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게 영어 과외

[나라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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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영어과에（사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과외교습을 단계적으로 금지키로 했다는 교 육부의 발표로는 영어과외를 장려한다는 의미인지 금지한다는 뜻인지 종잡 을 수가 없다． 오히려 개인과외를 장려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된다． 「 학원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시행령」은 초등학교 정규과목에 대한 과외 교습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학기부터 영어를 정규과목으로 배우 는 초등학교 ３년생은 법령에 의해 학원과외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 하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３∼４학년，９９년에는 ３∼５학년，２０００ 년부터는 ３∼６학년생의 학원영어수강이 금지된다． 그러나 교육부는 １­ ２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원과외와 대학생­대학원생 등에 의한 초등학생의 개인과외는 허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법령을 충실히 집행하는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오히려 개인과외를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우려 된다．

개인과외를 허용하면서 학부모의 과외비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 대학생보다 뛰어난 영어교습능력을 가진 전문학원에 서 배우는 것이 비용면에서나 학습효과면에서 더 득이 될 것이다． 특히 영어발음은 처음 배울 때 정확하게 배우지 않으면 평생동안 엉터리발음 때문에 고생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 점에서 초등학교 영어담당교사 들에 대한 재교육을 제대로 실시했는지가 궁금하다．

초등학교 ３학년 영어교육 실시가 확정된 지난해부터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마다 초등 학교 １­２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 조기과외붐이 일어나 부작용이 적 지않다． 외국인을 강사로 초빙해 유아및 초등학생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영어학원도 우후죽순처럼 번창하고 있다． 고액그룹과외뿐 아니라 월 １백 만원대의 영어개인교습형태도 등장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영어과외를 받은 초등학생수는 ５３만명이며 이들이 지출한 과외비만도 １ 인당 평균 ６５만원에 해당하는 총 ３천５백５０억원에 이른다． 우리말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초등학생에게 비싼 과외비를 들여 영어를 가르친다 고 해서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있다면 큰 착각 이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 ３학년에서는 매주 ２시간씩 불과 １백단어 밖에 가르치지 않는데도 １­２학년때부터 영어과외를 받는다면 학교수업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은 너무나 뻔하지 않은가．

교육부는 초등학교 영 어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초등학생에 대한 모든 형태의 영어과외를 금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회일각에서는 초등학교 영어교육 보다는 한글과 한자교육 그리고 컴퓨터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미래지향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개인과외를 받 지 않더라도 교육방송이나 교육정보통신망인 「에듀넷」을 통해 영어를 배 울 기회는 다양하게 열려있다．

1997.03.04 (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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