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
우리 교육의 대안으로 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브루타의 핵심은 한마디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토론으로 교육하는 것입니다.
유대인은 정말 똑똑할까?
웹사이트 ‘유대인 정보(jinfo.org)’에 따르면 1901년부터 2016년까지 노벨상을 받은 사람 중 유대인 개인 수상자는 197명으로 전체 수상자의 22%를 차지합니다.
공동 수상자를 포함하면 36%, 즉 노벨상의 3분의 1 이상을 유대인이 독식한 것이죠. 유대인 수가 세계 인구의 약 0.2%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대단한 성취입니다.
이를 근거로, 흔히 사람들은 유대인이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 일까요?
객관적인 정보를 보면 의아합니다. 지능지수로 말하자면 평균 아이큐 세계 1위는 106을 기록한 한국입니다. 반면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은 94를 기록해 세계 중상위권 수준이죠.
현재 우리나라는 노벨평화상을 제외하고 수상자가 전무합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할까요?
하브루타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다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주요한 차이로 교육방법을 꼽습니다.
우리 교육은 보고 듣고 외우는 교육인데 반해 유대인은 질문과 토론을 하는 교육입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대화와 토론으로 똑똑하게 ‘키워진다’고 말합니다. 이런 교육의 중심에 ‘하브루타’가 있습니다.
하브루타는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즉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을 의미하며, 유대인 문화의 바탕이 됩니다.
어떤 상대와도, 어떤 주제로도 하브루타를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고받으면 질문과 대답이 되고 곧 대화로 이어지며 거기서 더 전문화되면 토론과 논쟁이 됩니다.
가정에서부터 이런 훈련을 탄탄하게 하기 때문에 이들의 대화, 토론, 논쟁은 수준급이고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큰 환영을 받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유대인이 최고의 인정을 받는 것은 하브루타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하브루타
유대인의 하브루타는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이들은 교육의 초점을 질문과 토론으로 자립심을 기르는 데 둡니다.
식탁에서 부모와 아이가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나누는 것은 일상입니다. 부모가 귀담아 듣는 가운데 아이는 하루 일과를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하고 모르는 부분을 질문합니다.
매일 저녁 아버지는 탈무드를 읽어준 다음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또 안식일인 매주 금요일 저녁에 모든 가족이 둘러앉아 긴 대화 시간을 갖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하브루타로 공부합니다. 유대인 학교에서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아이들은 조용히 듣기만 하는 수업이 없습니다. 곱셈구구를 배우는 시간에도 무조건 외우는 식이 아닌, 학생끼리 짝을 지어 답을 찾기 위해 토론하고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 의견을 나누는 수업을 합니다.
이런 수업은 학생이 상대방에게 교사가 되어 가르치고, 배우기도 하면서 서로에게서 최상의 아이디어를 끌어냅니다. 또한 토론을 따라가기 위해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자기주도 학습의 시작이 됩니다.
하브루타 기본 원리 따라하기
1. 주기적으로 대화 시간을 갖는다
유대인은 매일 탈무드라는 교재로 하브루타를 합니다. 하지만 하브루타의 주제는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족끼리 마음을 터놓고 진심으로 대화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물어보고 토론하는 것입니다.
가족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주기적으로 대화 시간을 갖는 것에서 시작하면 좋습니다.
유대인이 안식일 식탁에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모여 하브루타를 하는 것처럼, 매주 가족이 모여 앉아 대화가 풍성한, 긴 식사시간을 가져 보세요. 이런 식사를 매주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하브루타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2. 질문을 격려한다
유대인은 학교에 다녀온 아이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었니?’ 하고 묻지 않고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봅니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보다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를 높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질문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회입니다. 유대인인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물리학을 넘어서는 나만의 물리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고, 이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상대성 이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가 좋은 질문을 할 때 칭찬해 주세요.
더불어 부모도 질문을 자주하는 본을 보입니다. 아이에게 설명하거나 요구하는 대화를 하는 대신 늘 아이의견을 묻는 대화를 합니다.
