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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파운동권들이 연구한 ‘선동적 글쓰기- 이론’인데 매우 체계적이다. 이것을 보면 ‘지금은 인터넷전쟁시대’란 말이 실감난다.
좌파운동권 학생들이 쓴 것이지만 그 누구든 기본적 글쓰기에 참조가 될 것 같다.
글쓰기는 마음 준비와 태도가 반 이상을 결정한다.
언젠가 미디어다음에서 특별기획으로 젊은 세대의 글쓰기가 심각한 상태에 있음을 다룬 바 있다.
기승전결이 엉망인 글, 편지 쓰듯 한 리포트, 심지어 인터넷에서나 쓰는 구어체를 남발한 보고서 등이 그것이다.
7-80년대 이후 태생들을 일컬어 ‘영상세대’라고도 하듯 책과 활자보다는 영상이나 이미지에 익숙한데다, 시대가 흐를수록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등한시 하다 보니 생긴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영상매체가 발달한다고 해도 글쓰기의 중요성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의사소통 수단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며 체계적인 것이다.
글은 단순히 문자들의 집합이 아니라 ‘신선하게 냉동된’ 말과 연설이고, 무한대한 지식의 저장고이다. 글쓰기는 그 자체로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고 검증하는 과정이며, 타인과 소통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가슴을 치는 글 하나에 마음이 데워지기도 하고, 반대로 말도 안 되는 글로 인해 ‘당신의 주장은 역시 논리가 없고 억지’라는 비난 받을 수 있다.
체계적인 글쓰기 훈련을 통해 논리와 감동이 겸비된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제는 마음가짐에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글 쓰는 능력은 대번에 늘지 않는다. 다이어트만큼이나 꾸준히 노력해야 성과를 보는 것이 글쓰기 실력이다. 그러나 사실,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글쓰기는 그만한 노력과 열정을 쏟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 노력의 대가는 값지다.
글쓰기 연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논리적인 사고력도 심어주고,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능력도 주고, 남의 글을 분석하는 능력도 심어준다. 컴퓨터로 치면 입력과 출력, 그리고 처리능력까지 모두 업그레이드되는 거나 마찬가지다.
1. 글 쓸 내용에 대해 나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글쓰기의 첫 공정은 당연히‘ 뭘 쓸 건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좋은 글이냐 아니냐는 바로 이 첫 단계에서부터 결정된다.
좋은 글의 첫째 요건은 ‘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겨 쓰는 말 중에 ‘진심은 통 한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대부분 누군가를 설득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설득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설득이 되는 경우는 대부분 말하는 자신의 진심을 담아 간절하게 얘기했을 때라는 점도 경험으로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말과 마찬가지로 글에서도 진심이 가장 큰 호소력을 가진다. 솔직하지 않은 글을 어렵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도 힘들다. 마음에도 없는 말이 금방 티 나는 것처럼 마음에 없는 글도 반드시 티가 나게 돼있다. 성의가 없거나 논리가 안 맞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가 쓰는 글은 대부분 설득이 목적이다. 자기 자신도 감동하지 못한 글로 상대방의 생각에 작은 변화라도 주길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예를 들어 이라크파병 반대론자라고 가정해 보자!
파병반대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글이라면 자기 자신부터 가장 열정적으로 파병철회의 마음을 지녀야 하고, 애국 열사를 추도하는 글이라면 자신부터 그 누구보다 먼저 슬퍼하고 분노한 채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쓸 주제에 대한 사색, 그것은 자기 자신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 기초부터 탄탄히 하는 단계에서
2. 글의 목적을 분명히 하라
대충 어떤 내용으로 쓸 것인지 정해졌다고 해서 글쓰기를 위한 사전준비가 된 게 아니다.
과녁이 정확해야 기대하던 효과도 거둘 수 있는 법이다. 사업 하나를 하더라도 의의와 목표가 분명해야 성과가 남는 것처럼 글을 쓸 때도 글의 목적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즉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에서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키려하는가를 정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글을 읽는 모든 사람과의 간접대화이다. 그러므로 글을 읽을 구체적 대상을 그리며 그 가상의 대상을 위주로 글을 써내려가야 한다. 그래야 △어떤 생각을 하는 △누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잡히기 때문이고, 글의 일관성도 지켜지기 때문이다.
글쓰기 전에 자신이 그리고 있는 읽을 사람의 특징에 대해 짧게 메모해놓고 글 쓰는 중간 중간에 신경 쓰는 것도 좋다.
▲ 그 무엇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다.
▲논리적인 것을 좋아한다.
▲ 긴 글을 싫어한다..........이런 식으로 말이다.
더불어 글을 읽을 사람- 수신자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 글을 읽게 될지도 고려대상이다.
찌는 더위에 그늘 한 점 없는 사막초소 앞일지, 조용히 혼자 앉아 사색할 수 있는 자기 방 안인지, 정신 하나 없이 바쁜 아침시간일지도 계산에 들어가 있으면 좋다.
