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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대세요 外 1편/ 안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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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애 기자
기사입력 2022-01-26
카드를 대세요
날 허락한 용문 행 기차
푸른 들판을 질러
덕촌2리 마을회관 앞까지
날 실어다 준 중원리 행 버스는
내 카드의 밥을 움푹 우움푹 덜어 먹는다
충전기에 카드를 넣으면
충전할 금액을 클릭하세요,
그러나 날 세상에다 내놓을 때
당신이 내게 충전한 금액이 얼마인지
나는 읽을 수 없고, 내 생의 잔량이 얼마큼인지
나는 가늠할 길 없으므로
살구꽃벚꽃매화꽃… 충전 탱탱한 생명들
꿈속처럼 천지간에 꽃잎 날릴 때에
혹은, 어느 깜깜한 밤 어느 낯선 비바람의 거리에
예비도 없이 나는 폐기될 것이다
빈껍데기가 되어
<사용법>
재충전 불가, 재생 불가함.
인 내 목숨은
한 장, 새로 발급하면 그만인 당신의
낱장 카드일 뿐이니까
찔레
누가
지등紙燈을 걸고 있니
불 꺼진 기인 회랑에
누가 질주하다 넘어져 운
불과 바람의 사계 돌아봐, 돌아봐 하는 거니
부재인 듯 종일토록 머릴 박은
노동의 손을 씻으며
시나브로 지워지고 있는 이 저녁답
사람아, 나도 저 흰 꽃이고 싶다
가만한 향내 허기 지운 저 눈빛으로
문득 읽히고 싶구나
지친 귀로의 그대에게
▲안영희安榮姬 시인
光州 출생
1990년 시집 등단
시집 : 『멀어지는 것은 아름답다』 『물빛창』 『그늘을 사는 법』 『가끔은 문밖에서 바라볼 일이다』 『내 마음의 습지』 『어쩌자고 제비꽃』
산문집 : 『슬픔이 익다』
<흙과 불로 빚은 詩> 도예개인전(2005년 경인미술관)
문예바다 문학상 수상
https://youtu.be/0HaE_yXW7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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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리 뒤늦게야 조명해주신 내글을 읽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