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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자회사 축소, 기준부터 밝혀라" (매일노동뉴스 2008년 5월 20일, 김봉석 기자)
감사원, 금융공기업 조직축소 건의에 해당 기관노조들 반발
금융공기업들은 감사원이 공기업 자회사에 대한 민영화나 조직축소를 기획재정부에 건의한 것에 대해 19일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직축소 대상에 오른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증권예탁결제원의 노조들은 "감사원이 업무파악은 하고 기능축소를 건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채권관리센터를 축소한다는 계획이 건의됐다. 이에 대해 윤정한 금융노조 주택금융공사지부 위원장은 "공사의 채권추심 업무는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일로 민간 영역과 달리 국민의 돈을 취급하는 기관"이라며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만큼 국민 세금이 나가게 되는데, 업무규모를 축소하거나 민영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역 지원업무 축소가 건의된 증권예탁결제원노조도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이청오 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게 되면 증권예탁결제원에 맡겨야 하는데, 지역 지원업무를 축소할 경우 지역에서 발행된 주식을 다 본사로 가져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감사원이 조직운영 내용을 알기보다는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에 놓고 일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자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은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규만 한국자산신탁노조 위원장은 “민영화가 필요하다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대상에만 올려놓은 것은 책임있는 정부 당국의 모습이 아니다”며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하니 감사원이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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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구조조정 '불꽃' 토론 [2008-06-16]
금융공기업 구조조정 토론회 개최, 발제자들 "금융공기업 민영화는 졸속" 한 목소리
산업은행 기업은행 민영화로 중소기업 줄도산 및 국가경제 파탄 우려
금융노조는 6월16일(월) 오후 2시 은행연합회 14층 대회의실에서 ‘금융공기업 구조조정의 문제점과 올바른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25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대회의실 내 좌석이 모두 꽉 찰 정도 많은 청중이 몰려 금융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날 발제로 나선 김재율 금융노조 정책본부장은 “산업은행 임기 내 완전 민영화는 졸속, 헐값매각 시비와 은행산업의 합병 등 구조조정을 수반할 것”이라며 정부의 강제적인 금융공기업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기존 정책금융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금융공기업을 매각하고 또 다시 정책금융기구(KDF)를 신설하겠다는 것은 소모적인 정책일 뿐이며 온-랜딩 자금을 금융회사에 지원하고 민간금융회사로 하여금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하나 이는 담보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한 독약처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전대 방식에 의해 금융기관들의 마진율과 조달비용에 따른 중소기업 금융소비자들의 비용상승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 “기업은행은 IMF 당시 중소기업지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생존과 회생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며 “민영화로 인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자금 지원이 차단되어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금융경제연구소 이찬근 소장은 “금융공기업을 민영화 해도 영국의 가스와 전력처럼 독과점, 담합이 심해지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력난 처럼 공공성이 심각하게 후퇴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투자와 고용 증대 효과도 미미하다”며 “이에 따라 민영화는 IMF관리체제 직후 악순환 고리에 빠지거나(영국) 막대한 재정적자가 발생했거나(프랑스), 정부부채가 700조엔에 달하는(일본) 등의 한계상황에서만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을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키우려는 구상에 대해서도 이 소장은 “정부가 산은 지분 51%를 팔고 완전 민영화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정부의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유철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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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금융공기업 구조개악, 금융노조의 명운을 건 투쟁을 선포한다 (2008. 5. 2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구조조정 저지 자율경영 쟁취 특별위원회)
오늘 자 주요 일간지들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안을 일제히 보도했다. 산업-우리-기업은행을 민영화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을 통폐합하는 등 305개 공기업을 민영화 또는 통폐합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차별없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왔던 공공기관이 존폐의 기로에 선 것이다.
금융노조는 먼저 정부의 공식적 발표에 앞서 언론을 통해 확산되는 정체불명의 ‘공기업 민영화’ 설을 유포하는 것이야 말로 ‘괴담’이라고 밖에 볼 수 없으며, 확정되지도 않은 공기업 민영화를 떠벌리고 다니는 정부 내의 ‘가벼운 입’에 대해 분명한 출처와 책임규명을 촉구한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금융공기업 민영화에 결사 반대한다. 산업-기업은행 민영화든 신보-기보 통폐합이든 뭐든 간에 정부가 주도하는 그 어떤 공기업 사유화와 일방적인 구조조정 음모를 금융노조의 명운을 걸고 끝까지 분쇄할 것임을 밝힌다.
‘비효율 방만한 공공기관을 민간에 매각해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한다’는 것이 공기업 민영화를 기도하는 이명박 정부의 유일한 논리다. 그러나 공기업을 민간에 맡길 때 효율성이 확보되거나 방만한 경영이 사라진다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로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오히려 공기업이 사기업에 매각될 경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인상하고 공공재를 무기화해도 일반 국민들은 대응할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공기업을 민영화하더라도 사기업의 특성상 수익성 위주의 상업적 경영전략을 강요함에 따라 모든 국민이 아닌 오직 구매력을 담보하는 ‘고객’에게만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며 고객이 될 수 없는 다수의 가난한 서민들은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함으로써 사회양극화는 더욱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기업은 이명박의 대통령 바지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물건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재산이라는 것을 정부는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국가 경제의 핵인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보증을 통하여 신기술사업자의 자금공급을 원할히 하고 기술평가를 통해 기업의 기술혁신역량과 기술금융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왔던 기술보증기금을 신용보증기금과 통폐합하겠다는 것은 중소기업을 포기한 발상이자 인력만 감축하면 그만이라는 보여주기식 구조조정의 전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으며,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이자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러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무엇보다도 우려스러운 것은 민영화 과정에서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을 포함하는 외국자본들의 개입이 당연히 발생할 것이며, 이로인한 국내 금융산업 및 공공서비스 산업에 대한 지배·장악이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는 실물경제의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외국의 경우 오히려 규제강화와 기간산업 및 공공서비스 산업 보호로 선회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한 금융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세계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리스크가 고스란히 국내시장으로 전이되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정책금융 담당 금융기관들의 역할을 강화하고 성장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효율적 개편작업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산업-기업은행 민영화 안에서 보여지듯 굳이 민영화를 통하여 자금을 조성하고 또다시 정책금융 기능을 위한 기구를 신설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IMF 대재앙 이후 정부주도의 강제적인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결과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외국자본에 넘어갔으며, 금융공공성은 땅에 떨어지고, 서민과 중소기업은 은행으로부터 소외되어 사회양극화는 극에 달했다. 또한 지난 10여 년 동안 금융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인해 죽음의 고통으로 내몰려 왔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한술 더 떠 국민이 애지중지 키워온 알토란 같은 금융공기업을 전부 민영화하거나 통폐합하여 사익에 눈 먼 재벌과 외국자본에 팔아 넘기려 하고 있다. 금융공기업 민영화는 곧바로 서민과 중소기업, 금융노동자의 재앙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10년 전 IMF가 준 뼈아픈 교훈이다. 금융노조는 IMF 금융구조조정에 맞서 떨쳐 일어섰던 2000년 총파업 투쟁의 각오를 오늘에 되살려 정부 주도의 강제적 금융공기업 구조개악이 획책 될 경우 15만 금융노동자의 명운을 건 총력투쟁으로 화답할 것임을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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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민영화, 중소기업 파탄으로 이어질 것" (매일노동뉴스 2008년 5월 28일, 김봉석 기자)
기업은행지부, "공기업 역할 고려 않는 민영화 반대"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중)는 27일 "정부가 금융공기업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기업은행 민영화는 중소기업의 현실과 기업은행 역할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과연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책과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특혜로 치부하고 예외없이 경쟁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부는 "기업은행이 당장 민영화된다면 우량 중소기업에만 금융지원이 집중될 것이고 대다수 기업은 금융지원정책에서 소외돼 사금융을 찾아 헤매다가 무너질 것"이라며 "정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부는 이어 "담보력과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켜 국가 경제의 기반을 다져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이 바로 중소기업 정책의 근간이고 기업은행이 하고 있는 일"이라며 "재원만 조성하고 민간에게 이양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부는 "기업은행 민영화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공기업 민영화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정부도 상업과 경쟁의 논리에 따라 기업은행 민영화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스스로 중소기업지원과 육성이라는 국가정책을 폐기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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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민영화 4대 악재로 ‘흔들’ (서울, 주병철기자, 2008-06-02 17면)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민영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민영화 작업은 골격과 청사진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면서 심각한 경영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
●중소기업 줄도산 우려
산은과 우리금융지주그룹 등에 대한 민영화 방침과 함께 CEO 교체가 확정된 지 50여일이 되었지만, CEO 선임은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처럼 경영 공백이 지속되면서 가장 애를 먹는 곳이 중소기업들이다. 신규대출이나 대출 연장 등에 대한 결재가 이뤄지지 않아 돈을 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줄이 막히면 부도가 뻔한 데도 해당 금융 공기업에서는 민감한 시기에 책임질 수 없다며 결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 교체기에 누가 결재를 하겠느냐”면서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돈 돌려막기가 심각한 상황이라 앞으로 한달여가 지나면 그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영화를 주도하는 측이 이같은 어려움을 모르고 있다.