물론 매력적인 글이라면 그가 어떤 시공간에 있건 글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3. 글의 주제가 선명해질 때까지, 쓰지 말고 수다를!
흔히 글 쓸 일이 있으면 일단 컴퓨터 앞에 앉고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왠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보면 그제서 생각이 나는 느낌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글은 설익은 밥처럼 읽는 사람에게 소화불량만 갖다 줄 뿐이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글을 쓰면 글이 길어지고, 산만지기 십상이다. 또,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주제만 있어야 하는데(하나의 민족 하나의 조국처럼) 글 하나에 주제가 두세 개씩 있는 경우도 흔하게 발견되는 ‘생각 없는 글쓰기’의 전형이다.
하나의 글에는 하나의 주제, 모든 내용들을 주제에 복무하기 위해 존재한다.
주제가 선명해진다는 것은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와 소재, 논거들이 적당히 교통정리 되는 것을 말한다. 논거를 정리하다가 논거가 또 하나의 주제가 되는 오류를 겪지 않기 위해서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대화하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보다 말이 쉽게 술술 나온다.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와 소재, 논거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보면 생각이 간결해질 것이다.
4. 효과적인 내용전달을 위한 중심 고리 잡기
문학인들은 문학예술작품을 창작할 때 ‘종자’라는 것을 잡는다.
문학예술에서 종자란 작품의 소재와 주제, 사상을 유기적인 연관 속에서 하나로 통일시키는 작품의 기초이며 핵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문학예술작품이 내용성도 예술성도 모두 갖춘 질 높은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주제가 녹아나 있고, 형상의 요소들이 뿌리내릴 수 있는 종자가 바로 잡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중심 고리에 힘을 집중해야 풀리는 법이다. 사업을 전개할 때도 현실 속에 들어가 막힌 문제를 풀기 위한 핵을 찾아 일관성을 가지고 전격적으로 밀어 붙여야 해결이 쉬이 되는 법이다. 여기저기 조금씩 건드린다고 일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한국사회도 모순의 중심고리인 각양각층의 계층 간의 문제를 풀어야 다른 문제도 다 풀릴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문제이다.
운동권학생들이 쓰는 선전 문안은 문학예술 작품은 아니므로 문학예술 작품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글 하나를 쓰더라도 직설어법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글쓰기에서도 내용의 핵을 가려보고 그 내용을 중심으로 다른 내용을 배치할 줄 아는 ‘중심 고리 원칙’의 구현이 매우 중요하다.
5. 글쓰기의 실질적 완성, 개요 짜기
개요 짜기의 중요성은 고등학교 때, 대학입시를 위한 논술교육을 할 때부터 강조되지만 막상 글을 쓸 때 개요를 짜놓고 시작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비록 머릿속에 대강의 개요가 그려져 있다하더라도 그것으로 개요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대강 그린 것은 틈새가 있게 마련이고, 게다가 자기 머릿속에만 있으니 잊어버려도 할 말 없다. 흔한 비유지만 집을 지을 때도 골격을 튼튼하게 세워야 좋은 집이 되고 사람도 뼈대가 튼튼해야 건강하다. 개요 짜기는 글의 골격을 짠다는 점에서 개요만 짜면 글은 실질적으로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짜놓은 골격에 따라 살만 붙이면 되니까 말이다.
1) 논리 짜기-잡아놓은 중심내용의 전달을 위해 다른 모든 내용을 줄 세우는 것 -쓰고자 하는 중심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써놓는다 -논리 짜기는 그 중심내용으로 가기 위한 길을 만드는 작업이다 -성명이나 단순대자보의 경우 대부분 사실총화(문제제기)→문제의 원인과 본질→그로 인한 피해와 규탄→투쟁구호 제시→동참호소 의 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웬만한 글의 기본 틀이 된다. 다만, 호소문의 경우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집중부각하고 동참호소를 강하게 하는 식으로 글의 성격에 따라 어떤 부분이 더 강조되는가는 달라진다.
. ※논리의 기본 육하원칙
논리적인 사고와 그의 표현인 글쓰기에서 육하원칙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 뚜렷해진다.
어떤 사실을 접할 때 그 사실이 정말인지 아닌 지부터 궁금할 것이며 그게 정말이라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할 것이며 또한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할 것이다.
이어서, 여기까지의 사실이 나와 어떤 상관이 있는 문제인지 판단 후에 상관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건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는 이런 사고의 과정을 거쳐 설득력을 얻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최소한이다.
※선전 문안에서는 흔히 연역적 흐름으로 논리를 전개한다.
결론부터 말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흐름이 전개된다는 말이다.
알다시피 논리전개방법에는 연역법과 귀납법 두 가지가 있다.
