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갈래의 개념
문학에서 갈래는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객관적 요소인 형식과 제재, 내용, 표현양식등을 기준으로 하여 일정한 특질을 공유한 무리를 구분하는 개념이다. 그것은 작품들을 체계화한 일종의 틀이다. 이 틀은 작품의 형성 원리와 존재 방식의 공통성과 차이성에 근거하여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마련된다.
2. 문학 갈래의 설정 기준
작품의 매체 또는 형태를 볼 수 있으며 그 작품의 제재의 성격과 창작의 목적과 작가의 태도, 독자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3. 문학의 갈래
1) 언어의 형태에 따른 갈래
언어의 형태에 따라 갈래를 구분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율격의 유무이다.
우선 율격을 갖춘 형태의 갈래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언어의 배열에 일정한 규칙이 있어 리듬감을 부여하여 정서력, 감성적 효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문학을 통털어 우리는 운문문학이라 칭하고 있다.
다음으로 율격이 없는 문학의 형태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산문 문학이라 하는 것들이 여기에 속하며 이는 언어의 배열에 일정한 규칙이 없는 의미 전달에 중점을 두어 객관성과 사실성을 중시하는 문학의 형태로 대표적 문학양식으로는 소설을 들 수 있다.
2) 언어의 전달 방식에 따른 갈래
이는 전달 방식에 있어서 문헌, 즉 기록으로 전하는가 아니면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형식으로 전하는가에 대한 것에 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구비문학을 보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구연되는 문학으로 구전문학, 적층문학, 유동문학, 표박문학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기록으로 전해지는 문학을 통털어 기록문학이라고 하며 이는 구비문학의 기록에서부터 본격적인 개인의 창의가 반영되는 문학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3) 표현양식에 따른 갈래(3분법-서정. 서사. 극 4분법-서정. 서사. 극. 교술)
우선 서정적 문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커다란 특징은 객관적 세계와 작가의 체험이 자아에 의해 흡수되고 정서화 된 것으로 본질적 특징은 '세계의 자아화'이다. 가장 대표적 양식으로는 시가 있다.
서사는 서술자에 의하여 어떤 인물들의 행위가 일정한 줄거리를 갖춘 사건으로서, 본질적인 특징은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다. 대표적 양식으로는 소설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극을 볼 수 있는데 극은 '자아의 세계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서사와 유사하나 표현방법에 있어 서술자의 개입을 불허하고 인물들의 행위에 의하여 사건을 현재 진행형으로 제시하는 양식이다. 희곡을 대표로 볼 수 있다.
교술은 실제의 경험 사실과 생각을 기록하여 전달하는 양식으로, 본질적 특징은 서정과는 반대의 개념인 '자아의 세계화'이다. 수필이 그 대표적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위에 제시한 갈래(3분법)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집고 넘어가면 다음과 같다.
3분법에서 제시한 서정문학의 경우 시인 자신의 주관적 체험을 그 고조된 감정 상태에서 직접적으로 표백하는 문학, 때로는 외계의 대상을 묘사하는 서경시도 있으나 이 경우 일체의 사물의 주관의 기분 상태에 유합되어 감정의 상징이 된다.
사상 체험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사상시의 경우도 여기에 포함되지만 그 지적 내d용은 고조된 감정에 침투된 것을 나타낸다.
다음으로 서사문학에 관해 좀더 부여하면 다음과 같다. 서사는 사건을 서술에 의하여 전달하는 문학의 양식이다. 인간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내용을 서술자의 개입에 의해 이야기체로 엮어서 제시하는 점에 특징이 잇다. 무슨 사건이 발생하였는가 하는 물음에 답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서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행동과 시간 의미의 요소 등을 갖추고 있다.
3분법의 마지막 갈래인 극문학은 서사문학과 같이 사건을 전달하지만 연극을 전제로 만들어지는 문학이므로 서술자의 개입 없이 행동과 대화의 전개만으로 사건을 표현하는 문학이다. 극의 공연에 많은 제약이 있으므로 갈등의 전개에 집중하여 사건을 보여 준다.
