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은 주일이다. 배집사네 가족들이 섬기는 뉴욕동산장로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제법 규모가 큰 교회였다. 교회에서 공동식사로 점심을 같이 하기에 우리도 함께 먹었다. 점심 후에 배집사가 교섭을 해서 교회 밴을 오후에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배집사와 같은 구역의 황집사의 운전으로 뉴욕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인 Bear Mountain(곰 산)에 갔다. 2시간 정도 차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 했다. 정상까지 자동차로 올라 갔다.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서 주차가 힘들정도였다. 미국의 산은 걸어서 올라 가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올라 가는 것인지 자동차 도로도 잘 되어 있고 모두 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 뿐이다.
정상에 1935년에 만들어졌다는 오래된 전망탑이 있었다. 4시까지만 개방하는데 우리는 3시 45분에 도착하여 다행이 전망탑에도 올라가 볼 수 있었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인데 전망이 좋았다. 허드슨 강이 멀리까지 많이 보이고 주변의 산들이 모두 내려다 보였다. 가을색이 짙은 단풍과 함께 경치가 아주 좋은 곳이었다.
산 아래에는 어린이 놀이시설을 비롯해서 넓은 잔디와 공원조성이 잘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너무 늦어서 오래 있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저녁에는 뉴저지주 쪽에 있는 한인타운에 가서 고급 뷔페집에서 푸짐한 저녁식사 대접을 받기도 했다.
11월 9일 월요일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정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을 먹은 후 뉴욕을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나갔다. 뉴욕의 케네디공항까지는 택시로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배유나 선생이 불러준 콩택시로 공항까지 오면서 기사의 신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광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해남 계곡이 고향인 기사가 우리와 통하는 점이 많아서인지 한국에서의 어린시절을 비롯한 자기 이야기를 신나게 한 것이다. 헤어질 때도 아쉬운 표정을 하며 정겨운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공항에서 택시에서 내리는 우리를 보고 있던 한국인 남자가 우리에게 말을 겅어 왔다. 공항까지는 왔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으고 있다가 한국인인 우리를 보고 말을 겅어 온 것이다. 미국에 온지 15일 되었는데 시애틀에 갈려고 나온 사람이었다. 우리도 서툴렀지만 함께 다니면서 수속을 밟고, 검색대를 지나 대합실에 가서도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의 힘이 되어준 것 같기도 했다.
뉴욕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약 6시간 후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오후 8시가 조금 지나 도착했다. 뉴욕시간으로는 밤 11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샌프라 시간으로는 8시경이었다. 3시간의 시차 때문이었다. 미국이란 나라가 같은 나라에서도 동서간에 3시간의 시차가 생기는 나라이기에 큰 나라임을 알 수가 있다.
뉴욕에서 5박 6일 친구집에서 먹고 자고, 안내를 받으며 뉴욕의 곳곳을 걸어다니며 구경하므로 누구보다도 뉴욕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미국 땅에서 사생활이 중요시 되는 곳인데 너무 염치 없이 지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 좋은 사람들이기에 조금도 어색함 없이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친구가 실제 생활에 적용해 준 거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자기 자신처럼 생각해 주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이번 친구 가족들에게서 그러한 모습을 본 것 같았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도 뉴욕에 한번 가 보는 것이 평생 소원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뉴욕은 온 세계 사람들이 가 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뉴욕을 많이 체험하므로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뉴욕은 우리에게 아주 친근감을 주는 곳이 된 것이다.
샌프라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마중 나온 동생을 만나 동생집으로 가서 그 동안의 여독을 푸는 쉼을 가지는 행복을 누리며 여행을 마무리지었다. 미국에 오래 살고 있는 동생 가족들도 아직 뉴욕에 가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약간의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