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03.24(맑음)
산행시간 : 4시간
코스 : 주렛재(9:12) - 2차선포장국도(상가룡)(9:27) - 485.5봉(9:43) - 석거리재(11:06) - 백이산(12:03) - 점심(12:47) - 빈계재(13:14)
비로 인한 구간조정으로 단절되었던 주렛재에서 빈계재구간을 삼신님의 희생하에 급조팀을 꾸려 물막이 산행에 나선다.
앞 번 산행시 춘삼월의 때아닌 비와 눈으로 인하여 추위에 된통 혼쭐이 났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포근해져 버린 날씨에 마음마저도 느슨해져 이번 역시나 옷차림을 가벼이 했는데 주렛재에 도착하자마자 휘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이 그때의 고통을 고스란히 상기시켜준다.
그래도 오늘산행은 7.6km의 짧은 산행거리와 무엇보다도 바리케이트와 경고판으로 등산객을 위협하는 출입금지구역의 마음 졸이는 구간이 없으니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도로개설 표지석을 기점으로 시작된 산행길은 서서히 전나무 숲 속으로 이어져 바람을 떨쳐내고 막 움을 틔우기 시작한 씨눈과 물을 한껏 끌어올려 푸루딩딩해진 초목들의 경외함 속에는 모든 것을 밀어내는 생존경쟁의 원초적 본능을 감추고 있어 자연스레 옷가지를 물고 늘어지는 지난 일들이 되새겨진다.
저것들이 성장한다면 지금은 후답자가 되어버린 거시기팀들에게는 큰 장애물이 될터인데….,
주랫재로 이어지는 895번 도로에서 갈래쳐 상가룡으로 가는 도로는 2차선 아스팔트로 말끔히 포장되어 있고 이곳을 내려서는 절개지는 계단까지 깔끔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정작 건너편은 흙 유실방지포만 설치된 급경사로 회장님과 권여사님을 곧바로 올라서니 못하고 마을 쪽으로 삥 돌아 올라선다.
좌측의 벌목지와 우측편의 편백나무숲이 마루금과 경계를 가르고 급경사가 한참이나 이어져 시원스러운 바람이 간절할 즈음 벌교 넘어 득량만과 추동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지나온 존재산구간은 방송탑으로 은폐되어있고 그 산허리를 따라 그어진 도로가 마루금을 넘나들며 꾸불꾸불 휘어져 마루금을 벗어나 도로를 따라 내려섰을 때 시간을 잡아먹었던 모습이 그려진다.
다리힘을 한참이나 팔았고 운치도 좋아 이곳이 485.5봉이거니 했는데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차례 더 오름짓후에야 삼각점을 보여준다.
포장도로에서 부터 시작된 사면의 벌목지를 다시금 왼편에 둔 채 길은 이어지고 온화해진 기온과 함께 드넓은 억새밭을 지나면서 평온함을 되찾는 듯 하다 경제성에서 밀린 아름드리 나무들은 다른 나무와의 대체 때문에 벌목되어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등로를 막고 있고 그 틈새를 잽싸게 파고든 잡목들로 한참이나 애를 먹고는 항복하여 잡목을 피해 바리케이트 까지 있는 임도로 내려서는데 이 임도를 무심코 따라 자칫 직진하여 화전리방향의 512봉으로 흘러버린다.
알바의 순간을 권여사님의 해안으로 바로잡고 안도를 하는데 아직도 뭔가가 허전하다.
어라......
무전기대용으로 항상 휴대하고 있어야 할 휴대폰이 사라지고 없네.
정작 물건을 잊어버린 본인은 잃어버린 횟수가 많다 보니 태평한데 회장님과 권여사님이 되려 애가 닳아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더니 삼신님의 차 안에 흘렸음을 확인한다.