연역법은 주장이나 원칙을 먼저 내놓고 그에 대한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이라면, 귀납법은 그 반대로 개개별의 사건과 내용을 먼저 제시한 다음, 그로부터 일반적 법칙이나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글이라면 몰라도 자기주장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의 문안에서조차 귀납적 전개방식은 십중팔구 읽는 사람의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하고 싶은 말은 시원하게 하지 않고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펜 잡고 책상 앞에 앉아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문안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귀납적 흐름도 한번 사용해볼만 하다. 마찬가지로, 각 세부문단의 구조도 주로 역 피라미드형으로 구성되게 된다. 중요한 얘기일수록 앞에 배치되는 구조를 말한다.
2) 서론 본론 결론의 자기 역할에 맞게 세부내용을 짜주자(표현기법도 그에 맞게)
▶도입부- 도입부는 하고자 하는 얘기의 소재를 알려주는 기능과 함께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끄는 역할도 해주어야 한다. 제목을 보고 글을 읽을지 말지를 결정한다면, 글을 끝까지 읽게 하는 집중력은 서론에서 결판난다. 그래서 서론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우리들과 이런 연관관계가 있는 문제이다’라는 두 가지 내용은 들어가 줘야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육재정으로 돌려져야 할 국민혈세가 부당하게 미군지원비로 전용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각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는 문장에는 두 가지 요소가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론- 본론은 문제의 심각성과 그 원인,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본질, 해결방안 등 하고자 하는 얘기를 뒷받침할만한 세부내용으로 구성된다.
본론에서는 여러 가지 내용이 다뤄지는 만큼 단락구성이 연관성 있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적으로 잘 이어지는 것이 기본이지만 형식에서도 매 단락의 연관관계를 쉽게 알려줄 수 있도록 하면 읽는 사람이 더 편하다. 앞 단락의 마지막 문장과 다음단락의 첫 문장의 연결, 적절한 접속어의 사용, 매 단락의 첫 문장에서의 형식적 반복성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단락과 단락 사이를 한 줄 띄워주는 것도 읽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이다. 본론에서는 또한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는 만큼 글 전체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본론에서 제시되는 근거가 대중적으로 권위 있는 것이면 훨씬 좋다. 이를테면 통계는 어디서 나온 몇 년도 것인지, 미국이 그런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지 등이 글의 설득력을 높이는 장치이므로 세심하게 신경써주어야 한다.
▶맺음말- 대체로 하고 싶은 말을 다시 한 번 강조해주면서 함께 투쟁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3) 하나의 단락에는 하나의 주장만 개요를 짜면 한 문단의 내용은 하나뿐이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다보면 그렇게 되지 않고 재봉질 끝처리하듯이 내용이 왔다갔다 섞이는 경우가 있다. 참으로 멀미나는 글이 아닐 수 없다.
문단은 소주제문과 뒷받침문장으로 구성되는 만큼 개요를 짤 때부터 하나의 문단엔 하나의 내용만을 넣고, 앞뒤 문단 사이의 연관성을 고려해서 문단배치를 해야 한다.
6. 문장쓰기; 어려운 문장은 죄악이다 왜 그런가?
첫째 우리가 글을 쓰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며
둘째 대자보라는 매체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한 목적의 글이라면 반드시 쉬워야 한다. 이런 목적을 지녔음에도 괜히 어렵게 쓰인 글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두 가지다. ‘흥 되게 잘난 척 하네’, ‘아 머리아파. 안 볼래.’물론 ‘이 사람 똑똑한가보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뿐이다.
글 자체에 대한 반응은 있어도 글의 내용은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 학생회 일꾼들이 쓴 문장들이 어려운 이유는 몇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첫째가 너무 긴 문장이고 둘째가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다.
우리글의 어법대로만 하면 쉽고 간결하고 내용도 분명한 문장을 쓸 수 있다.
1) 기본! 비문 쓰지 않기. 주어와 술어의 궁합 좀 맞춰주자 문장을 길게 쓰다보면 주어와 술어의 거리가 너무 멀어 서로 호응이 안 되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주어와 술어의 호응은 문장쓰기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다. 중간에 있는 말 다 떼고 주어와 술어만 붙여놨을 때 말이 돼야 호응이 되는 문장이다.
주어를 제대로 쓰면 주술호응이 더 쉬워진다 주어를 생략해도 맥락이 통하는 문장이 있는가하면, 주어를 생략하여 ‘일을 늑장으로 처리하여 수업을 준비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라고 할 경우 읽는 사람은 앞 뒤 문맥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문장을 이해하기가 곤란하다.
여기에 주어를 넣으면 ‘대학본부측이 일을 늦장으로 처리하여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로 되어 의미가 보다 분명하여 진다. 매 문장마다 주어를 제대로 사용하게 되면 주어와 술어가 자연스럽게 호응이 된다. ‘원자력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산가스의 배출이 없다’라는 문장에서 주어인 ‘원자력’과 술어인 ‘없다’가 서로 호응하지 않는다. 바르게 표현하려면 술어를 ‘없는 에너지이다’로 해야 한다.
