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면허 등록증 불법 대여 판친다

[보라원ok]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판친다

지난해 경기도만 300여개사 추산…“사법당국 철저한 수사·처벌 요구”

　민간 건축 현장에서 건축주와 무면허업자, 설계자가 공모해 건설업 등록증을 불법 대여하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자행돼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요구된다.

　27일 대한건설협회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건협 경기도회가 31개 시·군의 지난해 건축물 착공신고 및 허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300여개사가 건설업 등록증을 불법 대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지난해 건설업을 등록하고 기술자가 13명 미만인데 지난 한햇동안 건축물 착공을 신고한 건수가 100건을 넘는 건설업체가 10개사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이들은 지난해 시공실적을 신고하지 않아 불법 대여 혐의가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1개 현장에 투입하는 기술자가 최소 2~3명인 것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소화할 수 없는 양의 건축물을 시공하겠다고 신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건축주와 무면허업자, 설계자가 공모해 건설업 등록증을 대여하는 수법으로 건당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건협은 15개 시·도회를 통해 건설업 불법 대여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해 다음달초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만 300여개사가 건설업 등록증을 불법 대여한 것으로 추산된 만큼 전국으로 확대하면 불법 대여 행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행위가 자행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건협 관계자는 “경기경찰청 및 안산지검에 내사를 통한 수사를 의뢰했으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등록 대여 의심 업체 10개사의 본사 소재지 관할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사법당국이 적극적으로 수사와 처벌에 나서야 지난달 개정된 건설공사 시공자 제한 규정이 실효성을 확보하고 건설업등록증 불법 대여 행위도 근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희찬기자 chc@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

솜방망이 처벌에 불법대여 행위 근절 안돼

단기간 영업후 폐업하면 처벌 어려워…“실시간 적발 시스템 구축을”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무자격자의 부실 시공, 사회보험 미가입 처리로 소비자(건축주)와 건설근로자의 피해 증가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또 상습 면허 대여업체의 경우 건설공사 실적을 신고하지 않아 세금탈루 혐의도 높다.

　10억원짜리 민간 건축공사의 경우 부가가치세, 법인세 및 주민세, 산재·고용보험료 등 매출액 대비 4.5%인 약 4500만원의 세액 탈루가 예상된다.

　아울러 건축주를 부추겨 원룸 시공시 쪼개기 등으로 불법 건축물을 양산하고 구축 효과로 건실한 중소 건설업체의 수주 기회를 박탈하는 등 시장질서의 근간을 와해시키고 건설업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특히 지난달부터 건설업자만 시공할 수 있는 소규모 건축물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불법 등록 대여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행법상 등록 대여자와 상대방, 알선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해당 건설업체는 등록 말소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처벌 수위가 낮고 건당 300~500만원의 대여료를 챙길 수 있어 설계자와 건설업자, 무등록자간 공모에 의해 은밀한 거래가 이뤄져 적발과 처벌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업 등록 대여 행위를 제때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이해관계자의 신고 유도 등 실태관리 및 처벌이 중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에 대한건설협회는 국토해양부와 사법기관(대검), 지자체 및 관련 협회간 공조체제를 구축, 전국적인 점검·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국토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또 전국 건축물 착공신고 현황자료 등을 토대로 불법 면허 대여 및 세금탈루 혐의업체를 국세청에 통보하고 협회 본회 및 시도회에 ‘신고센터’를 설치, 신고가 있으면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첨부해 수사기관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나아가 다세대 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공사 착공 신고시 지자체의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여부를 확인해 사전 필터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건협 충남도회 관계자는 “건축사사무실에서 건설업 등록 대여를 알선하거나 등록 대여 업체간 조직적 연계 가능성이 커 전국적인 현황파악과 정보교환이 요구된다”며 “단기간 영업활동 후 폐업하는 건설업 등록 대여 업체의 특성상 지속적인 불법행위 파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협회에 건설업 등록 대여 여부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등 건설업 등록 불법 대여 근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희찬기자 chc@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