●CEO 인선기준, 고무줄
그동안 CEO 인선을 제때 하지 못하는 데는 청와대가 인선 기준을 자의적으로 잡은 탓이 크다. 산은 총재의 경우만 하더라도 ‘관료출신은 안된다'고 했다가 “가급적 넓게 찾아보려고 한다”면서 ‘관료라고 해서 반드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금융위원회에서 언급하는 등 시도때도 없이 기준을 바꾸어서 시간만 허비했다. 이 때문에 산은의 민영화 계획도 ‘메가뱅크’로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철회하는 등 아직까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특히 근거도 없이 전 정부의 특정 인맥으로 분류하여 공모에서 아예 배제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인선의 투명성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방문 기간중에 이뤄진 산은 총재의 후보 내정 과정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민영화를 추진하는데 적합한 인물을 고르기 보다는 특정인의 입김과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공기업 CEO 출신의 한 인사는 “민영화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첫 단추인 산은 총재의 인선 과정을 보면 민영화를 제대로 추진하려고 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검찰수사, 성과있나
금융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구조적인 비리 척결보다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CEO들을 몰아내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검찰 일각에서도 공기업 등에 대한 무차별적인 압수수색에 대해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공기업의 업무가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면서 “검찰 수사를 보면 뭔가 들춰서 죄를 찾아 내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정한 혐의점이 없으니까 주변을 뒤진다는 얘기마저 있다.”면서 “검찰 수사가 공기업 민영화를 위한 순기능 역할에 무게를 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관료들이 이상하다?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관료들의 상식 밖의 행동도 민영화의 취지를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정부에서 고위직으로 임명된 관료들은 공기업 CEO 등에게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 좋지 않으니 사표를 내라”는 식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얼마전 공기업 CEO를 하다 그만둔 한 전직 관료는 “관료들이 새 정부의 인사코드 맞추기에만 급급하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인사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인사는 “관료들의 공기업 진출이 예전같지 않다보니 전직 관료들끼리 서로 근거없이 험담하는 상황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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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민영화에 中企는 없다 (이투데이, 최영수기자, 2008-06-05 08:35:19)
잇따른 민영화ㆍ통폐합 방안에 中企 정책금융 '실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획일적인 금융공기업 민영화로 인해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이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정부 들어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공기업들에 대해 민영화 및 통폐합 작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획일적인 개혁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이 실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 민영화에만 혈안...中企 입장 배제'
실제로 지난 2일 금융위가 발표한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정책금융은 배제될 전망이다. 단지 시장의 중소기업 지원을 촉진하는 간접지원 역할만을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부는 오로지 민영화 그 자체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며 '중소기업 정책금융이 실종되는 등의 민영화 이후 부정적인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의 민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기업은행이 민영화될 경우 중소기업 지원을 본질적인 사명으로 여겼던 기업은행 고유의 역할은 사라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민영화될 경우 우량 중소기업 발굴 및 지원이라는 기업은행 고유의 역할은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획일적인 민영화 방안에 중소기업들의 입장과 현실은 배제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민영화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걸려 있다. 우선 공사가 민영화 될 경우 유동화 할 자산확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공사에서 유동화한 주택담보대출채권은 공사가 설계해 위탁판매한 장기고정금리의 보금자리론이다. 이 대출을 공사가 양수해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하는 구조에서 민영화될 경우 유동화를 할 자산이 부족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통폐합 방안 문제없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의 통폐합도 마찬가지다. 한때 두 보증기관의 중복성 문제가 제기됐던 것은 사실이나 이것은 옛날 얘기가 된 지 오래다. 기보와 신보 양사간 중복 보증 비율은 2004년 54.4%에서 지난해 18%로 낮아졌다. 특히 기보의 경우 2004년 52%에 불과했던 기술혁신기업보증 비율을 지난해 81%로 늘렸으며, 기술평가보증도 15%에서 올해 52%까지 끌어 올렸다. 따라서 정부가 기술금융기관으로서 특화된 기보의 역할을 무시한 채 물리적인 통폐합을 강행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술혁신형 기업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큰 게 사실이다. 기보 관계자는 '기술금융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고 선진국에서도 중소기업 기술 정책을 주요 과제로 선정하고 있다'면서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기보의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감정원, 대한주택보증, 한국기업데이터 등 정부가 민영화 및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공기업들에 대해서도 민영화 이후 정책부재로 인한 부작용이나 중소기업들에 대한 배려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각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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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민영화, 국민건강 이어 '국민경제'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새사연 칼럼, 2008.06.18 ㅣ 정희용/새사연 이사)
금융이 사적 소유의 대상이어선 안 되는 이유
가정마다 TV 한 대, 전화기 한 대씩이 놓인 지가 그리 오래 된 일은 아니건만 지금은 이들 가전제품이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가 어렵울 정도가 되었다. 방송과 정보통신은 이미 개별 가정의 선호나 수익자 부담 원칙을 넘어서는 공공재가 돼버린 것이다.
공공재라는 것은 이를 대체할 다른 수단이 없다는 점이 주요한 특징이다. 또한 공공재는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고 시대와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집집마다 전화가 한 대씩 놓일 때는 유선 통신망이 공공재가 되고 전 국민이 한 대씩 핸드폰을 보유하고 있는 시대에는 모바일 통신 인프라가 공공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공공재에는 시장 가격을 부여하기도 어렵고 시장 기구에 전적으로 공급을 맡길 수 없는 사정이 있다.
