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민 선임입학사정관 인터뷰
중앙대는 2011학년도에 모두 601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계획이다. 수시에서는 다빈치형 인재전형 150명, 리더십우수자 전형 50명, 지역우수자 전형 80명, 전문계고 졸업 재직자 특별전형 145명 등이며, 정시에서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176명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차정민(38) 선임입학사정관은 "서류를 준비할 때 양보다 질이 우선이다.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한 점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지난 입시와 달라진 점
올해 입학사정관제는 전형 유형도 다양하고, 모집인원도 확대된다. 일부 전형은 전형방식도 바뀌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차 사정관은 "그동안 다빈치형 인재전형에서 리더십 우수학생이 많이 지원했다. 이 때문에 리더십우수자 전형을 새롭게 신설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역인재전형이 지역우수자 전형으로 전환된다. 지원 범위도 안성캠퍼스 인근이 아닌 전국으로 확대됐다.
차 사정관은 "지역우수자 전형은 대외적 활동보다는 학교에서 열심히 생활한 학생들을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은 작년까지 수능으로 학생을 선발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제출서류를 통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중앙대 입학사정관제 대비법
차 사정관은 "사교육에 의존하기 보다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부를 통해 지원학생의 많은 부분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중앙대는 유명인사의 추천서를 전혀 보지 않는다. 대신 학생들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교사의 추천서만 참고할 뿐이다.
수동적인 공부보다는 어떤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자기주도적으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공부했는지도 중요한 판단요소가 된다. 책상에만 앉아있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즐긴 인재들을 높이 평가한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에 대해서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유리하다. 자신이 이뤘던 결과뿐 아니라, 도전하고 실패했던 경험에서도 무엇을 얻고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차 사정관은 "중앙대 입학사정관제는 소위 스펙으로 합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 학생이 대학에 입학했을 때 성과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초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로 298명을 선발했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다빈치형 인재전형 120명, 지역인재전형 33명 등이었다. 다빈치형 인재전형의 경우 입학사정관이 면접까지 진행했으며, 지역인재전형은 서류심사에 참여했다.
다빈치형 인재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은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열정적으로 노력한 점을 입학사정관들로부터 좋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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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학사정관제로 중앙대에 합격한 김샛별, 김두리, 이지연(좌로부터) / 이경민 객원기자
◆생명과학과 이지연
이지연(인천 명신여고 졸)양은 평소 수학과 과학분야에 큰 흥미를 가지고, 생명과학자라는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다빈치형 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학이 좋았던 이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5학년 때 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들어갔고, 주말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영재교육원에서 평소 할 수 없는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당시 황우석 박사 붐이었는데, 이 때 저도 생명과학쪽으로 연구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됐어요."
중학교 때도 영재교육원을 다녔고, 고교에 진학해서는 교육청 영재학급에 지원했다. 과학동아리에서도 활동했다.
고1 때는 생물자원보전 청소년 홍보대사 활동을 했다. 멸종 위기의 생물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일이었다. 이양은 저어새를 보호하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제가 사는 인천 근처에 저어새 서식지가 있어요. 그런데 저어새가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안타까웠죠.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저어새 관련 팜플렛을 만들어 돌리기도 하고, 교내에서 저어새 그리기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은 저어새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거든요."
올림피아드와 발명품경진대회에도 꾸준히 나갔다. 특히 전국 청소년 물리토너먼트와 창의력 올림피아드에 나가기도 했다.
"골드버그 장치라는 게 있어요. 도미노와 비슷한 방식인데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쭉 이어지게 만드는 장치예요. 직접 톱질도 하면서 만들었어요. 여러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 재미도 있었고 평소 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생각에 즐겁게 준비했어요."
이양의 목표는 바이오나 생체공학 등 생명과학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회에서 큰 상을 받지도 않았고, 내신성적도 월등히 뛰어난 것도 아니예요. 그러나 학교를 다니면서 과학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고, 일반고 학생 신분으로 다양한 경험을 한 점을 좋게 평가받은 것 같아요."
◆화학과 김샛별
김샛별(수원여고 졸)양은 생화학자라는 목표를 위해 고1 때부터 꾸준히 관련활동을 한 점을 인정받아 다빈치형 인재전형에 합격했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학에 흥미를 느꼈던 김양은 고교에 진학한 뒤 생화학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화학이라는 학문이 일상생활에 많이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됐죠. 그래서 생화학자라는 목표를 가지게 됐어요."
목표를 가지게 되자 체험학습과 과학강의 등 관련활동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됐다. 고1 때는 서울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 주최한 '청소년을 위한 과학공개강좌'에 참가했다. 고2 겨울방학 때는 NICEM에서 주최한 '생명공학 체험학습'에 참여해 현미경 다루는 법, 세포관찰, 감수분열 관찰 등을 했다. 또 대덕연구단지의 원자력연구소, 지질박물관 등을 직접 가보기도 했다.
공부는 무조건 혼자서 했다.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초등 6학년 겨울방학 때 종합학원을 잠시 다녔어요. 그런데 기대에 비해 설명도 자세하지 않고, 강사들이 학생들을 잘 대해주지도 못하는 것 같아 크게 실망했죠. 그 이후에 학원이나 과외를 전혀 하지 않고 혼자서 공부했어요."
공부에만 매진한 건 아니었다. 고교 때 직접 친구들과 함께 밴드동아리를 만들어 공연활동을 했다.
"어릴 때부터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했어요. 원래 피아노를 쳤는데, 좀 더 신나게 연주할 수 있는 드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교내 밴드부를 직접 만들었죠. 학교축제에서 공연도 하고, 수원시 동아리 경연대회에도 나갔어요."
봉사활동에도 밴드부 활동이 이어졌다. 수원 소재 사회복지법인 경동원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밴드부원들과 함께 연주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든가 동요 등을 연주했었죠. 비록 큰 도움은 아닐지 몰라도 연주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김양은 "과학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하고, 밴드부 활동을 특색있게 한 점이 입학사정관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심리학과 김두리
다빈치형 인재전형으로 합격한 김두리(경남 칠원고)양은 임상심리사라는 목표를 세우고, 고교시절 또래상담활동 및 봉사활동을 활발히 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김양은 중1 때 실시한 적성검사 결과 자신에게 맞는 직업들 가운데 심리학자가 나온 것을 보고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심리학자가 너무 눈에 확 띄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어 보였어요. 제가 살았던 곳은 시골이라 또래 친구가 거의 없었서 혼자서 많이 지냈죠. 그래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심리를 연구하는 학문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러다가 중앙대 심리학과가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는 사실도 알게됐죠. 그 길로 중앙대 심리학과가 제 목표가 됐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특별활동 시간에 함안군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또래상담기법을 배우게 됐다. 고1 때 1년간 배우고, 2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주는 또래상담사로 활동했다.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반친구와 후배들의 고민을 함께 상담해줬어요. 일주일에 보통 3~5건의 상담을 한 것 같아요. 주로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 등을 이용했죠. 상담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예요. 여러번 같이 고민하면서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과정이었죠. 이제 대학생이 됐는데도 여전히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가 '또래상담사'예요."
봉사활동도 꾸준히 했다. 교내 봉사동아리인 '다솜봉사단'에 들어 장애 청소년들의 문화활동을 도와주는 활동을 했다. 장애 청소년과 1대 1로 짝을 지어 같이 이동하고, 밥도 먹고,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역할이었다. 고교 시절 봉사활동 시간만 360시간이 넘는다.
김양은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제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앞으로 심리학을 공부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