산자분수령에 의거 칼등의 마루금만을 고집했다면 헷갈림도 없었겠지만 우측으로 근 120도 가까이 꺾인 정맥의 흐름방향으로는 삼각형의 백이산이 손에 잡힐 듯이 있고 긴 흐름 뒤에는 고동산의 통신탑과 조계산의 장군봉 그리고 호남정맥의 종착지인 백운산의 가슴셀레이는 잔등이 억불봉까지 흐르고 있다.
완급을 오가던 길이 평온해지고 우측편의 잔가지 사이로는 추동저수지의 물결이 햇볕을 받아 은빛을 쏟아내고있고 주위에는 노란 생강나무 꽃이 곳곳에 피어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하며 그와 대조적으로 수시로 나타나는 벌목지의 황폐할 대로 황폐한 능선들이 눈에 밟히는데 웬 산불방지선인 듯이 등로로 나무들을 말끔히 제거된 널따란 벌목지에는 수많은 새싹들이 마른풀 사이로 키재기를 하고 있다.
백이산을 파고든 채석장의 흉한 모습 밑의 자동차소리를 쫓아 석거리재를 확인하고도 곧 닿을듯한 도로는 한차례 급 비탈을 이뤄 나무를 베어낸 후 묘목을 심어놓은 먼지 푸석한 곳을 따라 내려서자 순천시 경계면 표지판이 반갑다.
모두들 하듯이 커다란“친교교양봉사” 돌비석 앞에서 증명사진을 남기고 백이산 정상주를 휴게소에서 회장님과 하나씩 배낭에 챙겨 넣는다.
석거리재에서 올라서는 뚜렷한 들머리를 찾지 못해 벌목지를 따라올라 산마루에서 정맥길과 조우하여 한동한 오솔길이 이어져 등줄기의 땀을 식혀 주는듯하더니 급경사지로 바뀌어 본격적인 백이산 오름길로 접어든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잔흔이 남아있는 오름길은 잡목이 파고들어 힘듦을 더욱 가중시켜 억새의 갈색빛이 가득한 백이산 직전봉에 올라서고 아직도 곳추세운 백이산 기세에 누죽이 드는데 마중 나온 삼신님의 응원이 힘이 된다.
푸른빛이 가득한 보성뜰과 금전산아래 옴팍 지게 자리잡은 낙안읍성이 내려다 보이는 가슴 시원스런 백이산은 옛추억까지 묻어나 더욱 정감이 가고 잠못자고 차량을 운행해 미안감이 앞섰던 삼신님과의 조우로 더욱 반갑다.
봄소풍나온것 마냥 양지바른 한편에 자릴 잡아 주거니 받거니 정감을 담아내곤 급비탈의 부드러운 억새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잡목을 말끔히 정리해 놓아 오름 길과는 정반대의 길은 한없이 지속되었으면 할 정도 널따랗게 이어져 낙안민속마을에서 올라오는 빈계재에 닿는다.
4시간의 간단한 산행에 여운이 남아 아지트를 찾아 회포를 풀고 .....,
*.호남정맥 22차 2006. 03. 16 (목) 비 눈 백두산악회 11명
*.코스 : 빈계재(08:20)-고동재(10:05)-고동산(10:30)-장안치(11:40)-선암굴목재(12:15)-조계산(13:00)-접치(14:20)
*.도상거리:15.5 Km(주행거리:448.9Km)
노곤함을 일깨워 주려는 시셈 추위가 한차례 휩쓸고간후 평년기온을 회복하였던 날씨였는데 산행일인 오늘은 그토록 비켜가기만 바랬던 봄비가 밤새도록 부슬 부슬 내리고 있어 창 밖을 내다보며 그치길 염원해보나 산행인원만 앗아가버리고만다.
오늘 산행은 계획되로라면 주렛재에서 접재까지 진행하여야 하지만 22km에 달하는 도상거리도 만만치 않고 우중산행에다 중간에 탈출로도 없어 호남정맥 종주산행 중 처음으로 주렛재에서 빈계재까지를 건너뛰는 널뛰기 산행을 하기로 한다.