만일 이 특성을 거꾸로 적용하여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공공재에 해당하는 영역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영리에 활용할 경우 그(기업)는 무소불위의 독점력과 함께 엄청난 폭리를 거의 무한정 취득할 수 있게 된다. 현대 공공재의 사적 영리화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일방적 갈취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봉이 김선달의 행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문제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민영화를 ‘사적 갈취’라고 표현한 것이 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설마 공공재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개인이나 기업이 치부하도록 놔두기야 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정확히 그렇다. 공기업의 선진화니 효율성 증진이니 하는 것은 표면적인 수사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정치권력의 수준이 국민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사적 갈취’의 대표적인 사례가 멕시코의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이다. 올해는 순위에서 밀렸지만 그는 지난해 빌게이츠나 워렌 버핏을 제치고 세계 최고 갑부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다. 국제 경제의 변방인 멕시코에서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던 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모은 비결은 다름 아닌 공공재의 사유화였다. 그는 정권과의 유착을 통해 1990년 멕시코 국영 통신회사를 인수했다. 1,100여개의 공기업을 200개로 줄인 멕시코 신자유주의 정권 살리나스 정부의 민영화를 이용한 것이다. 슬림의 국영 통신회사 인수가는 18억 달러였으나 지난해 그가 보유한 민영 통신회사의 주가 평가액은 자그마치 360억 달러에 달했다.
17년 만에 20배로 불어난 재산이 ‘민영화를 통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영’ 덕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민영화 이후 멕시코의 전화요금은 대폭 인상되었다. 한 멕시코 대학교수는 민영화 이후 전화요금이 지역과 사용자에 따라 최고 5,000배까지 인상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것이 ‘갈취’가 아니고 무엇인가.
누구나 즉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공공재인 물, 전기, 전화에 비해 체감이 다소 떨어지는 탓인지 은행 사적 소유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과해 보이는 우리 가족의 핸드폰 보유량이 일인당 한 대인 데 비해, 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구당 보유 금융상품(보험, 예적금, 펀드 등)은 평균 8개가 넘는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구성원을 3인으로 잡으면 일인당 2.5개 이상인 셈이다.
한집에 자동차를 두 대 가지고 있는 경우는 있어도 한 사람이 두 대씩 가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어쩌면 금융상품은 개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품 중 하나일 수 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이처럼 금융에 노출되었으며, 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국민 생활에서 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혹자는 선진국형 진화라고 평하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러현 변화는 우리 국민들이 금융 강국을 만들겠다는 정부 구호에 혹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국민 복지 체제가 제대로 서 있지 않기 때문에 노후나 혹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한 대비를 민간 금융상품인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 등으로 대비하는 실정이다. 해마다 치솟는 부동산값에 어떻게든 내집 하나라도 마련하려는 서민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집을 산다. 그보다 사정이 못한 경우에는 전세자금 대출이라도 받아야 수도권에 몸 하나 뉘일 공간을 마련한다. 월급 받은 돈 은행에 넣어봤자 실질금리가 형편없으니 저축 수단이 되지 않아 펀드에 가입한다.
국가와 사회가 보장해야 할 국민들의 최소 생활과 복지를 마련하지 않는 조건에서 어쩔 수 없이 금융 의존도가 대폭 높아진 것이 외환위기 이후 십여년 간 가속화된 현상이다. 이런 판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민간 은행 소유권은 이미 외국인 손에 넘어가 있다. 소유가 바뀌고 나서 나타난 정책이 각종 수수료 인상, 은행 직원의 대량 해고, 기업 대출 중단과 부동산 거품을 부채질한 주택담보 대출 급증, 담보 없는 서민들의 대부업체 이용 폭증 등이다. 이 결과로 은행을 소유한 외국인 주주들은 막대한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한해 은행권 전체의 순이익이 10조 원을 상회하고 국민은행 하나가 올리는 수익은 현대자동차의 순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그리고 그 이익의 대부분은 해외로 빠져 나간다. 이를 두고 강정원 국민은행장조차도 “자산의 99.9%가 국내에 있고 수익도 99.9%가 국내에서 나오고 지점도 4개를 제외한 모든 점포가 국내에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주 비율이 80%를 넘는 것은 이상한 소유구조”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전 10년 동안 국내 시중은행들의 수익은 다 합해 7조 원 수준이었다. 한해 평균 7,000억 원이니 지금 국민은행 혼자서 올리는 수익의 1/3도 채 안 되는 규모다. 이것이 무엇을 뜻할까. 사실상 공기관이었던 은행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벌이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국민경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공급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을 뿐 효율과 수익성을 명목으로 국민 개개인에게서 돈을 짜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경제에 필요한 ‘공공기관’을 돈벌이 사업에 투입시켜 놓고 ‘돈을 이만큼 벌었네’ 하고 자랑하는 게 신자유주의자들의 유치한 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간 공기업 민영화의 과정이 이렇게 명백한데 이명박 정부는 몇 개 남지 않은 국책 금융기관 중 하나인 산업은행 민영화에 몸이 달아있다. 알다시피 산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성격이 또 다르다. 산업은행법 제1조는 설립 목적을 “중요 산업자금의 공급·관리”로 천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발전을 가져온 전력ㆍ철강 등 기반산업과 중화학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대표 산업의 설비ㆍ운영 정책자금을 저리로 제공하면서 산업구조 고도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이 산업은행이다. 이제 이것마저 떼어서 팔아넘기겠다는 것이다.
2008년 3월 말 현재 산업은행의 총자산은 145조 원으로 삼성그룹(144조 원), 국민은행(233조 원) 보다는 적지만 수신(예금액)이나 부채를 제외한 실질적인 총자산 측면에서 산업은행은 ‘대한민국 1위’다. 그런 점에서 “산업은행을 집어삼키는 자본이 한국 경제를 움직이게 된다”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만한 규모의 자산을 인수할 자금 여력이 국내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산업은행 주인이 누가 되리라는 것쯤은 불을 보듯 뻔하다. 외국 자본 또는 몇몇 국내 재벌들의 연합일 것이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의 국민 건강에 대한 악영향이 10년쯤 후부터 표출된다면, 산업은행 민영화로 인한 국민경제의 위험은 10년 후면 이미 치유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대한민국 그리고 우리 가정의 10년 후를 위해 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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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2011년이후 민영화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2008/07/28 10:00)
신.기보 통합여부 내달 결정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2011년 이후에 민영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보증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통합 여부가 다음달에 결정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국회 공기업대책특별위원회에 보고한 `금융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방향'에서 산업은행지주회사의 매각 대금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되는 한국개발펀드(KDF)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한 다음에 기업은행의 지배지분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DF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지주회사로 전환되는 산업은행의 정부 지분 49%를 현물 출자받아 이를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매각한 대금과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 매각 대금을 갖고 중소기업을 지원하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 지원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기업은행의 민영화는 그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있는 대우증권과,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하이닉스, 현대종합상사 등 9개 일반 기업은 KDF 출범 전까지 팔리지 않으면 KDF로 넘겨 정부 주관 하에 매각이 추진된다. 다만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등 산업은행이 보유한 공기업 주식은 KDF로 넘어가지만 매각되지 않는다.
