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네덜란드의 녹색좌파당입니다. 빨간 토마토 로고가 인상적인 네덜란드 사회당(SP)은 소개된 적이 있는데, 녹색좌파당은 생소할 듯합니다. 1989년 창당되었으니 제법 오래되었는데, 4개 당이 함께 창당에 이르기까지 70년대부터 복잡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네덜란드 정치 지형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겠죠. 선거연대와 연정이 자연스러운 정치 제도 영향도 있을 겁니다.
유럽의회에서 사회당은 유럽연합좌파-노르딕녹색좌파 가맹이고 녹색좌파당은 녹색-유럽 자유동맹 소속인데 정치적 스펙트럼 상의 차이는 작아 보입니다. 최근에는 녹색좌파당이 오히려 가장 좌익적으로 비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녹색과 좌파가 쉽게 만날 수 있는지, 내용적 조직적 시너지는 어떻게 확보될 수 있을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당내 조직구조와 캠페인 방식도 볼만한 점이 있는데, 너무 길어서 패스합니다.
녹색좌파당이나 네덜란드 상황에 대해 제가 잘못 알았거나 충분히 설명 안한게 있으면 현지의 장광렬 동지나 최김경호 동지가 보충해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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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녹색좌파당(GroenLinks)
대표: 욜란드 사프(Jolande Sap)
창당: 1989년 3월 1일 (무지개의 연합: PSP, CPN, PPR, EVP)
청년조직: DWARS
이념: 녹색정치
국제 소속조직: 세계 녹색당(Global Greens)
유럽 가맹조직: 유럽 녹색당(European Green Party)
유럽의회 교섭단체: 녹색-유럽 자유동맹
공식 색상: 녹색
의석: 하원(10/150), 상원(5/75), 유럽의회(3/26)
녹색좌파당(GroenLinks, GL)은 네덜란드의 녹색정당으로 1989년 네 개의 좌파정당이 합쳐져 창당되었다. 네덜란드 공산당, 평화사회당, 급진당, 복음민중당이 그것이다. 1989년과 94년의 총선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거둔 뒤, 1994년에서 2002년 사이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 야당 중 제2당임에도 미디어와 동료 정치인들은 녹색좌파당 지도자인 파울 로젠묄러를 빔 콕 내각 주도의 자주색 정부(Purple governments: 좌파와 자유주의 사이의 연정, 네달란드는 노동당 PvdA, 민주당 D66, 자유민주민중당 VVD 사이의 연정을 의미했음)에 대항하는 반대파의 비공식적 지도자로 인정했다.
녹색좌파당은 스스로를 ‘녹색’, ‘사회’ 그리고 ‘관용’(* 똘레랑스!)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좌파의 자유 중시 전통 속에서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다.
현재 당은 하원에서 10석(2010년 총선에서 7석에서 10석으로 늘어남), 상원에서 4석, 유럽의회에서 3석을 보유하고 있다. 당 대표이자 하원 원내대표를 올란드 사프가 맡고 있고, 집권 루테 내각에서 반대당으로 남아있다. 녹색좌파당은 100명의 지방의원을 갖고 있고, 20개 중 16개 광역 지방정부에 참여하고 있다. 당의 득표는 주로 대도시, 특히 대학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당은 250개 지역 조직에 21,901명의 당원을 갖고 있고, 당대회는 모든 당원에게 개방되어 있다. 세계녹색당과 유럽녹색당의 일원이다.
* 녹색좌파당 로고: 녹색을 빨간색으로, 좌파를 녹색으로 했네요. 변증법적 융합인가요?
녹색좌파당은 1989년 네 정당의 병합으로 창당되었고,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거대 중도좌파 사민주의 정당인 노동당(PvdA)의 왼쪽에 위치했다. 창당시 함께한 조직은 (탈 스탈린주의화된) 네덜란드 공산당(CPN), 평화운동에서 발전한 평화사회당(PSP), 원래는 진보적 기독정당이었던 녹색 성향의 급진당(PPR), 그리고 진보적 기독복음주의민중당(EVP)이다. 이 네 정당은 주변적인 존재 지위를 일컬어 ‘소수 좌파’로 불리곤 했다. 1972년 총선에서 도합 16석(150석 중)을 얻었고, 1977년에는 6석에 그쳤다. 이 때부터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긴밀합 협력을 논의했다.