3. 남과 다른 생각을 칭찬한다
유대인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너의 생각은 어떠니?’ ‘왜 그렇게 생각하니?’ 같은 것입니다. 하브루타의 핵심은 나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을 합해 ‘우리의 생각’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남과 다른 생각이라고 배척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이 100명이라면 100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남들과 다른 독특한 생각을 해낼 때 적극적으로 칭찬합니다. 이유를 구체적으로 들어 칭찬하면 더욱 좋습니다.
4. 모르는 것은 스스로 찾아보게 한다
유대인은 ‘남이 알려주는 것은 진정으로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질문을 하면 순순히 정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교훈을 알려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질문을 하면 ‘넌 왜 그런거 같아?’라고 되물어서 한 번 더 깊이 생각해 보게 하고, 스스로 생각해서 답이 나오지 않으면 책을 찾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아보게 합니다. 공부하는 방법은 알려주되 아이의 질문에 직접 해답은 주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가 질문에 틀린 대답을 할 때 ‘틀렸어’ 혹은 ‘답은 OO이야’라고 지적하거나 고쳐 주기보다 스스로 답을 생각해 내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던져 아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배운다
하브루타의 목적은 많은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사실 요점을 추려 외우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면 토론하고 논쟁하는 방법은 다섯 시간이든 열 시간이든 그 몇 배가 걸리는, 비효율적인 공부입니다.
그럼에도 유대인이 이런 방법을 고수하는 것은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통찰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하브루타를 할때는 이런 접근법으로 토론하는 과정 그 자체에 가치를 두고 즐깁니다. 이유를 제쳐두고 무조건 지식을 외우는 공부로는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지 못합니다.
6. 아이가 판단, 결정, 행동하게 한다
유대인은 아이가 어리더라도 자신의 일은 자신이 판단해 결정하게 합니다. 부모나 교사가 일방적으로 아이가 배울 것을 결정하는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채 배워서는 효율이 오르지 않고, 나아가 부모에게 반항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려면 무엇을 배울지 결정하는 단계에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잘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고, 성취욕구를 느끼며 할 수 있는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공부 동기가 생긴 아이는 스스로 학습하는 동력이 생겨 실력을 발휘합니다.
※ 하브루타 교육법, 무엇이 좋을까?
● 뇌를 자극한다
질문과 토론, 논쟁만큼 뇌를 움직이는 활동은 없습니다. 토론에서 이기려면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은 다음 더 치밀한 논리로 반박해야 합니다. 때문에 하브루타는 세상 모든 사물과 대상을 치열하게 생각하도록 해 뇌를 똑똑하게 변화시킵니다.
● 창의성을 키운다
하브루타의 핵심은 랍비와 현자들의 토론 내용을 담은 탈무드를 읽은 다음 대가의 견해와 다른 나만의 생각을 펼쳐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모두가 인정하는 객관적인 사실에도 질문하고 뒤집어 생각하면서 나만의 생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것은 남과 다른 나만의 생각을 하는 능력, 즉 창의성의 원천입니다.
● 의사소통 능력을 키운다
하브루타는 그 자체가 대화와 토론이기 때문에 많이 하다 보면 대화할 때의 예의를 배우는 것은 물론 소통 방법도 익히게 됩니다.
하브루타를 꾸준히 하는 것은 가장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방법입니다.
● 학습 내용을 잘 기억한다
하브루타는 학습 내용을 매우 잘 기억하는 공부법입니다. 미국의 NTL(미국교육연구소, National Training Laboratories) 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한 다음 24시간 후 머릿속에 남아있는 지식의 양을 측정했을 때 강의, 설명, 읽기로 공부한 경우 각각 5%, 10%, 20%만 기억났지만 그룹 토론, 친구 가르치기는 각각 75%, 90%에 이르렀습니다.
서로를 가르치며 토론하는 하브루타는 학습 내용을 잘 기억하는 학습법입니다.
참고서적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글 전성수), 《최고의 공부법》 (글 전성수),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글 전성수, 양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