금융위는 우리금융지주와 서울보증보험, 쌍용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경영이 정상화됐거나 잠재 인수자가 있으면 매각 대금의 극대화를 추진하고 나머지 기업은 산업 발전이나 국민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매각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산업은행의 경우 2012년까지 정부 지배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를 마무리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고 오는 9~10월에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KDF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은행과 우리금융은 정부 지분 51% 초과분에 대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장 상황에 달려있다"며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완전 민영화는 현 정부의 임기 안에 끝낸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중소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통합 문제가 제기돼 온 신보와 기보의 통합 여부에 대해 8월 중 공론화 과정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하고 예보와 자산관리공사의 경영 선진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자산관리공사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9조원 가운데 3조원은 공적자금상환기금에, 1조원은 금융기관에 배분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금융 공기업 가운데 산업은행과 신보, 주택금융공사 등 3개 기관장의 선임을 끝냈고 기보는 선임 절차를 밟고 있으며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에는 이수화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대출,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단계별 대응책을 세우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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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기업 매각 속도 조절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2008-07-28 10:02)
공자금 기업도 시장상황 고려
정부가 금융 공기업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 매각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공기업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기로 했던 당초 방침과 달리 산업은행 민영화 일정과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매각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정부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통합 문제도 내달 중 공론화 및 관계부처의 협의를 거치돼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수요를 고려해 시간을 두고 최종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 기업銀 민영화 속도 조절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 민영화에 따른 정책금융 시스템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은행 민영화는 시점 조절이 필요하다고 28일 국회 공기업대책특위에 보고했다.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때 탄력적으로 자금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경제여건 악화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51%를 초과하는 지분을 매각하는 등 기업은행 민영화를 산은 민영화와 병행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한국개발펀드(KDF) 등 중소기업 정책금융체계의 안정적 작동 여부를 확인한 이후 지배지분을 매각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올해 연말까지 산업은행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고 내년 초 일부 지분을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매각하겠다는 산은 민영화 일정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산업은행 민영화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증시 침체로 지분을 제값 받고 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하반기 우리금융 지분 매각 어려워
정부는 공적자금이 투입됐거나 산업은행이 보유한 기업의 경영권 매각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다. 경영이 이미 정상화됐고 잠재 인수자가 존재하는 기업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매각대금 극대화를 추진하고 매각가치의 상승이 예상되거나 실적개선이 필요한 경우 여건을 봐가며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로 잡혀 있던 우리금융 소수 지분(23%) 매각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고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등의 경영권 매각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기업 지분은 KDF 출범 전까지 매각되지 않으면 KDF로 넘겨 정부 주관하에 매각 추진하고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등 공기업 주식은 팔지 않기로 했다.
◇ 신.기보 통합도 시간두고 결정
정부는 신보와 기보의 통합 문제도 중소기업 정책금융 수요를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보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에 대한 채무보증과 신용정보 관리 업무를, 기보는 기술보증제도에 따른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자금공급 업무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효율성 개선 측면에서 신보와 기보의 통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며 작년 5월 예산처는 기금존치평가에서 신보에 대해 존치, 기보에 대해서는 기금의 재정 안정화와 기술평가보증의 특화를 전제로 조건부 존치 결정을 내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8월 중 통합여부에 대한 공론화 과정 및 관계부처 협의를 거칠 계획"이라며 "향후 경기상황과 중소기업 정책금융 수요 등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최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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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企銀 민영화 지연…藥될까 毒될까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2008/08/02 08:08)
금융위, 産銀 매각 이후로 연기
독자생존 '발판'…주가 '부정적'
정부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방안이 미뤄지면서 산업은행을 제외한 정부 소유의 우리금융과 기업은행 등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민영화 연기 방침으로 이들 은행은 독자생존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추가로 벌게 됐다. 기업은행은 민영화 이전에 지주사 전환을 통해 독자생존 가능성에 '쐐기'를 박을 예정이며, 우리금융은 국내 최대 금융사로의 위상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매물'이 아닌 인수주체로 평가받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시장 '실망'
당초 금융위원회의 계획대로라면 이들 은행의 지분은 올 하반기부터 지분 매각작업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 은행들은 시장의 매각 시나리오 자체를 전면 부정해 왔다. 지난 6월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한 이팔성 회장의 경우 '국내 최대 금융사'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매물이 아닌 인수주체로 나서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또, 윤용로 기업은행장 역시 중소기업 전문 은행으로서의 '역할론'을 내세우며, 독자생존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취약한 수신기반 확대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사실상 시장은 이들 은행들을 향후 '금융빅뱅'의 '촉매제'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연기 방침은 '금융빅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희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방안에 따라 향후 '금융빅뱅'을 앞두고 M&A 시장에서의 대응책을 강구해 왔다"며 "정부의 민영화 연기 방침으로 금융시장 재편이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의 발표가 나오면서 이들 은행들의 주가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금융위의 민영화 연기 발표 다음날인 29일 우리금융의 주가는 6.53% 급락했으며, 기업은행 역시 1.59%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기업은행의 경우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환은행을 대체할 수 있는 매물로 주목받으며 낙폭을 줄였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은행의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M&A 모멘텀이 주가상승에 영향을 미쳐온 만큼 향후 주가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 역시 이들 은행들의 목표주가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은 정부 담당 관료나 CEO가 변경될 때마다 민영화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돌출된 이슈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가는 하락했다"며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들로 민영화를 통한 금융권 구도재편이 요원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영화 대비 '총력'
금융시장과는 반대로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단 M&A 소용돌이에 휘말리게되면 중복점포의 통폐합과 인적 구조조정이 자연스레 뒤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외환은행 이후의 최대 관심매물로 주목받아온 터라 민영화 지연은 내부적인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윤용로 기업은행장 역시 이를 계기로 2012년 이후로 예정된 민영화까지 독자생존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IBK투자증권의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중소기업 퇴직연금을 주로 취급하는 보험사를 자회사로 설립할 예정이다. 또 취약한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시중은행의 영업점과는 차별화된 'IBK월드'라는 신개념 점포를 확대하는 한편, 내년 지주사 전환을 통해 독자생존을 기정사실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역시 적극적인 대내외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 살리기'라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사실 윤 행장은 취임 초기부터 '메가뱅크' 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다. 몸집이 크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기업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윤 행장의 지론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보내고 있다. 민간금융회사인 국민은행과는 달리 민영화 대상인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정부의 금융시장 재편 의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정부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의지는 꺾였다고 보기는 힘든만큼 기업은행이 M&A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위해선 오히려 중소기업 전문은행이라는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통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경우 우리금융처럼 덩치가 민영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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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기은 민영화 경쟁력 “글쎄요” (서울, 문소영기자, 2008-08-18 21면)
‘갸우뚱’.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완전히 민영화될 경우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민영화를 한다고 갑자기 투자은행(IB)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정부의 후광을 업고, 손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시장의 영악한 논리 앞에서 무력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보증하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과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의 경우 시중은행들이 발행하는 은행채보다 조달금리가 훨씬 낮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졌지만, 민영화될 경우 이제 출발선이 같아진다.”면서 “그러나 영업망이 부족해 수신기반이 취약해지는 등 시장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앞두고 지점이 많아 수신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체국이나 농협, 우리은행 등을 인수·합병(M&A)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같은 이유다. 2008년 들어 기업은행이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나가는 것도 시장과 경쟁하려면 미미한 수신기반의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비교하면, 2000년에 먼저 민영화의 길에 들어선 기업은행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기업은행은 코스닥 상장으로 민영화의 첫걸음을 뗀 뒤 상당한 발전을 해왔다는 평가다. 아예 정책기능을 떼어버린 산업은행의 기능·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BBB등급 이하의 기업의 회사채 발행 등 회사채 부문에서 장기를 가진 산업은행이 다른 IB업무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산은에서 떨어져나와 전문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할 한국개발펀드(KDF)의 존재는 중소기업 여신에 강점을 가진 기업은행의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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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민영화하면서 중소기업 살리겠다? (프레시안, 양준호/인천대 교수, 2008-09-04 오전 10:08:32)
[밥&돈]거꾸로 가는 MB의 금융공기업 민영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주요업무로 시행해왔던 기업은행 역시 민영화 구상의 주요 대상으로 설정되었다. 기업은행이 정부의 민영화 구상을 수용하게 될 경우, 인수합병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정부 주도의 메가뱅크론이 민간 주도의 리딩뱅크론으로 치환된다는 의미이며, 또 기업은행은 인수 타겟 기업으로 설정된다는 것이다.
