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괴짜 신인이 한명 들어왔다. 역술가 뺨치는 손금 보는 재주로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선배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내년 2월 동의대를 졸업하는 외야수 문왕식(23)이 주인공이다.
문왕식에 의하면 양상문 감독은 재물운이 2개 있는데 하나는 지나갔고 하나는 아직 남아있어 어떻게 키워나가느냐에 대박이 달려있다고 한다. 박영태 수석코치는 대박운은 없지만 꾸준하게 행복을 누릴 운을 타고 났다고 풀이하고 있다. 용하다고 소문이 나면서 이상구 단장도 조만간 손금을 보기로 예약해놨다.
그가 이런 재주를 터득한 것은 기구한 인연에서 시작됐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동의대에 입학하던 2001년 4월 홀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가족이라곤 어머니와 자신 둘밖에 없는 처지라 당장 생계가 어려웠고 병간호 할 사람도 없었다. 문왕식은 당시 김민호 감독(현 롯데코치)에게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고향 여수로 가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새벽엔 신문배달 낮엔 이삿짐센터, 밤엔 단란주점 웨이터로 일했다. 이 때 단란주점에서 우연히 역술인을 만나 손금보는 법을 배우게 됐다. 그렇게 11개월간 2000만원을 모아 사글세에서 전세로 옮긴뒤 우연히 야구복귀의 길이 찾아왔다.
효천고로 연습경기를 온 동의대 경기를 구경갔다가 김민호 감독을 다시 만났다. 김감독은 학교에도 숨기고 그를 야구부원 명단에 그대로 두고 있었다. 문왕식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됐고 한달 만에 곧바로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곤 올해 계약금 5000만원을 받고 롯데의 유니폼을 입게됐다.
부산 | 이환범기자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