2) 짧은 문장 만들기 비법!
한 문장엔 하나의 의미만을 담도록 노력하자 아래는 미디어다음 특별기획 ‘청년세대의 문자생활’에서 다뤄졌던 실제 사례이다. 「부시는 극도의 보안 속에 이라크를 방문하며 벌인 깜짝쇼는, 지금까지 현직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던 전쟁은 모두 미국의 침략 의도가 실패로 돌아갔던 전쟁이라는 점에서, 지금 부시가 얼마나 위급해 있는가를 반영하고 있다.(ㅅ대학 대자보 중 일부)」 이 글의 뜻을 살려 바르게 고치면 다음과 같다. 「부시는 철저한 보안 속에 이라크를 방문하는 깜짝쇼를 벌였다. 미국의 침략이 실패로 돌아가기 직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상대국 현지를 방문했던 전례가 있었다. 이로 볼 때 부시의 이라크 방문은 부시가 얼마나 위급에 처해있는가를 반영하고 있다.」 세 문장에 담아야 할 내용을 한 문장으로 쓰려다 읽는 것조차 힘들게 됐다. 「몇 년 동안 계속된 각 선본의 여성운동단위들의 비판 덕분인지 선거 시기에 ‘여성주의 학생회’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고, 정책들에 있어서도 점점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여성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동의기반이 적어도 학생운동권 안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 잡거나 강제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왔다.(같은 학교 대자보 중 일부)」「학생회 선거를 통해 ‘여성주의’라는 주제가 자주 언급되는 등 여성주의운동의 틀이 잡혀가고 있다」는 내용이다. 문장이 너무 길고 모호한 단어가 많아 이해하기 어렵다.
국립국어연구원 김문오 학예연구사는 두 문장에 대해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글을 쓸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긴 문장을 만드는 주범은 겹문장이다. 문장을 정리하지 않은 채 겹문장을 쓰다보면 위와 같은 실수도 빈번하게 생긴다.
한 문장엔 하나의 의미만을 담도록 노력해보자. 글이 간결해지는 첫째 비법이다.
쓰다보면 한 문장에 하나의 의미만을 담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 그러니 부지런히 노력하자.
3) 능동적인 사람이 되자!
수동태 사용 말자! 가급적 물건보다 사람을 주어로 사용하자. 가급적 수동태보다는 능동태를 사용하자.
4) 문체는 글의 목적과 성격에 맞게 문체는 글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문체에 따라 구어체를 사용한 쉽고 편안한 글이냐,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한 글이냐, 유머와 풍자가 있는 글이냐, 격식과 권위가 필요한 글이냐를 결정된다. 그러므로 어떤 문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글을 구상하는 초반단계에서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고, 문장을 쓸 때에는 애초의 구상에 맞게 일관된 분위기의 문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을 쓰는 내내 생각하라.
‘내가 지금 이 글의 목적에 맞게 쓰고 있나’ 문장을 쓰는 단계는 짜놓은 개요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전체 글의 주제와 연관되고 복무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문장을 쓸 때도 글의 중심내용에 부합되게 쓰고 있는지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
7. 적확한 단어와 표현 사용하기
중고시절 지긋지긋한 단어, 숙어 암기의 기억. 문법엔 좀 약해도 단어, 숙어만 많이 알면 웬만한 독해는 해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도 단어, 숙어 암기에 우리는 열중했던 것이다.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단어가 들어가 있어야 내용전달의 효과가 백배로 높아진다.
1) 늘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익히는 자세가 중요하다.
남의 나라 말인 영어단어는 열심히도 외우면서 우리말 단어는 목적의식적으로 익히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단어구사능력이 부족하다보니 글이 재미가 없고 앙상하다. 노력하지 않는데 우리말인들 익혀지겠는가.
우리말 단어도 부지런히 외우자.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만 모르는 단어가 보인다 싶으면 메모를 해놓고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것이다.(아래 글쓰기 훈련 방도 참고)
잘못된 단어사용 사례>>
▶반증하다 잘못 사용된 사례) 이번 이라크 포로학대사건은 부시행정부의 이라크전쟁의 부도덕성을 명백히 반증하는 사건으로서 : 반증(反證)이라는 단어는 원래 ‘다른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들다’라는 뜻이다. 위의 제시된 문장에 들어가야 할 단어는 반증이 아니라 증명 또는 방증이 맞다.
▶‘~적’ 우리가 무의식중에 정말 많이 쓰는 표현이다. 물론 꼭 써야 할 경우도 있긴 하지만. 쓸데없이 남발되는 경우가 찾아보면 수도 없다. ‘무의식중에’도 ‘무의식적으로’이란 표현으로 많이 쓰이지 않는가. ‘~적’이라는 표현은 일본식 표현이라는 점에서 더욱 자제해야 할 듯하다.
▶‘틀리다’와 ‘다르다’ 아주 대중적으로 오용되고 있는 단어이다.(^^;)명심하자. 같지 않은 것이 다른 것이고 옳지 않은 것이 틀린 것이다.