나는 정부가 추진·구상 중인 기업은행의 전면적인 민영화 조치는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문제는 국민경제를 좌우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며, 또 이는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 현상이다. 우리나라 전체기업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99.9%(일본 99.7%, EU 99.8% 미국 99.7%)이며, 전체 종사자 중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은 86.5%(일본 79.9% EU 66.4% 미국 50.9%)에 이른다.
OECD참가국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그 위상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즉 중소기업은 국내경제 및 지역경제의 더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사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이며, 중소기업정책은 강력한 거시경제정책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다음과 같은 5가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①고용창출자, ②지역경제의 선도자, ③경쟁촉진자, ④성장산업 창출의 선도자, ⑤사회안정의 주역. 이러한 중소기업의 사회경제적 역할로 볼 때, 중소기업정책이 갖는 국민경제에 있어서의 전방위적 효과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은 곧 우리나라의 경제 및 국민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결한 과제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중소기업정책은 거시경제정책, 산업정책, 사회정책, 자유시장경쟁체제 유지정책이다. 즉 중소기업정책은 광범위한 영역 및 경제효과와 연관되는 가장 핵심적인 국가정책으로 규정할 수 있다. 중소기업정책의 그 영역 및 효과의 광범위함으로 인해, 이를 '시장'에만 맡겨 두게 되면, 국가의 존립 근거가 상실될 우려가 존재하며, 결국 다양한 형태의 중소기업 지원 시스템은 '국가'에 의해서 구축·영위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과 관련한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자. 우리 중소기업은 최근 성장성 및 생산성 관련 지표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관련 제반 지표가 모두 악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진단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생산증가율이 2%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으며, 설비투자는 중규모 수출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부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자금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이며, 고용상황은 특히 기술 및 전문인력 분야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기술개발과 관련한 측면을 보면, 매출액대비 R&D투자비율이 1%내외에서 횡보하고 있다.
중소기업 부도와 경기순환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부도는 경기변동에 지극히 탄력적으로 변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국가경제의 주축인 중소기업의 경기저항력이 매우 낮음을 의미한다. 국민경제에 있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생존이 경기순환에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중소기업정책이 갖는 '거시경제정책'의 기능이 부전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결국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중소기업정책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방증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도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일수록 어음을 많이 발행(참고로 어음발행비중 78.9%)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자금적·재무적 취약성을 말해주는 것이며, 중소기업의 낮은 경기저항력은 중소기업의 금융(자금)의 문제에 의해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중소기업이 불황 국면에서 가차 없이 부도가 난다는 것은 불황 국면에서의 자금부족 문제로 인한 어음발행에 의한 것이며, 또 불황 국면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충분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했기 때문으로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불황 국면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충분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게 되면, 중소기업이 경기변동에 매우 탄력적으로 도산되어버리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경기변동과 무관한(경기역행적)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 이것은 중소기업금융의 기본 방향이자 중소기업금융이 정책금융이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곤란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하여 자본규모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경영규모가 열세하며 경영상태가 불안정해 원활한 자본 확보가 곤란하다. 이와 같은 중소기업의 본질적 특성에 의해 중소기업 자금조달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금융긴축 운용 시 또는 대출재원 부족 시에 자금조달에 타격을 받는 쪽은 대기업에 비하여 대출조건이 불리한 중소기업이다. 민간금융기관은 회사가 어려우면 자금회수 및 신규대출을 크게 줄이고, 회사가 잘되면 신규대출 세일 등을 실시하는 등 대출 행태에 문제가 많다. 즉 중소기업 대출의 경기순행성을 의미한다. 이는 곧 이익을 내야하는 민간금융기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라 결국 경기변동과 관련 없는 중소기업 대출이 필요하며 공적 기관에 의한 정책금융은 불가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어 중소기업 금융문제의 특수성을 살펴보자. 수요 측면에서는 정상적인 수요 이외에 기업의 수익성 부진 등에 따른 단기자금 수요 및 기업 운영 이외의 투기적 수요 등이 추가됨으로써 만성적인 과수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공급 측면에서는 은행들이 기업 금융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이며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계금융을 선호하는 반면, 기업금융에서는 기업 외형과 담보 중심의 자금 공급 경향을 보임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부문 간 불균형과 함께 안정적이지도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러한 수요와 공급 간 불일치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으로 더욱 심각해졌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대기업 자금수요의 감소 및 부동산 관련 규제로 인한 가계대출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변화가 은행의 금융중개기능 활성화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은행 대형화는 중소기업금융의 구조적·본질적 불안정성 제고하였으며, 이는 중소기업의 피폐화·대기업-중소기업 간 양극화의 심화와 연결된다. 또 이러한 문제들에 의해 국내수요가 침체되며, 사회적 불안정성(위화감)이 증대하고 있다. 이는 곧 중소기업금융의 정책금융화 필요성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제도는 현재 중소기업청,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등 12개 부처에서 94개의 지원정책이 수립·시행되고 있는데, 특히 현행 중소기업 금융지원제도는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와 담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이용기회를 확대하고 자금조달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중소기업의 진흥과 이를 통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뒷받침하는데 주목적이 있다. 이러한 현행 중소기업 금융지원제도의 존재는 중소기업 금융은 공공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정치적 합의'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며, 반면에 중소기업 금융지원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개방화 및 금리 자유화의 지속은 향후 기업규모 간, 지역 간 자금공급 및 금리 면에서 격차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IS규제에 따라 은행은 대출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며, 그 결과 특히 중소기업과의 정보비대칭성에 따른 각종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형태와 대출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향후 금융시장 환경 및 중소기업의 주요 자금조달원인 민간은행의 전략이 중소기업에 대해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현행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정책적 목적과 성격의 재정립, 정책목적에 부합 되도록 제도의 개선, 정책별 차별화 등이 과제로 부상되고 있다. 즉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문제는 그 '공공적 성격'을 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보고서에 의하면, 시중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경기순응적(경기탄력적) 대출패턴을 보이고 있는 반면, 기업은행은 불황 국면에서도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경기역행적 대출)한 것과 경기조절적 자금공급 기능을 수행한 것이 강조되어 있다. 중소기업 대출은 경기 불황기(위축기)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익성을 중시하는 민간금융기관은 경기순행적 중소기업 대출에만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국가 내의 거시경제를 좌우하는 중소기업대출(경기와 상관없는, 또는 경기역행적인)은 정책금융기관 외에는 그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중소기업금융은 반드시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황 시에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이 기업은행의 그것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기은경제연구소의 민영화 추진 관련 계량지표에 의거해서 볼 때도, 이는 곧 민영화 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 가능하다. 기업은행의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이 아직 축소되지 않았음을 방증하고 있다. 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의 경기변동은 그 외의 시중은행에 비하면 덜 탄력적이지만, 절대적으로 볼 때, '경기탄력적인 변동'을 보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우리 경제에 있어서 중소기업금융의 '공공성'이 발휘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대출 패턴이 경기와 무관한 형태이거나 아니면 경기역행적인 것일 때, 경기조절적 기능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은행 민영화 여건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도 중소기업 정책금융과 관련한 제도개혁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논의들을 살펴보면, 중소기업 정책금융 개혁을 비롯한 금융공기업 개혁과 관련한 보편적·지배적인 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금융공기업 개혁을 반드시 민영화라고 하는 방법과 연결시켜 논의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존재를 전제조건으로 설정하여 그 기능적 측면의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은행 등의 금융공기업 문제와 관련하여 민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신자유주의적 개혁 기조는 지극히 국지적인 형태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필요성과 중소기업금융이 본질적으로 견지해야 하는 '공공성' 에 대해 세계 각국의 '인식적 합의'가 존재하고 있는 지금, 우리만이 왜 꼭 외도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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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민영화, 금융공공성 위기만 불러온다 (프레시안, 장진호/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 2008-09-10 오전 10:11:10)
[창비주간논평]민영화보다 경제난 해결이 우선
2008년 연초 이명박정권의 출범을 준비하던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MB노믹스의 우선순위로 공기업 민영화, 그중에서도 1순위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꼽았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하에 들어간 이래 급진적으로 시행되어온 공기업 민영화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공공부문'마저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며, 10여년에 걸친 한국경제의 신자유주의적 재구조화를 완결짓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금융산업의 개방, 대형화, 민영화는 10여년 전부터 현재까지 일관된 기조로서 정책당국에 의해 추진되어온 것이기도 하다. 산업은행 민영화의 경우도 노무현정권 시기인 2007년초 이미 국책은행 구조개편이라는 명목으로 정책금융을 제외한 산업은행의 투자은행 부문을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합쳐 금융투자회사로 만든 후 민영화하려는 민관합동 태스크포스의 구상이 있었다. 게다가 현정권 초기 기획재정부는 금융써비스산업에 국민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서 '제조업을 대신'하는 정도의 비중까지 부여하는 동시에, '외화벌이용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도를 담은 기획을 제시하기도 하는 등 금융화정책 추진의 정도를 한층 강화했다.
