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 세탁법....
과연 자일을 씻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세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래는 기존의 각종 이론에 기초하여 반(反^^)과학적인 추론을 거친후에 제가 과감하게^^ 선택한 방법 방법을
올려봅니다.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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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기존에 국내외에 소개된 자일 세탁법을 한번 정리해 보고, 제 촌평을 덧붙입니다.
찬찬히 검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종 방법의 출처가 어디인지, 어떤 근거에서인지는 별로 신빙성이 없습니다. 이는 각종 자일 제조 회사의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일은 나일론 집적체라는 점에서 나일론을 전공한 박사가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언젠가, 하이타이를 만드는 LG화학이나 국립 화학 연구소에 알알닷컴이 직접 문의해서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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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요하고도 거듭 중요하다고 세번말하면 잔소리인 자일. 클라이밍의 상징.
그러나 쓰면 쓸수록 더러워지고, 그래서 한번쯤 자일을 씻고싶으나 인터넷을 아모리 뒤져도 정파와 사파의 이론들이 혼재되어 있어서 과연 어떤걸 정설로 믿고 그대로 따르자니 불안이 막심합니다. 다른 장비도 아닌
자일인데도 말이죠.
예컨대, 이렇습니다.
절대로 자일을 씻지 마라. 드라이 기능 사라지고 뻣뻣해진다.
절대 세탁기로 하지마라. 손빨래로 해라 / 가능하면 세탁기로 하라.
자일 탈수기에 넣지 마라. 대신에 아파트 난간에 팔자하강기로 하강하면서 물을 빼라.
등등
과연 어떤것이 그나마 '합리적'이라 멈칫거리면서도 따라할 잡설일까요?
1) 자일을 씻지 마라???
자일을 씻지 마라는 일 문파가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습니다.
자일을 씻으면 드라이 기능이 사라지고, 뻣뻣해진다.
그러나 제생각은 이렇습니다.
드라이 기능 - 방수 자일의 드라이 기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자일도 우중산행하면 비에 속속들이 젖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비, 세탁 - 또한 하루종일 우중등반하는 와중에 비에젖는 거 하고,
세탁하는 와중에 젖는거 하고 차이는 과연 뭘까요?
뻣뻣감- 옷을 비누나 세제로 빨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섬유유연제가 팔립니다. 자일도 비누나 합성세제로
빨면 뻣뻣해집니다.
그러나 자일회사가 강추하는 중성세제, 즉 흔히 말하는 울삼푸로 세탁하면 부드럽습니다.
내구성 - 한때, 옷을 안빨아 입는 걸 유행으로 알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옷을 안빨면 기름때와 소금기로 옷감이
더 일찍 상합니다. 안빨면 더 뻣뻣합니다. 옷을 10년, 20년 입는다는 친구들은 대개가 부지런을 떨죠~.
자일은 옷과 마찬가지로 나일론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알알닷컴의 문파에서는.....자일 자주 빠세요. 젠틀맨처럼...깨끗하면 등반성도 좋아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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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손빨래 해라.
어느 문파에 의하면, 자일은 욕조에 물을 담가서 발로 짖이겨 빨아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욕조에 물을 담가서 빨면, 주로 빠지는 건 땟국물입니다. 발로 밟아보았자 자일속 이곳저곳에 암약하고 있는 모래알갱이들은 별로 안빠집니다. 보기에만 좋을 뿐...
빨래판이 아니라 욕조에 질겅질겅 발로 밟은 옷과 세탁기에 돌린 옷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자일은 옷보다 더 두꺼운 놈입니다. 세탁기 안에서 매우 쳐야 합니다.
3) 자일을 탈수기에 넣지마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자일을 아파트 베란다에 걸고서 두어번 하강해라.
제생각은 이렇습니다.
일단 아파트 하강은 주변사람들에게 혐오감과 공포감을 유발합니다. 좋지 않는 풍경입니다.
