼짇날 (3월 3일)이 되면 진달래 꽃잎을 부쳐낸 화전을 먹기도 하고, 진달래꽃으로 빚은 술 '두견주 (진달래술)'도 즐기는 등 세시풍속과도 관련이 깊다.
3월 중순이 되면 잎보다 먼저 개화하는 산수유 노란 꽃은 낮게 떠 있는 구름같이 보인다. 경기도와 강원도 이남에서 널리 식재되는 이 나무는 우리 산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가지에 다닥다닥 붙은 노란 꽃의 모임은 산속에 감추어져 있던 정열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봄의 아픔이기도 하다.
할미꽃은 3월 초순부터 4월 중순까지 핀다. 꽃잎 바깥쪽이 흰 털로 덮여 있어서 할미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호젓한 산기슭, 잔디밭 또는 풀밭에 자리 잡은 할미꽃은 마치 눈이 부시다며 태양을 쳐다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개 숙여 수줍어하는 모양을 우리는 예로부터 사랑해왔다. 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 동요 “할미꽃” ‘뒷동산에 할미꽃은 늙으나 젊으나 꼬부라졌네.’는 예로부터 봄철에 많이 불렸다. 꽃이 지면 흰 털을 덮어쓴 모습이 늙은이를 닮았다고 해서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한다.
남부지역은 3월 말부터 중부지역 4월 초에 피는 벚꽃은 봄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벚꽃은 일반적으로 일본의 국화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미술, 문학, 의류, 문구류, 식기 등 각종 소비재에 널리 사용되어 대외적으로 일본 꽃으로 간주한다. 특히 일본 무사 사무라이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우리의 경우 벚꽃이 피면 '벚꽃 축제'를 한다. 진해 군항제, 경주 벚꽃 축제 등이 유명하다.
살구꽃은 3월 중순에서 4월 초에 피며 한자로는 행화杏花라고 한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712~770)의 한시 ‘청명淸明’에는 “借問酒家何處在(술집이 어디에 있느냐 물으니)/ 牧童遙指杏花村(목동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라는 구절이 있다. 옛날 막걸릿집 기둥에 위 시구를 걸거나, 대문 앞에 살구나무를 한두 그루 심게 했다고 한다.
화사한 꽃과 대단한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겨우내 웅크려 있던 마음과 몸을 밖으로 끌어내는 꽃이다.
3월 말부터 4월 중순에는 유채꽃이 핀다. 십자화과에 속하는 2년생 초본식물로 평지平地라고도 부르며 한자어로는 채종菜種·운대蕓薹·호채湖菜라고 한다. 노란 물결 일렁이는 넓은 유채밭은 제주도의 상징으로 관광 상품화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꽃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으며, 대표적으로는 희망과 겸손, 그리고 변화와 성장을 상징한다.
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꽃은 철쭉꽃으로 5월부터 6월에 최고조를 이룬다. 설악산·소백산· 한라산 등의 철쭉은 유명하다. 이 시기에는 ‘철쭉제’라고 하여 산신에 대한 제사를 겸한 등산객들을 위한 행사를 한다. 철쭉은 철로 보아서는 늦봄이지만 생육 장소인 산지의 기후로 보아서는 초봄인 셈이다.
봄꽃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전달한다. 그것들은 새로운 시작, 희망, 그리고 변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또한 봄꽃은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알린다. 이것은 기회와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아름다움과 향기는 우리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며,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뿐만 아니라 변화의 상징으로 우리의 삶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또한, 봄꽃은 우리에게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추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따라서,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봄꽃을 보면서 그들이 메시지를 기억하고, 그것을 우리의 삶에 적용해야 한다.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삶에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