1980년대부터 네 당은 지방선거에서 협력하기 시작했고, 1984년 유럽 선거에서 PPR, CPN 그리고 PSP는 녹색진보협정(Green Progressive Accord)을 만들어 공동으로 입후보했고, 1석을 획득하여 PSP와 PPR이 교대로 의원직을 수행했다. 또한 네 당의 당원들은 핵발전과 핵무기에 반대하는 의회 외부 풀뿌리 반대투쟁에서 서로 만났다. PSP, CPN와 PPR 당원의 80% 이상이 1981년과 83년의 두 차례 핵무기 배치 반대 투쟁에 한번 이상 참석했다.
복음민중당은 1981년 창당된 비교적 신생 정당이었는데, 네덜란드 중도우파의 거대 정당인 기독민주호소(CDA)로부터 분리된 그룹이었다. 이 당은 1982-86년의 회기 동안 소수 좌파정당들(PSP, PPR과 CPN), 그리고 PvdA 및 CDA 사이에서 위치 찾기에 곤란함을 경험했다.
네 정당들 사이의 협력 증대와 이에 수반하는 이데올로기적 변화에는 각 당 내부의 반대가 없지 않았다. CPN이 공식 공산주의에서 ‘개혁주의’로 이동하게 되면서 내부에서는 분리가 일어났고, 1982년에 네덜란드공산주의동맹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1983년에는 ‘심층’ 생태주의자 그룹이 PPR로부터 분리하여 녹색당을 창당했다. CPN과 PPR은 1986년 선거를 위해 PSP과 선거연합을 만들기를 원했다. 이는 PSP 내부에서 위기를 초래해서 연합에 반대하는 원내대표가 연합 찬성파로 교체되었고, 반대파는 당을 떠나서 사회주의와평화군축당을 만들었다. 하지만 1986년 당대회에서 PSP는 선거연합을 부결시켰다.
1986년 총선에서 네 정당은 모두 의석을 까먹어서, CPN과 EVP는 의회에서 사라졌고, PPR은 2석, PSP는 1석으로 남았다. 네 당들은 1990년 선거를 개별적으로 준비했지만, 협력하라는 압력 또한 증가했다. PPR, CPN, PSP는 1989년 유럽의회 선거를 ‘무지개(Rainbow)’라 불리는 단일 명부로 대응했다. PSP의 일부 운영위원들은 PSP의 좌익 연합 지지 선언 요구 위해 당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64% 참여에 70% 찬성). 이들의 좌익연합 기획은 노동조합, 환경운동, 예술계의 유력한 인사들의 공개 지지를 받았고, 지지의 글에는 노동당 왼 편에 단일 진보정당을 건설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PSP, PPR, CPN에서 연합을 지지하는 주요 당원들 사이의 비공식 모임들이 열렸다.
1989년 봄, PSP 운영위원회는 CPN, PSP, PPR과 차기 총선 공동명부에 관한 공식 대화를 시작했다. CPN은 독립적인 공산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대신 새로운 좌익조직에 참여하지 않고자 함이 분명해졌고, 이로 인해 PPR은 논의에서 철수했다. 제2차 루베르스 내각이 실각하면서 차기 총선이 가을에 처뤄지게 되었고 연합에 관한 협의가 재개되었는데, 이 때 EVP가 참여했고, PPR도 비공식적 형태로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1989년 여름 동안 네 당의 당대회들은 공동의 강령과 후보 명부를 가지고 선거에 임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에 더하여 연합 녹색좌파(Vereniging GroenLinks; VGL)가 구성되어, 네 정당의 당원이 아닌 지지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때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네 당이 ‘무지개’라는 공동 명부로 나섰던 것이다. 네 당의 합당은 현실화되었고 1990년 11월 24일, 녹색좌파당이 공식 창당되었다. 1989년 총선에서 녹색좌파당은 3석에서 6석으로 의석이 늘었지만, 기대치보다는 낮은 것이었다. 1990년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좋은 성적을 냈고, 조직 간의 통합도 증진되었다.
(1990년 이후 최근까지 선거 대응사는 생략합니다..)
* 현 당대표인 욜란드 사프 언니..