지역사회로 이동거리가 짧다 보니 커피한잔 할 수 있는 여유도 없이 낙안민속마을 후문 쪽으로 이어진 58번 국도를 곧바로 거슬러올라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빈계재에 도착하고 낙안면과 신덕면을 잇는 2차선의 비좁은 국도 때문에 버스를 돌려보낸 후 추적거리는 빗속에 덩그러니 남는 님들은 비에 대한 방책을 세우기도 어중간하여 곧바로 들머리를 잡아 숲 속으로 파고든다.
초반의 다소 거친 잡목길은 자욱한 안개가 깔려 몽환적인 분위기의 쭉쭉 뻗은 편백나무숲을 만나면서 푹신한 산림욕 길로 변하여 왼편의 목장인듯한 철조망과 함께 정맥길이 같이하고 간간히 무슨 비표인양 나무의 허리춤에 묶인 청색과 하얀색의 테이프들이 정맥리본과 혼돈되어 안개속의 미로를 헤쳐나가는데는 헷갈림을 주지만 능선을 따라 이어진 철조망이 안내자의 역할을 대신한다.
30여분의 편안한 길이 끝나고 편백숲을 벗어나자 철쭉군락이 그 자리를 파고들어 반가움을 나누려고 스킨십을 해오는데 존제산구간의 자연스러운 성장에 비해 등로의 잔가지는 제거는 되었지만 넘 많은 관심과 애정 표현에는 짜증이 난다.
더구나 앞산행시 여름을 방불케 하는 계절 변화에 적응치 못한 옷차림 때문에 고생한 경험상 오늘은 얄팍한 옷을 입은 탓에 그 찐한 데쉬의 흔적으로 옷이 금방 젖어 살갓에 붙어버리고 사타구니는 얼얼하다.
오리무중의 앞만 보고 가는 산행속에 한번이라도 구름이 벗겨져 주위의 식별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그럴 기미는 전혀 보이질 않고 흩뿌리는 빗속의 산행에 차츰 식상해질 때에 한차례 된비알이 이어진다.
이곳이 도상에 표시된 510봉 인줄 알았는데 시간상 너무 빠르다.
또다시 나타난 철쭉군락지를 육탄으로 헤쳐나오니 온몸이 땀인지 물인지도 모르지만 물 빠진 세양쥐 형세가 목적이 없었다면 측은 할 정도로 모두들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에서 510보의 삼각점를 확인하여 위치를 파악하지만 이곳도 비로 인하여 쉼터가 마땅치 않아 다리 쉼으로 대신한다.
한때의 화려함만을 쫓아 봄철이면 아귀다툼 속의 헤맴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었는지를 말해주려는 듯 가시덤불의 잡목에 버금가게 사람을 괴롭히는 철쭉이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은 지금부터다.
나뭇가지의 물방울이 고스란히 전위되어 바지를 타고 흘러내린 것이 양말까지 적시여 축축해져 걱정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왼편의 벌목지와 허물어지고 녹슬어 발길에 밟히는 철조망을 따라 590봉인듯한 봉우리를 넘어 겨우 임도로 내려선다.
고동재로 착각하여 거넌편 쪽으로 마루금을 찾아보지만 오른편으로 한참이나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평사리와 외서면을 넘나드는 널따란 임도의 고동재를 비로소 만나는데 지금도 차량의 소통이 있음을 자동차 바퀴가 말한다.
푹푹페여 커다란 돌멩이가 들어난 길을 어이 올라 다녔는지 자동차 바퀴가 선명한 고동산 오름길은 잡목이 제거된 널따란 능선과 비가 눈으로 변해 하얀 빛으로 물들어가는 폼세에 스키장의 중급자 수준은 되겠다고 김주곤씨가 일괄한다.
이 길은 전년의 호남지방의 폭설로 애를 먹었던 큰덕골재의 산불방지선과 유사하다.
