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우리들의 블루스란 드라마를 보았다
김혜자와 이병헌의 연기가 기똥차게 좋았다
그래서 글제목에 블루스라고 달아 보았다.
주말 오전은 늘 그렇듯이
9시에 집을 나서 10분 거리의 묵향뜨락으로 간다
책상을 닦고 차를 끓이며 준비하면
9시 30분 부터 하나 둘...
공부하는 분들이 오신다.
사람들을 지도하다가 틈을 내어 언니에게
늦은 오후에 시간이 되는지
연락을 했더니 된다고 한다.
오전일 마치고 고속도로 타고
천안에서 볼일도 마치고
다시 언니가 있는 조치원을 다녀왔다
일곱살 차이 언니는...
수십 년 동안
한번도 내게 짜증이나 화를 낸 적이 없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종교와 정치성향도 다르고
체질도 다르고 음식기호도 다르다.
하지만 언니는
속상하면 함께 속상해 주고
기쁘면 함께 기뻐해주고
아프면 많이 염려해준다
서로 다른 생각이지만
항상 나를 믿어준다.
일곱살 차이이니
내가 얼마나 모자랄때가 많이 보였을까?
사랑이란 그런 것일 것이다
모자라더라도 응원하고
믿어주고 함께 바라보아 주는 것...
달을 가르킬때
가르키는 손가락만을 보는 것이 아닌
그냥 함께 달을 바라보아 주는 것....
우리 언니는 알뜰 짠순이다
내가 차를 스팀세차 맡겼다고 하면
한번도 돈주고 세차한 적이 없다고 말하며
스팀세차비가 아깝다고 한다.
나는 허리협착이 있어서 ...하고 웃는다
하다못해 머리 염색도
항상 미용실에 가서 하는
내게 집에서 하라고 권고를 한다.
나는 집에서 해보았는데 완전 촌년처럼
실패를 해서 이제 안한다고 변명했다.
그런 짠순이 언니가
최근 여기 저기 부동산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식이라고 하나 뿐인 딸이
호주에 사는데
일년의 삼분지 일은 딸 있는 곳에서 지내는 언니이다
2년동안 코로나로 못 갔다가
올초에 가서 3개월 있다가 귀국했다
매일 하루 2-3통 전화를 하면서
딸과 삶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데
나는 언니와 아무리 친해도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언니가 하나씩
동산. 부동산등을 정리하여
외국사는 딸이 대지를 사서 2층 집을 짓는다고
보내는 것을 보고
나는 은근히 염려가 되었다.
왜냐하면 노인복지일을 오래 하면서
재산을 자녀들에게 모두 주고
고령이 되면서 힘들게 지내는 분들 ..
특히 할머니들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증평의 포목점을 하던 부자할머니는
사근사근 잘하던 아들며느리를 믿고
전재산을 넘긴 후 뒤로 물러 났다가
몇 년 되지 않아
며느리에게 푸대접 찬밥 신세가 되어
노인학대보호쉼터에 단골로 와서
내게 한동안 서예와 심리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언니야...
그렇게 많이 보내도 괜찮아?
안 보내면 어떡해..
거기 대출이자가 세다고 하는데.....
그리고 아이들이 4명이니 다 커서
각자 방이 필요하고
내가 한번씩 거기 가면 손녀딸과 한 방 쓰는것도 불편해
내 방도 필요하니 2층 집을 지어야 한다는데....
이런 저런 일로 신경을 쓰다보니
언니는 최근 대상포진이 도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언니의 결정과 선택에 관여하는 것이 아닌
언니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기도하면서
단지 내가 동생으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해발 1,000미터 방목하여 키우는 흑염소농장에
한 마리를 주문해서
오늘 도착한 흑염소즙 박스들을
차에 싣고 조치원에 가서
언니에게 주고 함께 걷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왔다.
하늘에 계신 우리엄마가
막내야 ...잘했어 잘했어..하는 것 같다
앞으로 우리 언니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동안 호주와 한국을 오가면서 지내겠지만
세월이 흐르고 흘러
80대가 되면 어떻게 혼자 비행기를 타고 오갈 수 있을지....
호주에 아예 살게 되어 나와 못 만나게 될지...
아니면 나와 같이 이 땅에서 살게 될지....
분명한 것은
아직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너무 생각할 필요가 없고
현재 가고 있는 길 위에서
넘어지지 않게 집중하며
더불어 사이좋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자매 블루스
늘 평화
추천 2
조회 299
22.06.11 23:24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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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위로 언니 셋이나 있는데~ㅎ
점점 나이가 드니까 미리미리 대비할게 하나 둘이 아니네요.