4분법은 3분법의 체계에서 배제된 수필, 비평, 가사, 일기, 기행문 등을 포함하는 문학이다. 제 4갈래의 이름은 대표적인 문학의 형태를 이름으로 삼아 수필이라고도 하기도 한다. 이 갈래의 문학적 특징을 감안하여 교술 문학이라고 하기도 한다. 3분법에 포함된 갈래들이 주로 상상적인 문학인데 비해서, 교술 문학은 사실의 기록이나 작가의 주장이 표면에 드러나는 여러 종류의 문장들을 포함한다. 심지어 목적성을 띤 토의나 토론도 이 종류에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실제의 경험, 사실의 생각을 심미적인 형식으로 전달하는 글의 형태를 여기에 포함시킨다.
5분법은 위의 갈래에 중간혼합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포함시키고 있다. 즉 장르의 유동성에 의하여 생겨난 갈래인데 이는 서사이면서도 서정일 수 있고. 교술이면서도 극일 수 있는 형태의 문학을 포함한다. 경기체가의 경우 그 형식면에서는 서정의 그것을 따르지만 내용면에서는 사물이나 사실에 대한 열거로 일관하기 때문에 그 갈래의 분류가 완벽할 수 없고, 갈래의 틀 속에 묶어 둘 수 없는 문학이다. 이러한 문학을 모아 중간혼합이라는 갈래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이다.
4. 한국문학의 갈래
우선 2분법을 들 수 있다. 이병기 교수에 의하여 나온 설로서 문학의 형태를 시가와 산문으로 나눈 것인데, 시가 문학에는 율격이 있는 문학의 장르를 모아두고 있다. 포함된 것들을 보면 잡가, 시조, 향가, 별곡체, 가사, 극가 등이 있다. 다음으로 산문을 보면 설화, 소설, 내간, 일기, 기행 등을 들 수 있다.
3분법은 장덕순과 이능우에 의하여 나온 설인데 우선 장덕순의 분류를 보면 앞서 지적한 바 있는 서정, 서사, 극이 그것이고 이능우는 시, 소설, 수필의 형태로 갈래를 나누고 있다. 서정적 양식이 포함하는 부류를 보면 2분법의 갈래에 고전가요를 포함하고 있으며 가사에 있어서는 '서정적이고 주관적인'이라는 서술을 붙이고 있다. 그리고 서사적 양식에는 설화, 소설, 수필, 그리고 객관적 내용의 가사를 포함하고 있다. 극적 양식에는 무대를 필요로하는 가면극, 인형극, 창극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4분법은 조동일 교수의 분류가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조동일 교수는 앞서 언급한 4분법의 갈래를 주장하고 있다. 3분법에 교술을 포함시켜 사실적이며 객관적인 장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5분법 역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4분법에 중간혼합이라는 하나의 형식을 포함하고 있다.
5. 갈래에 대한 올바른 관점
갈래는 단지 작품의 분류를 위한 개념이 아니다. 작품의 분류는 분류를 어떤 목적을 위해서 시행하는가에 따라 동일한 작품일지라도 서로 다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예컨대 판소리에서 창을 중시할 때에는 음악과 관련지어 극문학적인 성격을 중시해야 하겠지만, 사설을 중시할 때에는 서사 문학적인 성격을 중시해야한다. 갈래의 구분은 작품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창작과 서사 문학적인 성격을 중시해야 한다. 갈래의 구분은 작품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창작과 독서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문학사를 온전히 파악하는 일에 기여할 때 가치 있는 일이 된다.
또한 갈래가 형성, 발전, 소멸되는 전체의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갈래의 성립과 소멸은 필연적인 내적, 외적 요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갈래가 지닌 보편적 속성에도 유의해야겠지만, 그것이 특수한 양상을 지니게 된 연유를 심화하고, 그 작품을 산출한 인간과 사회에 대해 이해를 심화하려는 데 의의가 있음을 아는 일도 중요하다.
갈래가 순수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관점을 버리고 한 갈래에 여러 갈래의 양식이 공존하고 혼합되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것은 문학사의 실상에 좀더 밀착하여 작품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 된다.
갈래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작품을 재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작품은 일정한 갈래에 속할 수도 있지만 갈래 개념을 가지고 전부 해명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작품은 오히려 갈래보다도 더 큰 세계를 자신 속에 내포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각 작품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접근할 때 작품의 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학적, 사회적 의의를 온전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갈래의 여러 하위 구분을 통해 문학사의 구체적 실상을 주목해야 한다. 갈래는 그 개념을 사용하는 사람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더 미세하게 구분을 지을 수 있고, 그 미세한 단위인 하위 갈래들의 형성 변화를 통하여 문학이 역사 속에서 갖는 역할과 의의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하위 갈래가 문학사 속에서 수행하는 기능에 대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파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