▶‘웬’과 ‘왠’ 역시 정말 많이 틀리는 사례다. 그러나 법칙은 매우 간단하다.‘왠’이 쓰이는 경우는 ‘왠지’밖에 없는데, 이건‘왜인지’의 줄임말이다. ‘웬’은 ‘어찌된’이라는 뜻이 담긴 관형사이므로 뒤에 반드시 명사가 따라붙는다. ‘웬 일’ ,‘웬 떡’ 등‘‘왠지’가 아닌 나머지는 거의 모든 경우‘웬’이 쓰인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고 나서도 헷갈리는 한마디가 있는데 그것은 ‘웬만하다’이다. ‘웬만하다’는 ‘우연만하다’의 준말로 ‘어지간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2) 수식어의 위치는 피수식어에 최대한 가깝게
‘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달아나는 범인을 쫓아갔다’라고 할 때 누가 소리를 지르는지 분명하지 않다. 수식어의 위치가 피수식어에 가깝지 않아서 생기는 혼란이다. ‘소리를 지르면서 달아나는 범인을 그는.....’으로 바꾸어야 의미가 분명하다. 다른 예이지만 ‘온통 사회가 범죄로 가득 차있다’ 라는 표현에서도 ""온통""은 ""가득 차 있다""를 수식하는 부사이므로 ‘사회가 온통 범죄로.....’ 나 ‘사회가 범죄로 온통 가득.....으로 수식어와 피수식어를 가까이 놓아야 한다.
3) 구체적인 표현을 즐겨 쓰자
정확한 숫자와 통계를 잘 활용하자. 주한미군범죄 처벌율, 국가보안법 피해자 중 한총련 이적규정으로 인한 피해 비율 등 숫자와 통계를 이용하면 읽는 사람에게 신뢰를 줄 뿐 아니라 내용전달 효과도 더 커진다.
4) 쉬운 우리말 단어가 내용전달에 유리
확대 된다 커 진다/ 금지하다 막다/ 유사한 비슷한 등
흔히 쓰는 단어 중에 더 쉬운 우리말 단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읽히기 쉬운 단어로 고쳐주자.
8. 제목 뽑기
1) 제목의 구실-흥미유발 내용요약
아래 경험전수 제목 스크랩 부분 참고
2) 리듬감 있게
말과 글은 리듬을 갖고 있다. 리듬을 살린 글은 잘 읽히고 내용 전달이 쉽지만 리듬을 무시한 글은 읽기가 버겁고 지겹다. 우리 시조나 가사는 주로 3·4조나 4·4조로 되어 있다. 우리말의 특성상 어간과 어미의 결합이 세 글자나 네 글자로 이뤄질 때 리듬감이 생겨난다. 리듬이 있는 문장은 읽기가 쉽고 기억도 잘 된다. 말하자면 좋은 글이란 좋은 내용은 물론 문장의 리듬도 갖춰야 한다. 말의 리듬은 특히 제목에서 중요하다. ‘8월은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의 달입니다’보다 ‘8월엔 얼굴마다 웃음가득 통일향기 솔~솔’이 더 낫지 않은가.
3) 긴 글에 유용한 중간제목
기획자보 등 긴 글에는 중간 중간 내용흐름을 요약해서 알려주는 중간제목이 유용하다. 참고로 특별히 중요하게 강조돼야 할 내용은 발문의 형태로 강조해주어도 좋다.
9. 퇴고
짧지 않은 시간 깊은 사색 끝에 글 하나를 쓰고 나면 솔직히 다시 보기가 싫어지는 마음이 누구나 든다. 이럴 때 잘 견뎌내야 한다.
다 써놓은 글을 스스로 정독하면서 수정하는 작업을 잘해야 글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글쓰기 실력도 빨리 는다. 다시 보면 자꾸자꾸 고칠 것이 눈에 띄는 법이다.
10.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받으러 부지런히 다니기
언젠가 윤경회 10기 한총련 대변인이 강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밤을 새서 대자보를 만들었다. 미대 앞에 자랑스럽게 붙여놓고 반나절동안 벤치에 앉아 몇 명이나 그 대자보를 보는지 지켜봤다. 채 5명이 안되더라. 우리는 우리가 만든 선전물이 학우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쓴 글이 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글의 목적은 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글의 내용이 전달되는데 있기 때문이다.
평가를 많이 받아야 실력도 는다. 운동권의 위력은 몇몇 잘난 개인의 힘이 아니라 조직력과 집단의 힘에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부족한 사람일 수 있지만 집단적 지혜와 힘은 끝이 없다. 자신이 쓴 글을 여러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비판받는 과정은 이런 훌륭한 집단적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드는 제2의 교육과정이다. 옛말에는 ‘병은 소문을 내야 고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만 동의와 설득이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읽히고 함께 토론할 때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래야 글쓰기실력도 빨리 는다.