<당명>
당명인 녹색좌파(GroenLinks, 1992년까지는"Groen Links"로 두 단어 사이에 빈칸이 있었다)는 PPR, CPN 그리고 PSP 사이 타협의 산물이다. PPR은 당명에 ‘녹색’이 있기를, PSP와 CPN은 ‘좌파’가 들어가기를 바랬다. 이는 당의 핵심 이념인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정의를 강조하는 것이기도 했다. 1984년 PPR, PSP과 CPN의 유럽의회 공동명부는 녹색진보협정(Green Progressive Accord)이라는 이름이었는데, 당시 PPR은 정치적 연합조직 이름에 ‘좌파’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198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무지개’라는 이름으로 대응한 것은 1984-89년 사이 유럽의회 내부의 무지개 그룹(Rainbow Group)을 참고한 것이었다.
<이데올로기와 이슈>
녹색좌파당은 녹색과 좌파 사상을 결합시키며, 핵심 이념은 당의 강령으로 집약되어 있다. 당은 좌파의 자유옹호(freedom-loving) 전통의 계승을 자임한다. 주요 이념 원칙에는 다음이 포함된다.
- 지구행성과 생태계의 보존과 동물에 대한 존중
- 자연 자원을 세계의 모든 시민과 모든 세대 사이에 공정하게 분배
- 모든 이에게 수입의 정의로운 분배와 노동, 보건, 교육, 휴식과 놀이를 위한 공정한 기회 제공
-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다원적인 사회. 당은 개방성을 공동체라는 의식과 결합시킨다.
- 국제적 법치의 강화와 이를 통한 평화와 인권 존중 보장
당의 이념 원칙들은 상이한 이데올로기 전통을 갖는 네 초동 조직의 이념적 결합을 반영한다. 급진당과 복음민중당은 진보적 기독교 전통에서 나왔고, 평화사회당과 공산당은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전통에서 비롯했다.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이 정당들은 환경주의와 여성주의를 포용했다. 공통적으로 사회 민주화를 옹호하고 신규 핵발전소와 핵무기 배치에 반대했다.
<선거 정책>
2010년 총선에서 녹색좌파당은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제목의 선언을 채택했는데, 국제 협력, 복지국가 개혁, 환경 정책과 사회적 관용을 강조했다.
녹색좌파당은 정부 재정을 개혁하는 동시에 이주민 청년, 편부모, 불안정 단기 계약직 등과 같이 노동시장 ‘외부자’(* 배제된 자들의 서사라는...)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사회개혁 정당’으로 스스로를 간주한다. 이는 우익 뿐만 아니라 현재의 복지국가를 방어하는데 그치는 다른 좌파 정당들에도 반대함을 의미한다. 녹색좌파당의 선거 정책에는 다음 항목들이 있다.
- 실업수당과 연금 개혁
- 국제 원조 강화, 국제 금융기구의 민주화
- 기후변화 대응과 대안 에너지 지원, 대중교통 투자, 동물권 입법화
- soft drugs 합법화 등 개인 자유 보장
- 지적재산권의 비상업적 이용 보장과 공공부문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이용
- 이주노동 허용과 보호
<다른 당과의 관계>
녹색좌파당은 노동당(PvdA) 왼편의 중간규모 정당으로 출발했지만, 1994년 사회당(SP)이 의회에 진입하면서 사회주의적인 사회당과 보다 중도의 사민주의적 노동당 사이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1998, 2002, 2006년 선거에서는 사민당과 녹색좌파당 사이의 선거 연대가 이루어졌고, 200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녹색좌파당과 노동당이 연대했다. 2007년 상원 선거에서는 동물을 위한 당(Party for the Animals)과 선거 연대했다. 하지만, 녹색좌파당은 점점 더, 세 정당 중 가장 좌익이고 가장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요건 네덜란드 사회당 로고
<최근 선거>
2010년 2월,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연장 문제로 PvdA가 제4차 발케넨데 내각 지지를 철회했고, 이어 열린 총선에서 보수-자유주의 VVD(자유민주인민당)가 31석으로 1당이 그리고 PvdA가 30석으로 근소하게 2당이 되었다. 우익 PVV(자유당)는 9석에서 24석으로 늘었고, CDA(기독민주호소)는 반토막이 나서 21석이 되었다. 사회당은 25석에서 10석으로 줄었고, D66(민주당66)과 GL(녹색좌파당)도 10석씩 얻었다(* GL은 6.5% 가량 득표). 소규모 연합정당인 기독연합은 5석을 얻었고, SGP(정치개혁당)와 PvdD(동물을 위한 당)는 2석씩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루테 내각은 VVD와 CDA의 소수 연정으로 구성되었고, 의회에서 PVV의 지원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모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