게다가 흠뻑 젖은 자일로 외줄또는 두줄하강하는 건 위험합니다. 아래층의 평온한 가정분위기를 해하는
'주거침입죄'를 짓는 거고, 창유리때문에 위험하고, 경험에 의하면 온몸이 자일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로
http://cafe.naver.com/hanback.cafe?ifra ··· d%3D1402 온몸이 젖어드는데
이는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겠죠.
게다가 이렇게 해봤자 별 도움 안됩니다. 속심은 쉽게 물을 내뿜지 않습니다. 말리는데 이틀사흘 걸리죠.
장마기간이라면 그동안 쿰쿰한 냄새(= 박테리아?)도 생깁니다. 실제로!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울면서^^ 헤어 드라이기를 이용하기도 하죠.
탈수기에 넣어도 됩니다. 요즘 세탁기는 예전의 럭키금성이나 골드스타시절이 아니라 온갖 퍼지와 유비쿼터스
등등으로 무장한 LG 세탁기입니다.^^ 무지막지하게 돌려대는 게 아니라
드럼 세탁기 이죠.
다만 많은 분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걸 보면, 자일을 열건조기에 넣는 것은 안좋은가 봅니다.
4) 세탁기에 넣고 빨때...
어느 문파에 의하면...
로프를 세탁하기 위한 가장 좋은 준비는 오버핸드 또는 8자 매듭으로 두 끝을 묶어두는 것이다. 그 다음에 중간에 다시 또 하나의 매듭을 묶어 나중에 찾기 쉽도록 해둔다.
저는 실제로 이 방법으로 해보았습니다만. 과히 두번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일이 너무 엉키고 설켜서 차근차근 풀어내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뿐 아니라.
자일의 꼬임이 자일에 최고로 손상을 주는 거라도 들었습니다. 한시간 넘게 세탁기 안에서 이리밸밸 저리 빌빌
꼬이는 것은....글쎄요...
이러한 저의 반(反^^)과학적인 추론하에서 제가 과감하게^^ 선택한 시행착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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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의 목적은 단순히 땟국물 빼는 게 아니라 모래 알갱이도 빼어내야죠. 바지락을 씻는게 겉이 아니라 조개살속의 해감을 풀어내듯이 ...
임상실험^^ 대상 자일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사리는 모습그대로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방식대로 하니까 세탁이 잘 안되더군요. 개선방법은 아래에 이어집니다.)
코드슬링으로 서너번 돌려 감았습니다. 어떤 매듭이 좋을지 기억이 안나서 대충^^ 묶었죠.
(스트리트 아해들도 흔히 하는 사각매듭, Square Knot에다가 옭매듭 몇번 더했습니다.)
오늘 사용할 중성세재는 애경에서 만든 울샴푸 후레시.
이 세재를 사용해서 세탁한 다음 말렸더니 뻣뻣하지 않고 아주 부드럽습니다.
기존의 좌우로 돌아가는 세탁기보다 드럼세탁기가 더 좋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당근 최신꺼니가 더 좋겠죠^^
비록 부드러운 울세제이지만, 세탁방식은 '표준'을 선택했습니다.
과연 이 방식은 어떠할지 궁금하여 몇번씩 세탁기 앞에 옹종거려 보았습니다. 세탁중인 자일의 모습..
그런데...이상하게도...
탈수가 안되더군요. 세탁기가 고장났나 싶어서 한번 더해도 안되고....
사진은 꺼내서 본 자일의 모습입니다. 물이 흥건히 베어나오는 중입니다.
일단 이 방식은 자일이 어지러운 꿈을 꾸고난 다음날 아침처럼 봉두난발하지 않고 가지런하게 있다는 것이
기쁘더군요. 예전에 다짜고짜 끝매듭만 하고 세탁기에 넣었을 때와는 아주 달랐죠.
제 방식이 성공할거라는 예감이 들었고 세탁기는 새로 산거라서 분명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혹시...???
이렇게 짧은 묶음이다보니 세탁기 통안에 한쪽으로 치우쳐서 무게중심이 불안한 상태로 돌게 되고, 그래서 작동센서가 멈추었을 거라는 추측이 들었고...따라서...
