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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 5개팀 사령탑과 주요 선수들이 11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모였다. 한국전력은 팀 이름을 수원 KEPCO 45로 바꾸고 프로팀으로 올 시즌 처음 참가한다. KEPCO 45의 공정배 감독과 주장 정평호(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동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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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시작됐다. 11월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대전 삼성화재와 천안 현대캐피탈이 다시 한번 맞대결했다.
여자부는 지난 정규 시즌 1, 2위 팀이던 천안 흥국생명과 대전 KT&G가 만났다. 시즌 개막에 앞서 각 팀은 컵대회를 통해 전력을 점검했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컵대회 결승에 이어 11월 15일 진주에서 열린 프로배구 최강전에서 다시 한번 맞붙었다.
2강들의 경쟁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이 힘들다는 주위의 예상을 뒤엎고 현대캐피탈에게 3연승을 거두면서 2시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다시 가져갔다.
시즌 내내 김호철(53)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외국인선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게 현대캐피탈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컵대회에서 미운 오리 새끼였던 외국인선수 안젤코 추크(28)가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서 펄펄 날아 유니폼에 별 하나를 더 새길 수 있었다.
지난 9월 마산에서 열린 컵대회 결승에서 만난 두 팀 가운데 먼저 웃은 쪽은 현대캐피탈이다.
현대캐피탈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3-25 29-27 25-21 21-25 15-13)로 삼성화재를 물리쳤다.
그러나 두 달 뒤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최강전에서는 삼성화재가 웃었다. 역시 5세트까지 가는 접전으로 삼성화재가 3-2(25-23 25-20 20-25 17-25 15-12)로 이겼다.
두 팀의 치열한 경쟁 관계가 올 정규 시즌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경기 결과다.
삼성화재 신치용(53) 감독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는 교체하지 않고 안젤코와 재계약을 했다.
최태웅(32), 석진욱(32), 장병철(32) 등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가 걱정거리다. 다른 팀들에 비해 평균 신장이 작은 약점도 그대로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에도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으나 정규 시즌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신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이 꼭 우승을 하겠다는 투지를 보였다. 그런데 올 시즌은 내가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신감독은 배구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투혼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강점은 탄탄한 수비와 조직력이다. 다른 팀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 부러워하는 강점이다.
신감독은 “높이도 밀리는 데다 선수들의 많은 나이가 라운드를 치를수록 문제점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두 가지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인 수비와 리시브 그리고 조직력이 안 되면 팀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의 또 하나의 약점은 주전 세터 최태웅의 뒤를 받칠 백업 세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유광우(23)의 부상 회복 속도가 더디다.
올 시즌에도 코트에서 얼굴을 보기가 힘들 전망이다. 강민웅(23)이 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일찌감치 외국인선수를 뽑아 놓고 시즌을 준비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를 3학년만 마치고 프로에 데뷔한 매튜 존 앤더슨(21)이 주인공이다.
앤더슨은 컵대회 때 처음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많은 시간 기용되지 않았으나 높은 타점의 스파이크와 강력한 서브는 배구관계자와 팬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앤더슨은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감독은 “2005-06시즌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 숀 루니(27)와 비교를 하자면 앤더슨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김감독은 “올 시즌 반드시 V3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감독은 라이트 박철우(23)의 몸 상태가 지난 시즌과 달리 좋기 때문에 우승 전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감독은 “올 시즌 팀 성적의 열쇠는 (박)철우와 앤더슨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장점은 높이와 두꺼운 선수층이다.
이선규(27), 윤봉우(26), 하경민(26)으로 이어지는 센터진의 높이는 프로 5개 팀 가운데 단연 최고다.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도 거의 없다. 공익근무요원에서 소집 해제된 백승현(30)까지 돌아왔다.
김감독은 “한번 흐름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조직력이 흐트러지는 게 우리 팀의 단점이다. 매 시즌 드러나는 단점이고 삼성화재와 비교해 우리가 취약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의 최근 독주를 지난 시즌에는 GS 칼텍스가 막았다. 최근 2시즌 동안 이어지던 흥국생명 단독 체제를 무너뜨렸다. 올 시즌 여자부는 2강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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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 5개팀 사령탑과 주요 선수들이 11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합동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김동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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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칼텍스는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인 외국인선수 베띠아니아 데라크루즈(21)를 뽑았다. 데라크루즈는 최강전에서 19점을 올리면서 인상적인 국내 코트 데뷔전을 치렀다.
GS 칼텍스 이성희(41) 감독은 “데라크루즈가 좋은 선수인 것은 틀림없으나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세터 이숙자(28)와 호흡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올 시즌 데라크루즈의 성공은 물론 팀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 황현주(42) 감독은 “세터 이효희(28)가 우리 팀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그래서 지난 시즌보다 공격이 매끄럽게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한송이(24)를 데려와 공격력 보강에 성공했다. 기존의 김연경(20), 황연주(22)에 한송이가 가세해 막강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다.
플레이오프 그 이상을 위해인천 대한항공은 오프시즌에 진준택(59)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뽑았다. 10년 만에 코트로 복귀한 진감독은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레프트 신영수(26)가 왼쪽 손가락이 부러지는 바람에 1라운드 출전이 불투명하다.
강동진(25), 김학민(25) 등도 부상에서 회복이 덜 됐다.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이 시즌 개막 직전에 마무리되면서 진감독의 고민거리 하나가 줄어든 점은 다행이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인 요슬레이더 칼라(24)는 뛰어난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외국인선수 구인난을 겪던 현대캐피탈이 칼라를 점찍었으나 비자 발급 문제로 영입이 무산됐다.
구미 LIG 손해보험의 최장신 외국인선수 카이 반 다이크(23)는 각 팀의 경계 대상이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LIG가 외국인선수를 잘 데려온 것 같다. 높이가 있기 때문에 국내 코트에 적응만 한다면 무서운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LIG 손해보험 박기원(57) 감독은 “다이크는 스피드가 처지는 게 마음에 걸린다. 올 시즌 우리 팀은 공격 배구와 함께 빠른 배구를 하려고 한다. 다이크가 빠른 배구에 적응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LIG 손해보험은 2009-10시즌부터 V리그에 참가하는 신생팀 우리캐피탈과 대형 트레이드를 했다. 이동엽(31), 손석범(31), 안준찬(22)을 보내고 신인 세터 황동일(22)을 데려왔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선수를 주고받는 트레이드는 없었는데 LIG 손해보험이 우리캐피탈과 처음으로 선수간 거래를 했다. 올 시즌 LIG 손해보험의 성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여자부는 박경낭(24)을 FA로 영입한 수원 현대건설의 성적이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4승24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홍성진(45) 감독은 “(박)경낭이와 외국인선수 아우레아 크루즈(26)를 데려와 공격력을 보강했다. 올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 흥국생명과 GS 칼텍스를 2강으로 꼽고 있으나 두 팀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SPORTS2.0 제 131호(발행일 11월24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