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길
카르길은 파키스탄과 접경한 군사도시입니다.
인더스강을 가운데 하고 북쪽 강기슭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고
도시 맞은 편 강건너 언덕에는 대규모의 인도군 기지가 있습니다.
라마유르에서 카르길에 도착하니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아서 그런지
후덥지근 끈적거리고
몹씨도 더웠습니다.
카르길의 고도는 해발 2800m 정도입니다.
라마유르에서는 햇빛은 따가워도 방에 들어 가면 시원했는데
배정된 호텔방에 들어 가니 이건 찜통이었습니다.
창문을 열려고 보니 밖이 너무 시끄럽고 지저분한데다
창문앞이 바로 대로라 온갖 먼지가 날아들어
창문도 열수 없고 고문이었습니다.
라다크지역은 방에 에어컨은 물로 선풍기로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카르길 전경>
라다크지역이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 편입니다.
카르킬은 신흥군사도시라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저녁 7시가 넘었는데도 전등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식당에 조명이 안 돼서 저녁식사가 늦어지는 것이었습니다.
8시경에 비로소 전기가 들어오고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고파서인지
지금까지 다른 곳의 식사보다 맛이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양고기도 나오고
수프도 간이 맞고
요리의 종류도 좀더 다양하고
특히 디저트로 나온 노오란 살구가
나무에서 제대로 익은 것을 딴 것이라 참 맛있었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제 경험상 건조한 지역의 과일이 당도가 높고 맛있었습니다.
중국 신장지역 투르판에서 먹었던
포도와 메론의 맛은 몇 년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카르길에서 본 풍경>
저녁을 먹고 침실앞 베란다에서 차를 들며 한담들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포소리가 포탄이 옆에 떨어지는 것처럼 크게 들렸습니다.
모두들 놀라 서로 쳐다보는데
다시 대포소리가 울렸습니다.
파키스탄에서 포를 쏘면 바로 카르길로 날아온다더니
모두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붙은 것 아냐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내려다 보니 차들은 여전히 빵빵 거리고 다니고
행인들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하게 통행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런 일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인 것 같았습니다.
우리도 안심을 하고
"한국에서 우리 같은 귀빈이 온 것을 어떻게 알고 환영예포까지 쏴주네요"
"인도 사람들이 예절은 좀 아는군."
하고 농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 말인즉 가끔 파키스탄 측이
쏜 포탄이 카르길까지 날아온답니다.
강가에 돌담을 두껍게 쌓아놓았는데 파키스탄의 포격에 대비한 것이라는 군요
카르길에는 특별히 볼 것이 없습니다.
시가지도 강쪽으로는 군사시설이라 접근이 쉽지 않고
강건너 언덕에는 대규모 군사기지이고,
수많은 인도군이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카르길에 묶게 된 것은 스리나가르로 가는 도중
날이 저물어 단순히 자고 가기위해 들른 것이었습니다.
하여간 카르길에서의 하루 저녁은 지옥이었습니다.
전기는 10시경에 나가버려 암혹천지지
찜통처럼 덥지
목욕탕은 너무 시설이 엉망이라
샤워할 마음이 나질않고,
창문도 열어놓을 수 없지
날새는 것을 1각이 여삼추로 기다려지는 그런 밤이었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진짜 글 잘 씁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글 잘 쓰는 사람입니다. 부러운 시선으로....
살아오신것 축하드리며... 아마도 이번 대포사건으로 더 오래 사실 것입니다.
선생님의 기행문을 읽으니 ....마치 신문연재 소설읽는 기분으로 기다립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돗보입니다.
ㅎㅎㅎ 놀라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