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지도 않았는데
어제 왔던 먼지들이
어김없이 오늘도
골방을 찾아왔습니다.
창문을 꼭꼭 닫았고
오간 데라곤 예배당뿐인데
어디서부터인지
서릿발 같은 죄들이
슬그머니 내려앉았습니다.
틈새에 숨거나 사소해
눈빛 주지 않았던 습관들이
스탠드 빛에
발가벗고 있습니다.
마음 바닥에 바람을 몰고 왔던
당신의 기침 소리에
잠든 척 했던 나의 먼지들이
살아 당신에게 고함지르고
수치심에 얼굴은
화끈 달아오릅니다.
비록, 황사 일어나는 세상에
서성이지 않았을지라도,
잠들기 전이면
한 쪽 구석에 외로이 걸려 있는
진공청소기를 틀어
영혼 깊숙이 울부짖을 것이며
아무도 스치지 않았던 밤일지라도
새벽에 일어나 그 청소기를
또 한 번 울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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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친구녀석 돐집에 갔었답니다.
밥이나 후딱먹고 도망치려다
친구녀석에게 붙잡혀
에고~ 애굿은 참이슬로
목을 축였답니다.
결혼 못한게 서럽기 그지없었지요.ㅎ~
하여,
시인나라에 쭈볏대며 들어왔는데
제 맘 속에 진공청소기가 필요한지 어떻게 하셨습니까.^^
감히 님의 글에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시의 설정은 좋은데
도입부분은 진지해서
흡입력이 있으나,
중반 이후부터 다소 진부한 경향이 있네요.
또한,
표현이 서술적이라
상투적으로 이해될 소지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일상적인 단어는 과감히 떨쳐버리시기 바래요.^^
시인에겐
제 말이 상처받기 딱 좋은 말이죠.
저도 어차피
상처투성이라서
님의 상처를 그저 보았을 뿐입니다.
시를 이해하기엔 제 시심과
글재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압니다.
그게 절 힘들게도 한답니다.
허나,
시의 길이라 생각하고 가다보면
글쟁이로써
만족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리라 믿어요.^^
같이 가시죠. 그 길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