이렇게 좌우로 길게길게 다시 사린 다음에 코드슬링으로 묶었습니다.
이 시행착오의 좋은점이라고 하면, 애초의 매듭부분은 탈수가 잘 안되었을 거였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자일의
모든 부분이 탈수가 잘 되었겠죠.~
요약하자면, 탈수하다가 일시중지하고 세탁기에서 자일매듭부분을 옆으로 옮겨서 1회 탈수를 하는게 더
좋다는 겁니다.
다시한번 탈수를 한번더 시킨 후 꺼낸 모습입니다. 세탁기로 빵빵 돌려주어야 세제가 가능한 완전히 제거되겠죠. 욕조에서 발로 밟아서 세제를 제거하는 건 불가능하거니와 그 수고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뭐든 힘들어서는 안됩니다. 힘들면 귀찮죠.~~ 즐거운 놀이어야죠. 기존의 방식대로 하자면 로프 세탁이란게
대체로 노동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손으로 가운데를 잡아서, 아래위로 찰랑찰랑 부드럽게 했더니...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말이죠.
이렇게 가지런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누가보아도 세탁한 자일이라고 추측을 못할....
자일은 빨랫줄에 말리면 안된다기에...이렇게 건조대 위에 펼쳐 놓았습니다. 그늘에서 말이죠...
이미 탈수가 된 셈이라 반이상 뽀송뽀송합니다.
하루 지난후 자일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고...찰랑찰랑하고...마치 삼단같은 머리처럼...
이렇게 깨끗해졌습니다. 새자일같죠.
새옷입으면 데이트를 할 때 당당해집니다. 깨끗한 자일은 등반성까지 높여줍니다. ~~~
제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은 자일세탁법 로프세탁법입니다. 수많은 문파중에 또하나의 잡설을 보탭니다.~~~
혹시라도 시행착오를 하실 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오늘 아침 선인봉 풍경입니다. 맑게 씻은듯, 한달음에 가까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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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비록 자일 전체는 자주 씻지 못한다고 해도
등반할 때, 자일을 퀵드로에 거는 부분은 따로 관리를 해 주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유달리 초쿄칠 범벅이 되는 부분이고,
또 A선생, B군, C양, D씨가 퀵드로에 자일을 걸 때 너남없이 입에 대면서 침을 묻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그냥 맹물에 담가 놓으면 될까요? 아니면 세제를 써야 할까요?
흙을 만졌을 때는 비누를 칠하나 안칠하나 똑같다고 합니다.
비누는 기름때와 결합을 하는 화학성분이기에 말이죠. 다시말해 기름때를 벗길려면 그냥 맹물에 담가 놓으면
별 도움 안됩니다. 울삼푸를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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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소금기에 대하여....
자일을 씻는 동안 작심하고^^ 벨트와 헬멧도 씻었습니다.
특히 허리에 걸쳐지는 부분은 땀으로 젖게 되죠. 땀은 기름기와 소금기 범벅입니다.
따라서 울삼푸로 손빨래 해야 합니다.~
블랙다이아몬드 구형 하프돔 헬멧입니다. 여러모로 별 높은 점수 줄만한 헬멧은 아닙니다.
뒷머리 닿는 부분은 가죽( 또는 비닐?)이 소금기에 쩔어서 마른 딱지처럼 일어납니다.
가죽은 소금기가 쥐약이라고 하죠.
또 리벳부분이 비에 젖었는지 땀에 젖었는지 녹이 많이 슬었습니다.
이번기회에 울세재로 기름기 소김기를 빼 주었습니다.~~~충만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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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호 선생이 말했던가.
워킹하는 사람들은 돌아와서 배낭을 꼼꼼히 정리한다고 하는데,
명색이 전문 클라이머들은 집에 돌아와서 방구석에 처박아 놓는 사람 많다고 하죠. 다음 등반때까지....
장비가 생명이라고 말은 하면서^^ 제가 그꼴입니다.~~~
출처
http://www.re-r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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