금융공기업 민영화, 재벌을 위한 것인가
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하여, 정권 초기에는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을 통합한 '초대형 금융지주회사 설립안'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우선 민영화 시행 후 매각대금에 의한 정책금융 전담펀드 조성안'이 대립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후자에 힘이 실려 우선 민영화를 추진하되 양자를 절충하는 방안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2008년말 산업은행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고 2012년까지 '임기내'에 완전 민영화한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서 정책금융기능에 관해서는, 따로 한국개발펀드(KDF)를 설립하여 민간금융회사에 전대(on-lending)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케 하는 방안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민영화와 정책금융기능 분리는 헐값매각이 재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게 만드는 동시에,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 중소기업 금융소비자들의 비용상승을 불가피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정권 출범 전후 보수적 싱크탱크 역할을 한 한반도선진화재단은 금융부문 정책방향에 대한 제안서를 출간했다. 그 필자들인 보수적 경제학자들은 선진화를 운운하며 금융공기업 민영화를 강조하는데, 그들이 제시하는 민영화 이후 금융기관 소유지배구조상의 대안은 주로 국내 산업자본, 즉 재벌이 사모펀드 구성함으로써 금융기업의 소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와 철폐였다. 그들의 제안에서 금융과 제조업부문을 아우르는 재벌의 지배력 확대가 불러올 문제들에 대한 우려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민영화보다 경제난에 신경써라
정권 출범 후 반년을 넘긴 지금, 이런 경제학자들의 국민경제 성장에 대한 정책제안마저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보일 만큼 상황은 더 '험악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 단적인 예가 민영화 대상에 개항 4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고 국제적으로 우수한 써비스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인천공항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대하여 현정권은 대통령의 친인척이 관계된 호주 금융기업 매쿼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이명박정권의 강한 정책드라이브 아래 금융부문을 포함한 제반 영역에서, 정권 지배세력의 '특수한 이해들' 및 최대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예상 소유주들의 계산'과 맞물려 국민경제 발전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기업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갖게 만든다.
이명박정권의 공기업 민영화 드라이브는 4월 총선 이후 본격화되리라 예상되었으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으로 인한 국민의 분노와 촛불정국의 와중에서 잠시 주춤했다. 심지어 당시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민영화계획을 정부여당이 스스로 공개 부정하는 등 꼬리를 내리는 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촛불정국의 소강국면에서 현정권은 다시 기회를 만난 듯 공안정국 조성 기도와 동시에 말을 뒤집어 국민의 신뢰를 한층 추락시키고, 민영화 보따리들을 '공기업 선진화'라는 기만적 명칭을 사용하며 풀어대고 있다. 정부는 치솟는 환율, 물가고, 내수불황, 고용 및 투자침체, 국제수지적자, 주가폭락 등 심각해진 경제난조차 관심의 후순위에 두는 듯한 인상마저 주어가며, 현재 '민영화'를 경제정책상 일차적으로 중요한 대상인 양 취급해오고 있는 것이다.
핵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공공성을 다시 생각한다
이러한 민영화 와중에 매각대상의 자산저평가나 부실판정이 일종의 필요한 사전절차처럼 왕왕 등장하여 공기업의 헐값매각이 유도되곤 했다. 이후 그 공기업이 바로 정상화되면서 부실을 빌미로 싼 가격에 매입한 사적인 주체(주로 외국자본이나 민간 대기업)에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국민세금의 정책적 이전과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후 외국자본에 매각된 국내기업이나 은행들, 특히 론스타사태를 야기한 외환은행의 사례가 교훈적으로 보여주는 바이다. 심지어 산업은행의 경우도 일단 사유화하는 매입주체에 유리하도록 의도적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간 핵심적 국책은행으로서 산업은행이 다량 보유한 대우증권이나 대우해양조선, 한국전력 등의 지분을 고려할 때, 산업은행의 매입주체는 국내 기간산업에 대한 소유지배력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산업은행의 민영화는 더욱 위험한 구석이 있다. 국내 은행부문의 민영화 비중은 이미 OECD에서도 평균을 상회한다. 그런데도 계속된 일방적 민영화와 금융의 대형화 유도는 금융의 공공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동시에,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중층적 금융생태계를 마련하는 일을 더욱 어렵게 한다. 역사적으로 드러난 대로, 주로 정권 차원의 이권사업으로 전락한 공기업 민영화가 이제는 국내 경제정책의 만능열쇠로 동원되는 일이 중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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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관치로 얼룩진 '메가뱅크' 원하나 (프레시안, 이대희/기자, 2008-09-11 오전 9:23:16)
[경제, 위기 탈출 해법은] ④선진화 구실로 규제 함부로 풀면 안돼
이행되는 일련의 구조 개편 방안은 이른바 '선진 금융'으로 나아가는 길로 평가된다. 외국의 대형 은행과 맞먹을 덩치를 가진 토종은행을 키워 세계 금융시장의 주도자로 나서자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입김이 지나치다는 경고가 나온다. 금융산업 종사자들은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을 '관치금융' 재현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처럼 금융기관을 자신들의 뜻대로 주무르고 싶은 욕망은 억제하지 않으면서 정작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규율과 감시자로서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선진 금융'을 얘기하면서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규제 완화의 전제가 돼야 하는 감시 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큰 실패를 겪은 미국식 시장주도 경제 구조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다.