590봉에서 임도에 내려서면서 비친 잠깐의 눈을 보고 정맥길에 하얀눈을 뿌려 축복을 내려 달라고 하나님께 전보를 치셨다는 널븐이마님의 말이 머슥하게 이젠 싸레기눈까지 쏟아지더니 올라설수록 주위의 갈색빛이 하얀색으로 점차 치환된다.
춘삼월에 그것도 앞 구간의 더위 맛을 단단히 본 님들의 입에서는 허허란 실소만이 흘러나오고 바위로 된 고동산에 올라서서는 나뭇가지에 쌓인 눈에 다시 한번 계절의 편화무쌍함만 확인하고 바람에 밀려서 라면에 술등의 살림살이까지 마련된 산불감시초와 통신탑에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모처럼 맞이한 지형물과 기상 이변에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이 널븐이마님은 지역의 산을 샅샅이 흩고 다니면서 알게 된 산지기님께 전화를 넣으시는데 이젠 후배가 그 뒤를 잇고 있어 주인 없는 약은 입맛만 다시고 만다.
다시금 정맥길은 널따란 임도를 따라 헬기장으로 이끌고 질퍽한 흙과 눈의 합작품이 만든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내러 서고는 평심을 되찾은 임도 곁으로 억새군락이 눈과 빗물에 짓눌려 몸을 바짝 낮춘 채 이어진다.
운치 있는 길을 지나면서도 허술한 산행준비 때문에 자연에 감흥을 얻기는커녕 운무로 가리워진 사위를 뚫고 정맥길을 놓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또 하나의 통신기지국에서 임도을 벗어나고 꽤 급한 내림길로 돌아선다.
그래도 눈이 금방 쌓여 미끄러움이 덜하니 엉덩방아를 찧는 사람은 없다.
다시금 나타나기 시작한 잡목은 물세래도 부족해 살 갓에 달라붙은 옷에 눈까지 더한 얼음장과 허벅지를 후려치는 혹독한 고문으로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듯하다.
고난 끝에 낙이 있다고 잡목지를 헤쳐 나와 전나무의 큰 나무숲에 들어서자 여지것의 고통은 금방 잊어먹고 건강한 육신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에 젖어 든다.
앞길만 살피다 보니 장안치를 놓쳐버렸는데 님들이 좀 전에 지났다고 한다.
그럼 선암굴목재도 얼마 남지 않았고 보리밥집의 따뜻한 비닐하우스도 지척 이것만 체력을 소진한 님들은 에너지보충이 절실한지 시간이 남았음에도 참지를 못하고 바람이 잦아든 나무밑에 빙 둘러 즐건시간을 가지는데 함박눈이 펑펑 내리며 훼방을 놓아 서둘러 자리를 정리한다.
눈이 아니더라도 곱아버린 손과 추위로 일어설수 밖에 없지만 휴식없이 곧바로 직면한 오름길의 힘듦에 거친 호흡을 내뿜고 삼각점이 있는 706봉을 찍고는 나무의 한가운데 묻혀있어 그 기능을 상실한 폐 산불감시초소를 비켜난다.
조계산이 가까워진 듯 보리밥집 방향에서 닭울움소리 마저 들려오고 한참 동안이나 반질 하던 등로에 산죽군락이 이어지며 말라가던 바지를 자동세차기 에서 세차하듯 요리저리 흩어가며 모조리 적셔버리고는 낯익은 등로의 선암골목재에 닿는다.
얄팍한 바지 때문에 파고든 한기로 다리가 경직된 삼신님과 혜숙님이 선암사로 탈출을 하시려다 맘을 고쳐먹고 막바지 장군봉오름길에 동참하여 저번 산행에 이어 오늘도 정맥산행에 동참한 모두가 완주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산책로 같은 길을 걸어 작은굴목재을 지나 너덜길을 올라서니 노익장을 과시한 한 무리의 전주 산꾼님들이 내려오며 반가이 인사말을 건네고 고도가 차츰 높아지면서 주위는 하얀색으로 채색되어 동화 속으로 빠져 배를 묶었다는 배바위를 스쳐 884m의 장군봉에 올라선다.