● 맛깔난 글쓰기_이런 것까지 잘하면 더 좋다(추후제출)
문장부호 제대로 쓰기
글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서술기법을 동원하자
미국의 악랄함을 고발하고 싶을 때는 이라크에서 미국의 학살만행을 자세히 묘사하는 식으로, 처음 있는 일이거나 언뜻 이해가 쉽지 않은 일을 설명할 때는 적절한 비유를 쓰는 식으로,
병렬법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써먹기 좋다.
시에서 사용되는 표현기법들도 익혀두자
즉 문학적인 표현들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글을 쓰는 사람이 전달하고 싶은 감정이나 느낌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흔한 표현이지만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이라던가,
엔터를 제때 쳐주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원고라도 빈틈없이 빽빽한 건 읽기 부담스럽다. 특히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적절한 엔터 치기는 생명과도 같다.
단어사용: 일관되게 그러나 심심하지 않게
속담, 사자성어 잘 쓰면 글맛 백배
글이 실리는 매체의 성격에 맞게 쓰자
경험전수[글쓰기 훈련의 방도]
▶사색은 글쓰기의 어머니이다
어떤 사물현상을 대할 때나 깊이 사색하는 버릇을 들이면 좋은 글도 나오게 된다. 연설을 잘하는 대표자가 달리 잘하는 게 아니라 뭘 보든 어디에 있든 저걸 연설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계속 사색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다.
어떤 현상을 볼 때나 육하원칙에 따른 사실관계, 그 원인과 본질, 향후 전개방향, 해결방도, 그에 따른 의식화 중심내용 등을 고민하면서 대한다면 누구나 사색 왕이 될 수 있다.
▶다독다작이 최고다
= 글 읽기는 글쓰기를 위한 관찰이다. 글을 읽으면서 염두에 둘 점
일꾼의 관찰력은 관심과 책임감에 비례한다고 한다.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사람은 무슨 글을 보든 이 사람은 글을 어떻게 썼나를 보게 돼있다. 신문기사나 칼럼을 읽어도 그냥 읽지 않는다. 글쓰기를 위한 관찰로서의 글 읽기에서 주 관찰 대상은 △논리전개양식 △근거로 든 내용의 과학성 △단어와 표현법 △문체 등과 △글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와 반응이다.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좋은 음식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글을 읽느냐에 따라 어떤 글을 쓰게 될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운동권들의 말투와 글투가 무척 신기했고 그 다음엔 신경이 쓰였다. 처음 접했을 때의 신기함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새내기시절 3월 29일(!) 필자가 참석한 첫 집회에서 부총학생회장의 연설 중에서였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 나지만 대략 이런 식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등록금인상은 철저히 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 참 신기한 말투를 쓰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었다. ‘이러한’에 “~다라고‘라니...보통 사람들은 저 경우 ’이런‘과 ’~라고‘라는 표현을 쓰는데 말이다. 그때부터 줄곧 운동권말투는 나의 관심사였다.
그런 말투와 글투를 접할 때마다 이유가 궁금했다. 학번이 높아지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학습도 하게 되면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책을 보다가 선배들이 쓰던 것과 똑같은 말투들을 발견해 낸 것이다. 내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운동권 말투의 연원은 이렇다. 학술적 지식은 진보적 활동의 기초가 된다.
예를 들면 오늘날의 반미투쟁의 원인은 결국 한미관계의 구조적 불평등성에 있다. 과거 8-90년대 이념서적이라 불리는 것들은 거의 이런 것들을 연구한 학술서적들이었다. 학술서적의 영향을 받은 문어체적 말투 이것이 운동권 말투의 첫 번째 연원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연원은 그런 서적들 중 다수가 번역서였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영어선생님들이 이른바 ’영문 직독직해‘를 가르쳐줄 때 써먹던 식의 문장구조를 기억하는가? 예를 들면 ’존은 제인에 의해 선택 당하였다‘는 류의…. 지금도 그렇지만 번역문의 문장구조는 한글문장구조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외국어문장구조도 아닌 것이 우리 같은 일반인이 보기엔 좀 어렵고 잘 안 읽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이런 영향으로 운동권 말투란 것은 형성이 되었고, 형성된 다음엔 대를 물려 전수되었다.
요즘 학생회 일꾼들이 읽는 책이나 신문, 잡지의 글투가 예전 것과는 상당히 다른데도 일꾼들이 사용하는 말투와 글투는 그보다 차이가 작은 것은 바로 이 ’전수학습‘ 효과인 듯하다.
이렇게 구구절절 운동권 말투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어떤 글을 보는가는 어떤 글을 쓰는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좋은 글을 보는 것은 좋은 음식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영양들이 골고루 내 몸에 남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처럼 좋은 글에는 뽑아먹을 영양소가 한둘이 아니다. 좋은 표현, 좋은 문장구조, 좋은 논리전개력 등등.
