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는 사람들이 첫눈에 반하는 여인이 아니다.
처음에는 얼굴도 큼직한 것 같고 뭐 별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구나 요즈음 10대나 20대들의 미인 기준에서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심은하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한다.
펜들은 드디어 그의 숨겨진 아름다움에 감탄을 연발한다.
이게 바로 영남 여인의 매력이다.
영남 여인의 매력은 알기 정말 힘 든다. 같이 사는 남편도 영남 여인의 매력을
알고 사는 남자들이 극히 드물다. 다 산 연후에 아니면 아내가 죽은 뒤에 그것을
좀 아는 편이다. 영남 여인의 아름다움은 역사상에 결코 잘 드러나 있지 않다.
메스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가 이 세상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여지없이
다 드러내 보이는 세상이 되었건만 그 정체는 오리무중이다.
영남 여인은 세상의 비밀이 다 벗겨진 마당에 유독 UFO처럼
그 정체 파악이 지금까지 불가능하다.
UFO는 1947년 6월 민간비행사인 K.아놀드가 미국 워싱턴주(州) 레이니어산
부근 상공에서 푸르스름한 빛을 번쩍이는 일련의 비행접시를 목격한 것이
최초다.
새빨갛게 벗은 대낮에 정체불명의 영남 여인 심은하가 UFO처럼 잠깐 나타나
“한 지붕 세가족”에 나왔었고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드라마
“청춘의 덫”에서 데뷔 8년만에 인기가 폭발하였다.
이드라마는 배신당하여 버림받은 여인이 복수하는 장면을 연출한 내용이다.
청순 배우 심은하가 표독스런 여인으로 돌변한 연기가 아주 절절했다.
그 많은 사랑과 증오의 대사 중에 '당신, 부셔버릴꺼야-'라고 내뱉은
심은하의 절규는 청춘 남녀의 가슴을 뒤흔들었으며
그 뒤에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명대사로 남아 있다.
심은하는 1995년 MBC 여자연기자 신인상과 대종상 신인여우상
1998년 제1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인기스타상,
2000년 제37회 대종상 영화제 인기상,
2001년 제38회 대종상영화제
네티즌이 뽑은 인기상 등을 받았다.
잠깐이지만 심은하는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볼수록 그 미모는
흠잡을 데가 없으며 그 여인이 활짝 웃는 모습이 압권이다.
8도의 여인들이 활짝 웃는 것과 분명 다른 데가 있다.
은반의 요정과 같은 매력이 넘치는 웃음이 아니다. 새빨간 사랑이 핏빛으로
묻어나는 장미의 웃음도 아니다. 동산에 벚꽃처럼 흐드러진 웃음은
더욱 아니다. 그의 웃음은 청송이 우거진 주왕산에 떠오르는
정월 대보름달 같이 환하고 넉넉하다.
심은하는 주로 90년대 중후반에 활발히 활동했던 배우라 요즘 10대나
20대 초반에겐 낯선 배우일지도 모른다. UFO가 사라지고
사람들의 말이 많듯이 심은하가 은퇴하고 난 뒤
심은하에 대한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 여인은 청순하면서도 털털하기도 하고 조금 연약해보이면서도
선한 얼굴이다. 또 볼수록 예쁘다느니 귀엽다느니 복스럽고 부태가
난다느니 말이 끝이 없다. 또 전통적인 미인형이라느니
신비에 싸인 배우라느니 국민배우라느니
등 말의 향연이 한창이었다.
심은하는 활동하다가 UFO처럼 사라졌다가 어느 날 UFO처럼 또 나타났다.
심은하가 에르메스가방을 들고 나와 투표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간 잊어버리고 있던 펜들이 두 눈이 버쩍 뜨였다.
10대 20대 여성 펜들은 심은하의 그 모습에 열광하며
그 에르메스가방이 예쁘다고 난리법석을 피웠다.
그 가방 어디서 살 수 있느냐?
그 가방 값이 얼마냐 문의가 쇄도하였다.
심은하는 지금은 한 사람의 아내로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있다. 주왕산의 푸른 소나무 향내를 좋아하는
청송심씨의 DNA를 지닌 심은하는 청송 주왕산의 청명한 계곡에
몰래 피는 수달레를 닮았다.
수달레는 산철쭉의 다른 이름이며 진달래보다 더 붉고 아름답다.
심은하는 영남 여인이라서 원래 무대 체질이 아니라 심산유곡이나
청명한 계곡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화려한 무대를 버리고
가정으로 돌아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배우가 되었다.
심은하는 돌아갔지만 여전히 티켓파워 충만한 여배우이며,
충무로가 사랑했던 스크린의 여왕으로 여러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전성기 때 돌연 은퇴하여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렸으며
그 이후 생활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심은하는 배우로서
값을 올리기 위하여 신비감을 조성하려는 제스쳐가 결코 아니다.
이와 같이 좀처럼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게
영남 여인의 특성이며 그 좋은 예가 심은하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