한치 앞만 분간되는 조망에 실망된 마음을 주위의 설경은 환희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하고 무엇보다 짧은 산행시간에 고무되어 모처럼만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기념사진도 남긴다.
춘삼월의 봄날은 어데로 가고 꺼꾸로 가는 듯이 한겨울로 돌아가 바닥에 수북이 깔린 푹신한 눈과 나뭇가지 가지마다 쌓인 눈꽃에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오고 연륜답지 않게 동심으로 돌아간 연성님부부의 모습은 새하얀 눈 만큼이나 순수하다.
정맥길은 연산봉으로 흐르다 장밭골본당에서 접재로 내리막으로 흐르는데 눈 때문에 미끄러운 길도 고도를 낮출수록 눈이 사라짐과 같이하여 뽀송한 흙 길로 변하고 도립공원지역을 벗어나서인지 벌목지가 이어진다.
윙윙거리는 철탑밑을 통과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소리 요란하고 편안한 길을 걸어 좌측의 접재에서 올라서는 빤질한 일반등산로를 뒤로하고 직진하여 철사다리를 내려서자 정맥길은 이레저레 고속도로로 단절되어 버렸다.
긴 여정의 정맥길을 걷다 보면 사계절과 온갖 계절의 변화를 겪어가며 진행하여야 하지만 언제나처럼 불순한 일기는 마음을 편치 않케한다.
그래도 나서기만 하면 그 속에서 많은 것을 얻어왔기에 주저 없이 길을 나섰지만 모두를 생각하여 코스를 변경하여야 하는 아픔의 결단도 하여야 했고 돌아오는 길에 쨍한 햇볕을 보며 짧은 산행에 대한 아쉬움도 컸지만 이 모든 것을 대신한 정든님들과 같이한 정맥길속에는 따뜻한 산우애가 있어 모든 것을 대신하고도 남았다.
--후기--
메스컴에서는 단비라고 하는데 정맥길에 나선 우리들은 걱정이 앞선 나머지 구간을 변경까지 하여야 했습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산행에 참여하신 분은 총 11명,
그중에서 정맥길에 주축이 되어야할 D조는 회장님,팀장님,그리고 저....,
어찌보면 참 한심한 조직이지만 휴가를 내어 참석하여 주신 A팀의 월정님과 무아님 C팀의 삼신님 그리고 상주의 연성주님,이희상님,김주곤님등이 악천우속에서도 자리를 빛내주어서 길게만 느껴졌던 백운산를 지척에 두고있습니다.
정맥은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편백나무숲이 있는가하면 엉기성기 얽히어 사족을 잡고 늘어지는 철죽군락지도 있었고 빤질 빤질한 마을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삼월중순에 느낀 영하권의 추위와 모든 사물을 하얀색으로 바꾸어버린 춘삼월의 눈이 압권이였습니다.
당연이 앞구간만 하더라도 더위로 얼음물을 찾았던터라 몇일 사이에 뒤바뀐 기상변화에 적응이 될리가 없었지요,
6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차소리 요란한 접재에 도착하였을땐 온종일 젖어버린 옷과 온 몸이 얼어버린 고통 끝에 맛본 환희인 터라 성취감도 있었지만 너무 일찍 산행을 마무리하여 처음부터 할걸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었습니다.
버스의 시동을 걸자말자 광양권으로 접어 들었는데 쨍한 햇볕이라니~~,
우씨,
집에 일찍들어가서 할일도 없거니와 눈총만 받는데...
지금 시간에는 술집 문 열린곳도 없는데....,
눈속을 헤메다 왔다고 하면 미친놈이라고 할텐데....,
건너뛴 주렛재에서 백이산넘어 빈계재까지는 삼신님의 도움하에 25일에 잇기로 했습니다.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느낀게 있다면....,
나서면 뭔가 얻는게 있다는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