배울 것이 많은 글을 가려볼 줄 알아야 한다. 신문이나 유명한 잡지에 실린 글이라 하여 모두가 우리가 글쓰기의 교범으로 삼을 수 있는 글은 아니다. 대게 좋은 글은 좋은 작가에게서 나오는 법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좋은 글은 그 자체로만 판단해야지 쓴사람의 명성이나 매체의 위력 등에 현혹되면 잘못된 글을 따라 써놓곤 ‘어디어디 기사도 이런 식으로 썼더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글을 관찰하듯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글을 보는데 비례해서 안목이 빨리 생기게 된다.
=여러 종류의 글을 보며 종류별로 정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예전에 전대협 4기(?) 의장인 송갑석씨에 관한 시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눌변이었던 송 전 의장(대표자가 눌변이라니 불행한 일이 아닌가ㅜㅜ)은 어느 술자리에서 문화국장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의장님은 지금까지 시집을 몇 권이나 읽어봤냐’는 문화국장의 물음에 ‘별로 안 읽어봤다’고 대답하자 문화국장이 ‘시집한권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백만학도의 가슴에 전대협을 담아주겠느냐’(정확한 표현이 기억이 안 난다.
이보다 멋있는 표현이었던 것 같은데)고 일침을 놓았다고 한다. 비판을 진지하게 들은 송 전 의장은 그날부터 앉으나 서나 시집을 읽어 드디어 시집 100권을 읽었고 전대협 출범식장에서 학우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눈물 맺히게 하는 연설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 그런 내용의 시였다. 딱딱한 글만 읽은 사람이 감동적인 글을 쓸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내용에 따라 형식은 바뀌는 법이듯 글의 용도에 따라 형태는 달라져야 한다. 용도에 맞지 않은 형태를 사용한 글이야말로 장례식장에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고 간 사람처럼 눈치가 없어 불행한 격이다.
사실을 전달하는 명료한 글, 그 본질을 파헤치는 분석 글, 감성을 자극하는 글, 행동을 촉구하는 선동 글, 슬픔을 분노와 투쟁의지로 승화시키는 추도사 등 여러 종류의 글을 보며 그 정형을 익히는 훈련도 필요하다.
=시나 노래가사 등을 잘 음미해보면서 감성적 사고도 훈련해보자
시나 노래가사에는 창작자의 깊은 사색이 반영되어 있다. 직설적인 표현과 달리 시와 노래가사는 곱씹어볼수록 사색거리를 던져준다. 시나 노래가사를 음미하는 버릇을 기르다보면 감성적 사고와 표현도 익힐 수 있다.
=글 분석하기에 버릇들이면 내용이해와 글쓰기훈련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글 분석하기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요 짜기이다. 글을 읽을 때 글쓴이가 작성했을 개요를 분석해가며 읽으면 내용에 대한 이해도 훨씬 깊어질 뿐 아니라 체계적인 개요 짜기의 정방향 역방향 훈련이 익숙해져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과업집행 과정이 가장 효과 높은 학습과정이다
글쓰기 훈련의 먼 길을 떠나자니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게 될지 기약도 없고 막막함이 밀려올 것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어진 일(대자보, 성명서 등등)을 열심히 하다보면 글쓰기 실력이 어느새 늘어나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하면서 배우는 게 제일 빨리 배우는 방법이다. 플랑쓰는 법을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보자. ‘어떻게 이런 글씨로 학우들에게 선전을 하겠어. 좀 잘쓰게 되면 그때 플랑써야지’라는 사람치고 글씨 느는 사람 없다. 괴발개발 어떻게든 써보는 사람이 빨리 느는 법이다. 연습에는 긴장감이 없지만 일은 실전이고 실전에는 긴장감과 고도의 정신적 집중이 따르기 때문이다.
▶ 블로그든 하루 한 장 대자보든, 글쓰기 연습공간을 만들어라
싸이를 하면서 포토샵을 배웠다는 사람이 많다. 이제 블로그 하면서 글쓰기 실력도 높이자. 수백 번 강조하지만 다독다작이 최고다. 글을 많이 써봐야 된다. 일기, 블로그, 하루 한 장 대자보 뭐든 좋다.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자. 단, 의무감보다는 재미를 위주로 글쓰기 연습공간을 만들 것을 권한다. 의무감만으로 만들었다가는 한달을 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모르는 건 그 자리에서 찾아보기. 그럴수 없으면 메모해놓기
얼마 전 모 지역 총련 정책위원장이 했다는 농담을 듣고 한바탕 웃었다. ‘네이버가 00총련 정책위원’이라는 말이었다. 모르긴 해도 필자도 그분만큼이나 네이버나 다음 검색을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 단어 하나만 치면 국어사전 백과사전에 개념정의 나오지, 지식인에 그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게 뭔지 나오지, 포스트나 블로그를 통해 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알고 자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지, 그에 대한 신문기사를 통해 그 단어와 관련해 최근 일어났던 사건들까지 알 수 있으니 이보다 훌륭한 정보원이 어디 있겠는가.
