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없는 광화문광장은 단팥 없는 찐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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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유희숙 의원과 자문단에게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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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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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일을 앞두고 한글단체 대표들은 종로구 통의동 길가에 초라하게 놓인 세종대왕 생가터 표지석 앞에서 박주웅 서울시의장에게 생가터를 찾아 한글문화관광지로 만들 것을 건의했다. ©이대로 논설위원 | | 지난 3월 23일 일부 언론에 서울시의회 유희숙 의원(한나라당 은평갑)이 ”서민을 위한 추경 예산에 세종대왕 동상 건립이 웬 말이냐. 동상 건립에 드는 27억 원의 예산을 청년 일자리 창출이나 힘든 가정의 생계보조를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시민을 위하는 길이다.“라며 그 부당성을 질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유 의원은 보도 자료에서 1차 여론조사에서 이순신장군 동상만 세우자는 여론이 많았고, 2차 여론조사에서 이순신장군 동상과 세종대왕동상을 함께 배치하자는 안이 가장 많아서 세종대왕 동상을 함께 세우기로 했으나 외부전문가 24명 가운데 3명만 세종대왕 동상을 함께 세우자고 주장했다면서,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을 함께 세우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서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근본 뜻을 약화시키는 짧은 생각으로 보이기에 한마디 한다. 유 의원이나 서울시 자문단은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게 단순히 시민들 놀이터는 만드는 토목공사로 보거나 시민들에게 일거리를 주려고 수백억 원을 쓰는 것으로만 보는 거 같다. 또한 왜 세종대왕 동상이 광화문광장에 있어야 하는지 근본 뜻을 잘 모르고 있는 거 같다.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는 우리 역사,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서 이 중심지에 우리 역사, 문화의 중심인물인 세종대왕을 모셔서 우리 국민뿐 아니라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감동을 주는 볼거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 문화와 역사와 민족의 위대함의 상징이고 알짜인 세종대왕을 빼면 무슨 볼거리가 있는 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세종로에 세종대왕 동상을 세우지 않고 이순신장군 동상을 세운 것은 잘못 낀 첫 단추였다. 이순신장군 동상은 충무로에 세우는 게 더 좋고 옳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라도 세종로 광화문광장을 새로 만들게 되었으니 그 잘못을 바로잡는 뜻에서도 세종대왕동상을 그 자리에 세우는 게 마땅한 일이다. 또한 그곳 지명이 세종로이고 광화문도 세종대왕이 처음 만들고 이름을 붙였다. 광화문 일대에서 세종대왕이 태어나 자랐고 경복궁에서 세계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을 만들었고, 과학과 음악과 학문과 각종 예술을 빛내고 꽃핀 문예부흥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을 위하고 경제도 살리셨기에 세계 어디에 내놓고 뽐내도 떳떳하고 위대한 정치인이고 지도자로서 하늘 높이 받들고 모셔야 할 분이다.
세계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그곳의 유명한 사람(세종대왕보다 아주 덜 위대한 사람까지도)이 태어난 곳과 살던 곳, 활동한 곳을 멋있게 꾸미고 관광지로 만들어 자랑하면서 돈도 벌고 자신들의 자긍심을 키우는 데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세종대왕을 우리 역사상 최고 훌륭한 분이라면서 그 분이 어디서 태어났으며 어디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잘 알지도 못하고 보여줄 마땅한 곳이 없다는 건 부끄럽고 바보스런 일이다. 세종대왕 태어난 곳이란 조그만 표지석이 길가에 덩그렇게 방치되었고, 세계 으뜸 문자인 한글을 알리고 뽐낼 한글역사문화관도 없다. 이제 그분의 숨결과 정신이 어린 광화문광장에 더 많은 볼거리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동상 하나 세우자는 데 그걸 싫어하는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판치니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또 사람도 동상도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 지금이 세종대왕 동상을 제자리에 세워서 우리나라와 국민의 얼굴을 빛나게 할 때이다. 광화문광장은 가까운 중국 북경의 천안문 광장이나 상해의 시민광장에 비해도 크기도 작고 경복궁도 중국 자금성이나 유럽이나 중동의 수천 년 된 건축물에 비하면 외국인의 눈길을 많이 끌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세계 가장 위대한 글자를 만들고 문화를 창조한 큰 인물인 세종대왕의 얼과 업적을 담으면 아주 멋있는 세계 문화관광지가 될 것이다. 세종대왕 동상도 없는 광화문광장은 단팥 없는 찐빵 꼴이 될 것이다. 당장 배불린 빵이 아닌 수천, 수만 년이 지나도 맛있고 알찬 빵, 우리다운 문화공간으로 만들자.
세종대왕과 한글은 우리민족의 창조력과 과학성, 문화의 긍지로서 녹색산업의 원자재요 원동력이다. 바로 한글과 세종대왕이 돈과 일자리를 만들어 줄 최고 관광 상품이라는 말이다. 난 지난 2년 동안 중국 대학생들에게 우리말과 문화를 가르치면서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우리 지도자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고 노력을 안 하는 걸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한국의 정치인과 문화 예술인들이여! 당신 가슴에 외국 문화와 인물을 모시지 말고 우리 자주문화와 세종대왕을 모셔라!
▲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광장 조감도. ©이대로 논설위원 | | * 이대로 <참말로> 논설위원은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과 한글과 우리문화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1967년 동국대 국어운동학생회 창립 초대 회장 1990년 한말글사랑겨레모임 공동대표 1994년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 조직위윈장 1997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2004년 한글날국경일 제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총장 2005년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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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3/26 [08:01] 최종편집: ⓒ 참말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