지난 9일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말한 메가뱅크 구상안은 규모 면에서 정말 '메가톤급'이다. 국민·신한·우리 등 상업은행 순위로 상위 3사를 염두에 둔 '빅3'간 대등합병을 주창했기 때문이다. 만약 대형 은행 3사의 합병이 실제 이뤄진다면 자산만 400조 원이 넘는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취임식에서 총자산 규모 600조 원대의 세계적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자사가 금융시장 재편을 주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평이다. 당장 지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통합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내부의 복잡한 절차가 이번 KB금융지주 출범 과정에서도 하나하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여 KB금융지주의 시장 재편 주도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만에 하나 자산규모가 이 정도로 큰 은행이 출범한다면 공정 경쟁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변수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정책으로 새 주인찾기에 나선 산업은행이 KB금융지주에 흡수합병되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메가뱅크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에 담긴 의미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 노무현 정권 때부터 끊이지 않고 제기된 이른바 '선진 금융 체제'로 한국 금융경제가 나아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종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투자은행 육성과 금융업의 해외 진출을 생각한다면 대형화 논의는 자연스럽게 수반되는 게 당연하다. 규모의 경제가 가지는 이점이 분명 있기 때문에 투자은행으로 가겠다는 방침이 있다면 대형화 논리 자체는 타당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은 "사실상 외국계 은행이 많은 한국 금융산업 특성상 토종 대형금융기관이 탄생한다면 정부 정책과 상업 은행의 정책 조화가 보다 쉽게 이뤄질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업뿐만이 아니다. 자통법 시행을 시발점으로 한국형 투자은행(IB)이 출범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외환위기 이후 메릴린치,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 입은 아픔을 의식해 한국 관가와 금융계에서는 꾸준히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 간 합종연횡을 통해 대형 IB가 탄생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진다.
협상이 결렬되긴 했지만 산업은행이 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시도한 것도 'IMF 체제를 겪은 한국 금융자본의 세계 진출'을 꿈꾸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마치 '일제시대 아픔을 겪은 한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팽창적 느낌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자하는 열망이 여기에 일정 부분 녹아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금융산업 재편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지나치게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역시 팽배하다. 당장 자통법 추진 후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시장을 지켜보는 이들의 의심을 키우고 있다. 시중 증권사는 올해 들어서만 8개사가 더 늘어나 총 62개사가 됐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결국 자통법 시행을 전후로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경쟁이 가중된 데다 증권 유관기관이 일제히 결의한 수수료율 일괄 20% 인하 방침이 수수료 경쟁까지 부추겨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다는 주장은 노무현 정권 때부터 나왔다. 지난해 10월 심상정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가 대우증권을 통해 관치 금융을 펴 증권업계 M&A를 인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증권이 정부의 자통법 추진과 발맞춰 위탁매매 수수료 인하를 본격 고려했기 때문이다. 수수료 인하-경쟁강도 강화-승자와 패자 갈림-승자의 대형IB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정부가 자통법 시행 이전에 인위적으로 유도했다는 논리다.
이명박 정부 역시 이런 비판에 자유롭지 않다. 당장 메가뱅크 논란에 불을 댕긴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의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을 지낼 정도로 정부와 가까운 인사라는 점이 그 근거다. KB금융지주와 함께 '은행 대형화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창하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또한 고려대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하나라는 점에서 관치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다. 둘은 이명박 정부 들어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 회장 자리에 올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새로운 금융 환경에 맞는 정책을 제시하고 금융사를 감독할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 위원 구성 역시 정부의 관치 욕망을 강하게 반영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 9명으로 구성되는 금융위 위원 중 6명이 관료와 관료 출신 인사다.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혐의를 받는다. 반면 정부에서 완전히 독립된 인사라고는 사실상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 1명에 불과하다. 종전 금감위에서 3명이었던 민간 비상임위원 자리는 1명으로 줄어들어버린 셈이다. 금융위가 합의제 성격을 가진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금융시장 감독은 물론 금융정책 입안에도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어느 정도의 리더십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관치 마인드를 가져서는 곤란하다. 금융시장은 특성상 한번 문제가 생기면 큰 파급효과를 몰고 오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역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이 문제"라며 "직접적으로 시장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없도록 시장 운영 원칙을 훼손해서는 곤란하다"고 충고했다.
보다 큰 문제는 금융산업 재편 과정에서 함께 이뤄지고 있는 금융규제 완화 방안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정부는 금융산업 선진화의 한 방침으로 금산분리 완화를 거론하고 있다. 딜로이트 컨설팅 회장 출신의 전광우 금융위원장부터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금융위의 철학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더군다나 이 틈에 정부는 선진화 논리를 다른 산업에도 끼워 맞추며 출자총액제 제한 폐지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금융시장과 산업시장의 방만화, 자본 집중화를 막던 빗장은 풀어 젖히려는 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감시·감독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위험하다. 금산분리만 해도 엄밀히 말하면 '은산분리'가 맞다. 이미 제2금융권은 재벌 자본이 휩쓸 정도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가뱅크 논란과 자통법 시행 논란이 연일 계속되는 와중에도 새 시스템에 걸맞은 규제 장치에 대한 논의는 어느 한 곳에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준경 교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의 옳고 그름을 떠나 새 금융시스템 도입을 거론할 때 그에 걸맞은 선진국 수준의 감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가 같이 이뤄져야함은 당연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종태 연구위원은 특히 정부가 대폭 규제를 완화하면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금융시스템 모델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이전 미국경제 시스템을 그대로 본땄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한국보다 금융감독 체계가 훨씬 강력한 미국에서도 시장 통제의 실패로 대형 금융사고가 터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새 금융감독 체계 구축에 대한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통화감독청(OCC),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다양한 층위의 금융감독 시스템을 구축한 국가다.
이종태 연구위원은 "미국이 얼핏 보기에 탄탄한 금융감독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지만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사실상 금융주체들의 분식회계를 막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위험관리 자율규제를 그대로 본 따 부채담보부증권(CDO), 커버드본드 등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는 세웠으면서도 그에 대한 감독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CDO는 일반 대출을 비롯해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유동화를 위해 이들을 한데 묶어 만든 유동화채권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 미국 투자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묶어 CDO로 만든 후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시장에 대거 유통시켰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에 부채의 위험을 떠넘겨버린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80년 이후 20여년 간 미 정부는 '시장에 대한 규제는 약해야 한다'는 신념을 흔들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취한 구제 조치와 일련의 처방은 정부가 '행동주의'로 회귀했음을 분명히 한다"고 보도했다. 이종태 연구위원은 "CDO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원흉이라 불릴 정도로 위험한 상품이다. 쉽게 말해 미국의 투자회사는 CDO를 이용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유동화 과정에서 생기는 위험을 상품 간, 혹은 금융기관 간에 떠넘기기만 해 위험을 키운 셈이다. 그런데 이런 위험한 상품을 선진화 명목으로 도입하려 하면서 미국의 실패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사태 발발 이전의 미국을 막연히 따라가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금융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길 원치 않는 이는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한 은행 대형화 논리에 타당성이 있음을 부인하는 이도 많지 않다. 문제는 정부가 생각하는 '대형화를 통한 투자은행으로의 길'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다.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다른 나라 투자은행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지가 확실치 않다. 일본의 경우 은행산업 재편을 통해 미쓰비시도쿄UFJ, 미즈호파이낸셜, 미츠이스미토모 등 3대 공룡은행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덩치만 커졌을 뿐, 그에 걸맞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이 조치는 실패로 끝났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대형화 부작용으로 7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세계적 성공사례로 꼽혔던 일본의 은행산업 중 현재 자산순위 세계 10대 은행에 이름을 올린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금융지주회사의 '투자은행화' 변신 후 뒤따를 후폭풍에 대비할 준비가 됐는지도 역시 따져봐야 한다. 이종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지주회사의 대형화 후 예대마진을 추구하던 전통적 은행업이 자본신용업 중심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금융소외현상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부에서 신용회복기금 등을 마련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쏠림현상에 따른 부작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소리다. 산업 재편에 따라 금융기업이 일제히 투자은행화 변신을 꾀할 경우 이 중 시장 경쟁에서 탈락하는 기업이 생긴다면 금융업의 특성상 예상 이상의 위험을 시장에 몰고 올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이 새로운 생존경쟁에 재벌그룹이 끼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산업 재편에 은행업은 물론 보험, 증권 등 제2금융권 역시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 부문은 이미 재벌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영역이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동반한 산업재편으로 재벌 금융기업 역시 금융투자지주회사 등을 만들어 경쟁에 뛰어든 결과, 특정 재벌자본이 금융산업에서도 지배력을 나타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이종태 연구위원은 "결국 기업을 사고팔아 마진을 남기는 게 투자은행업의 주된 돈벌이다. 금융산업 재편으로 자연스럽게 재벌이 제조업을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며 "은행은 물론 재벌도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게 되면서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나 인수합병 시장에 재벌의 영향력이 강해지게 된다. 지금까지 한국에 없었던 형태의 '산업-금융 복합체'가 탄생하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과연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정부가 마련할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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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조원 산업은행, 누구 주려고 민영화 하나 (미디어오늘, 2009년 05월 04일 (월) 07:36:22 이정환 기자)
[경제뉴스 톺아읽기] 초대형 매물 5년 안에 매각 마무리 계획… 거간꾼으로 나선 언론
초대형 매물 한국산업은행이 시장에 나온다.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에 따르면 산업은행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되 5년 안에 지분을 전량 처분하게 된다. 5년 안이라면 이명박 정부 임기 안이라는 의미다. 이 법은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86개 법안에 섞여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산업은행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의 선거 공약이었고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최대 숙원 과제였다.
