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부터 삼극의학 침과 약 처방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만
가장 눈에 띄는 치험례 하나를 올립니다.
김○○님 / 남, 51세. (1965년생)
건장한 체격, 약간 비만, 검붉은 피부.
주소증은 이명, 난청.
2015.5.4 초진
오른쪽 귀는 약간 들리고 왼쪽 귀는 아예 안 들린다. 이명은 양쪽 다 있다.
2013년부터 귀가 서서히 나빠졌다. 2005년에 뇌경색. 수술은 안 했다.
지난 겨울까지 9년 동안 뇌경색으로 약을 먹었다. 지금은 먹는 약 없다.
대소변 문제 없다. 식사 잘 하신다. 식사량 보통. 젊어서는 날씬했다.
잠도 잘 자는 편인데 귀가 불편하면 설치기도 한다. 물 보통. 하루 5잔 정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림은 없다. 3월 말까지 과음했다.
성격 급하다. 젊어서는 급하기만 했지, 화는 잘 내지 않았는데
이제는 급하면서 화도 잘 낸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 부쉈다.
아침에 일어날 때 현기증이 약간 나타난다. 이마가 멍할 때가 있다.
종종 밤이나 아침에 마른 기침을 한다. 배 탄탄. 손으로 눌러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
수궐음심포경 병증으로 보인다.
(진찰 후에 제가 이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침을 하나 놔봐서 즉석에서 효과가 좀 보이면 치료를 시작하구요,
아무 변화가 없으면 치료를 안 하겠습니다. 귓병 치료가 좀 어렵습니다.
그리고 외관혈에 황두침을 하나 놓고 돌렸더니
그 자리에서 소리가 좀 들린다고 하시길래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1주 3회 침 시술.)
건지황, 구기자, 토사자, 시호 12
도인, 목단피, 복령, 택사, 형개, 황백 8
구인, 홍화, 지구자 4
(1일분 용량. 단위는 g.)
황백은 기존 한의학 관점으로 신장의 허화를 없애주므로 가미.
구인과 홍화는 어혈을 없애기 위해서 가미. 지구자는 술 때문에 가미.
15일분 처방. (1일 3회 복용. 45포)
5.11
이명에 대한 도인법 알려드림. (생활한방 기요법. 명천고.)
5.18
왼쪽 귀가 멍할 때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멍한 기가 없으면 소리가 들린다.
귀가 멍한 느낌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전보다 조금씩 소리가 잘 들리고 있다.
4일 전에 갑자기 이석증으로 입원했다가 하루만에 퇴원했다. 약은 없었다.
5.22
다음에는 토사자, 지구자를 빼고 복령, 택사를 증량하는 게 좋겠다.
어혈과 위기계류가 모두 있는데 현훈으로 보아
지금 상태로는 위기계류의 비중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어혈 제거가 필요할 경우 대황자충환을 처방하면 될 것이다.
5.28
오른쪽 귀는 잘 들린다. 이명은 거의 없어졌다.
왼쪽 귀는 이명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아직 무슨 말인지 분간이 안 된다.
어쨌든 무슨 소리가 들리기는 한다.
지난 번 처방에서 토사자, 지구자, 홍화를 빼고 복령, 택사를 증량한다.
대황자충환을 겸복시킨다. 1일 2회. (물약은 1일 3회 복용. 15일분)
건지황, 구기자, 시호, 복령, 택사 12
도인, 목단피, 형개, 황백 8
구인 4
5.29
그동안 주로 오른쪽에 침을 놨고, 어제와 오늘은 왼쪽에 침을 놨다.
그런데 왼쪽에 침을 맞고 있는 동안에는 왼쪽 귀가 잘 들린다.
앞으로 한동안 왼쪽에 침을 놓으면서 경과를 관찰해야겠다.
깍지끼기를 해보면 왼손 엄지가 위로 올라간다.
오늘 아침에도 갑자기 어지러웠다. 속이 불편한 것은 없다.
5월 중순에 이어 두 번째다. 어혈도 있지만 위기계류의 비중이 좀 더 크다고 본다.
다음에는 차전자, 목통을 가미하고 건지황, 구기자는 감량하는 게 좋겠다.
오늘까지 침 시술을 12회 했습니다.
처음 8회까지는 오른쪽에 시술. 이후 4회는 왼쪽에 시술.
현재 침 놓는 경혈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관, 극문 / 외관, 삼양락, 중저, 예풍 / 태충, 양릉천
아침에 대기실에서 이 환자분이 다른 분과 이야기 하는 걸 들었습니다. 목소리가 크셔서.
귀 때문에 병원에 갔더니 별 이상은 없고 혈액순환개선제를 한 달 먹고 오라고 해서
한 달 동안 약을 먹었는데 아무 효과가 없었다,
누구 소개로 여기를 왔는데 침을 하나 맞았더니 소리가 잘 들려서 계속 오고 있다,
전에는 누구랑 대화를 못 했는데 이제는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고 산다.
이러면서 한방 치료는 서서히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옆사람에게 설명을 하시더군요.
제가 이 섬에서 11년째 한의원을 하고 있는데
난청은커녕 이명조차 한 번도 나았다는 소리를 못 들어봤습니다.
그동안 1년에 한두 명 정도는 이명으로 내원하셔서
침도 놔보고 약도 써봤지만 단 한 번도 치료가 된 일이 없습니다.
한약을 한 제만 드시고 완전히 나아서 다시 안 오신 분이 있다면 모를 일이지만요.
저로서는 이명, 난청에 처음 성공한 셈입니다.
아직 치료 도중이기는 하나 상당히 고무되어 글 올립니다.
이제 오른쪽 귀는 해결이 됐고,
왼쪽 귀가 어디까지 나아질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겠지요.
삼극의학 책을 한번 보고 나서 단 사흘만에 무슨 배짱으로
외관혈에 침 하나 놓고 치료를 결정합시다, 그리 말했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심포경, 삼초경 병증이라고 확신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감으로 짚어서 했던 건데 운이 좋았나 봅니다.
덕분에 지금은 한약 처방을 거의 다 삼극의학 처방 위주로 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의 고질적인 트림 증상(... 기타 등등)을 고칠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1주일 단위로 계속 처방을 바꿔 가면서 심포경 약을 먹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궐음전, 수소양전, 수태음전을 주로 쓰고 있으며
족소음전과 족태음전은 딱 한 번 처방을 했습니다. 아직 결과는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