건강할 때는 먼 일 같아 생각도. 못했는데
점점 힘빠지는걸 느끼니까
현실로 다가 오고 있네요...
남은 생
즐겁게 사는 것만이 최고지요~^^
저는 언니가 둘이었는데
작년 가을 큰 언니가 돌아가셨답니다
남은생
즐겁게 사는게 최고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고맙습니다
여성분들의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기니까
85세정도가 평균수명일 거 에요.
혼자 있다면 양노원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일단 모든 가사일에서 해방이 된다고 하니까요.
85세가 평균수명..
제가 지도하는 서예반 어르신들 평균나이가 78세인데
80대 이상 어르신이 많아요
남자분들도 점점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것 같아요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삼족오님
고맙습니다
더불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나날되기를..^^
와우,
여자에게 좋다는 흑염소 한 마리 중탕 액기스.
언니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자매간의 그 사랑
영원하기를....
언니가 건강하고 오래살면 살수록
저한테 도움이 되겠지요
고맙습니다
평온한 하루 되세요
자매 사이가 너무 좋으네요
누군가..
의지를 할수 있다는 것..
특히 친한 형제가 있어서
서로에게
많은것을 공유를 한다는 것이
너무좋으네요
사회생활하면서
자식에게 못하는 이야기도
언니에게는 할 수 있어
좋을때가 많답니다
산사나이7님
행복하고 평온한 휴일 되세요
고맙습니다
자매사랑 언니건강걱정..
노후걱정해주시는 자매사이
늘평화님은 모두를 가졋으니..
무엇이 부러울가요..
행복한 글속에 사랑이
싹듭니다 오늘도...!
지인님
맞아요
없는 것 보다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저는 가진게 많은 셈이지요
사랑이 가득한 휴일 되세요
고맙습니다
참 좋은 언니를 두고 지내시네요.
나이 차가 많으니 어머니 진배없겠어요.
모쪼록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맞아요
궂은 일 생기면
나서서 도와주고 응원해주지요
엄마처럼~~
고맙습니다
평온하신 하루 되세요
저는 그 드라마에서 니얼굴 정은혜씨만 봤어요 은혜씨땜에 보게 되었지만 요즘 은혜씨와
그 가족들에게 푹 빠졌답니다
정은혜씨 저도 봤어요
꾸밈없는 그 무엇이 감동스럽더라구요
지금 전국 노래자랑 송해 추모편 시작하나봐요
거실로 탈출 합니다 나중에 ㅋㅋ
현숙 설운도 어찌나 우는지 저도 눈물 주루룩 .....
기-승-전-희노애락 잘 사시고 가셨네요
칠순 팔순 잔치는 애들 잔치라고 하셨다니 명심 하도록 하겠습니다^^
토욜 맛방은
불후의명곡 주말 드라마 보고 바로 tvn 돌려서 우리들의 블루스 봤어요
초집중으로~! 김혜자 아프고 무심한 연기 쩔고 이병현 야생마 같은 연기 정말 찰떡
오늘 막방 최종회도 사수 합시다
중딩 정도 되면 부모 재산 얼마인지 파악하고 간을 본다네요
어쩌겠어요 시대가 그러니 도와줄 수 있음 도와줘야 되고
재물 없음 부지런하고 성실한 모습이라도 보이는 수 밖에
자매이기에 교감하는게 분명있죠
나이차 온도로 인해 판단이 조금 다를뿐(나이들수록 마음 약해줘요)
형제 자매도 서열 순서에 따라 성향이 달라진다고.....
첫째는 무조건 책임감이 앞서고 둘째부터는 자유로운 성향으로
세째면 이미 세상 다가진 자신감으로 ㅎㅎㅎ
갈등이 생기더라도 문서 내주면 안되고
비자금 현금 통장 비밀에 붙이고 야금야금 쪼매 풀어주며 생을 이어가야 됩니다 ㅋㅋ
부모 자식 부부도 돈 없음 개털 된답니다 파이팅 ^^
하이고....
님은 언제 시근? 이 들겠능교 ??
그 언니 님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아래와 같이..,
(사랑하는 언니야
재산 있는거 오스트랄리아 에 다 보내라
우리언니 노후는 이 동생이 책임질께
걱정 마 언니야
근데, 매끼 식사메뉴는 라면백반 이야 )
Not a jo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