당초 국회 정무위에서 논의될 때만 해도 매각 시한을 못 박을 경우 헐값에 팔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정작 국회 본회의에서는 매각이 지연될 게 우려된다는 이유로 2013년까지 매각을 마무리 짓는 걸로 뒤바뀌었다. 그래서 오는 9월1일 산은지주회사와 정책금융공사가 출범하게 된다.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 등을 묶어 산은지주회사를 만들고 돈 안 되는 정책금융 부문은 별도로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민영화의 핵심은 산은지주회사다. 산은지주회사의 자산 내역을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가 왜 산업은행 민영화에 목을 매는지 이해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털의 지분을 각각 39.1%와 64.3%, 99.9%씩 보유하고 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31.3%, 한국전력공사 30.0%, 한국항공우주산업 30.1%, GM대우자동차 28.0%, 현대건설 14.7%, 하이닉스반도체 6.2%, 현대종합상사 22.53% 등 알짜배기 자산이 수두룩하다.
산업은행 민영화는 결국 이들 보유자산의 매각과도 관련이 깊다. 자산규모만 14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일단 팔고 보자는 것 뿐 이렇게 마련한 엄청난 재원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쓸 계획인지 밝힌 바 없다. 정부 소유 기업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과거처럼 공적소유가 사적독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이명박 정부는 당장 매각 차익에만 온통 관심이 가 있는 분위기다.
언론 역시 민영화의 장밋빛 전망을 확대 재생산하기에 바쁘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구조를 비판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은행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하루 빨리 민영화를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책금융 부문은 그대로 정책금융공사에 이전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까지 곁들인다. 일부 언론은 당장 산업은행 민영화가 안 되면 우리 금융산업이 영영 뒤쳐질 것처럼 조바심을 내는 모습도 보인다.
중앙일보는 1일 "굿바이 국책 산은… 55년 만에 민간은행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산업은행을 민영화해 마련한 돈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라면서 "산업은행이 개발시대에 산업자금의 파이프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효용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정부의 입장을 두둔했다. "개발시대를 마감하고 산업이 고도화되고 있는 지금 산업은행의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금융연구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매일경제도 중앙일보만큼이나 열성적이다. 이 신문은 4일 "한국금융 50년 미래 좌우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08년 말 0.73%에 불과하다"면서 "저수익 여신 비중을 줄여나가면서 전년(0.2%)보다는 NIM이 크게 개선됐지만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준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홀로서기 기반을 닦기 위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선결 과제"라는 이야기다.
중앙일보와 매일경제의 기사는 이들이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금융산업을 철저하게 시장의 원리에 내맡겨라, 그래야 수익성이 올라가고 경쟁력도 생긴다는 논리다. 시장의 원리로 굴러가고 있는 다른 민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는 관심이 없고 무분별한 부동산 담보 대출과 과도한 해외 차입으로 경제 전체를 흔들고 있는 현실을 이들 신문은 제대로 돌아보지 않는다.
산은지주회사와 정책금융공사를 나눈다는 발상 역시 돈 되는 것과 돈 안 되는 것을 나누는 그 이상은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을 만든다고 떠들지만 51%의 지분을 통째로 넘기는 방식이라면 설령 수익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그 혜택이 국민들의 몫이 아니라 특정 자본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70%가 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실패한 민영화 사례가 될 우려가 있다.
왜 우리는 단 하나라도 공공의 소유로 남아있으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을 남겨둘 수 없는 것일까. 산업은행의 경영이 그렇게도 방만한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저 알짜배기 자회사들을 모두 팔아치우고 나면 이익이 더 늘어나고 성장률도 더 올라갈 것 같은가. 글로벌 투자은행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임기 안에 산업은행 민영화를 끝내겠다는 정부와 거간꾼으로 나선 언론은 이 질문들에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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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부족 … 공기업민영화 빨라지나 (내일, 박준규 기자, 2009-07-15 오후 12:15:24)
매달 점검회의, 연말까지 실사 마무리
올해도 일부 매각 … 기업은행은 지연
정부가 공기업 매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부 공기업을 올해 안에 매각하는 한편 내년에 팔 기업들에 대해서는 곧바로 매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실사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는 내년 세수부족을 메우면서 공기업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이중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기획재정부 핵심관계자는 “공기업 민영화작업을 점검하는 회의를 매월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며 “올해 가능한 곳은 곧바로 매각하고 내년에 매각할 기업들도 시장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매각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올해 모든 준비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8개의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고 5개에 대해선 일부 지분을 팔기로 했다.
◆매각도 속도전 = 정부는 올해 기업은행 등을 팔아 확보하려던 1조2000억원을 추경예산편성과정에서 뺐다. 매각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도 없어 팔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금융위기 터널의 끝을 얘기할 정도로 위기상황이 마무리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하면서 매각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M&A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우해영 기획재정부 민영화과장은 “될 수 있으면 (매각대상 공기업을) 빨리 팔려고 한다”며 “일단 매각이 될 수 있도록 빨리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헐값으로 팔 수 없기 때문에 시장상황이 중요하다”며 “매각자금은 결국 정부로 들어와 예산에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수 많은 금융공기업 매각 = 매각대상에 올라있는 산업은행과 산업은행 자회사인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사 등 산은지주사 밑의 3개사와, 기업은행과 기업은행 자회사인 기은캐피탈, 기은신용정보, IBK시스템 등 4개사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우리금융지주 역시 사실상 매물로 나왔다.
금융권 M&A시장에는 외환은행까지 나와 있어 매각 일정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대기업의 의결권 제한을 풀고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을 유인하려고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야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대기업들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금융지주사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연초부터 계류중이기 때문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은행 매수자금을 조달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아 정부가 짜낸 묘수도 성사여부가 안갯속이다.
또 중소기업은행을 민영화하면 중소기업 지원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여론도 부담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금융위기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매각작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히려 지난해 기업은행에 자본금을 확충해주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공자위서 매각작업 = 우리금융지주 매각은 이달 28일에 출범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전담할 예정이다. 이미 투입된 공적자금 회수와 신규자금 투입심사를 담당할 공자위는 출범과 함께 공적자금이 들어가 있는 우리금융의 매각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이병래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이달말 공자위가 출범하면 우리금융 지분매각을 다루게 될 것”이라며 “일정을 정해놓고 매각작업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