사물현상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그에 대한 관점과 입장을 가지기 위한 선행단계이다. 단어와 표현을 많이 아는 것은 물론이고 개념이해의 폭이 넓어질수록 사색은 깊어지고 그에 비레해서 글도 좋아진다.
아는 게 많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모르는 게 나오면 ‘나중에’라며 미루짐 말고 바로 그 자리에서 찾아보자. 일일이 다 적어 모아놓지 않더라도 궁금할 때 찾아보면 기억도 잘 된다. 찾아볼 여건이 정안되면 다이어리 한 귀퉁이에 모르는 것들 목록을 메모해놓고 시간이 날 때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메모, 나의 사고력과 기억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릴 담보
기억은 짧고 기록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메모는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은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고, 놓치고 싶지 않은 아이디어도 저장시켜준다. 아직은 출발단계에 있는 아이디어도 메모로‘Alt+S’를 걸어놓고 나중에 다시 불러와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자. 글쓰기에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글쓰기의 아이디어에서부터 단어와 표현까지 많은 것을 익힐 수 있다.
▶좋은 카피, 좋은 제목 스크랩하기
선거 때만 되면 정책, 선전일꾼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게 있다. 바로 선거모토다. 선거기간이 빠르고 규모가 큰 학교의 모토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것도 선본 일꾼들의 ‘모토에 대한 중압감’과 무관하지는 않은 듯하다. 선거철 선본방에 유난히 많은 신문과 잡지가 돌아다니는 건 십중팔구 따올 만한 좋은 카피를 찾는 정책일꾼들의 눈물어린 노력 때문이다. 선거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좋은 제목과 카피를 스크랩하며 그 반만 노력해도 카피라이터 못지않은 실력의 소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글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은 바로 매력적인 제목이다. 제목뽑기나 모토뽑기, 구호뽑기는 쓰임새의 차이가 있을 뿐 다 마찬가지 원리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장 압축적이면서도 선명하게, 가장 강렬하게 전달하는 것이 제목, 모토, 구호의 역할이다. 그러니 사색의 응집도도 훨씬 높고 따라서 타고난 감각이 아닌 후천적 노력을 통해 얻기에 쉽지 않은 능력이 제목뽑는 능력이다. 오죽 쉽지 않았으면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생겨났을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카피나 제목의 경우 특히나 좋은 걸 많이 보고 많이 따라해보는 것이 좋다. 원칙적으로 마인드맵 그려가며 뭐라도 하나 뽑아내려니 생각은 안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시간만 보내느니, 좋은 카피를 ‘패러디’해보면 실제로 일도 되고 그 과정에서 감각도 생긴다. 평소에 좋은 카피나 제목을 보자마자 스크랩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감각은 훨씬 빨리 생길 것이다.
신문기사의 제목들도 매일 학습하기에 좋은 교본이다. 모든 제목이 다 잘 뽑힌 제목은 아니지만 대체로 신문기사 제목들은 학점으로 치면 B+ 이상들은 된다고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문을 쫙 펼쳐놓고 일단 제목부터 훑어본뒤 관심가는 기사를 자세히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문기사 제목은 내용요약 전달기능과 흥미유발 기능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그런만큼 신문사들에서는 제목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웬만한 신문의 웬만한 기사제목들은 괜찮은 편이다.
제목과 카피 얘기가 나온 김에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행사 기치에 대한 것이다. 글 제목이나 구호 등과 달리 행사 기치는 특히 짧고 간결한 점이 중요해서 그런지 영어와 한자를 조합해 만드는 경우가 많다(구체적인 예를 들자니 특정학교‘들’의 명예훼손이 우려돼 피하겠다). 당장 짜맞춰내기에 보다 쉽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 같아 보여도 학우들이 딱 봐서 이해가 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우리말을 오염시키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말과 글은 쓸수록 가꿔지는 법인데 조국을 사랑하는 우리 일꾼들부터 (사색이 좀 힘들더라도) 우리 말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속에 더 새롭고 훌륭한 아이디어도 나오는 법이니까 말이다.
▶수다쟁이가 돼라
말을 잘하는 사람은 대체로 글도 꽤 쓰는 편이다. 친구들과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게 되면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대화는 쌍방작용이기 때문에 내가 하는 말의 논리성이 그때그때 평가되는 편이다. 그러면서 다른 이들의 정서도 익힐 수 있고 이런 과정을 통해 말기술이 늘면 글기술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누군가와 끊임없이 논쟁을 해보라
글의 논리를 전개할 때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며 그 사람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그 구체적 대상과 논쟁을 한다고 생각하면 논리가 더 풍부해진다. 마음속으로 논쟁을 하다보면 내가 제시한 논거가 반박당할 가능성과 그 내용까지 미리 생각할 수 있게 되므로 더 설득력 있는 글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