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
인천 소이작도를 가다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의 소이작도는 흙 속에 묻힌 진주 같은 섬이다. 한적한 백사장과 갯바위가 있고 철따라 우럭, 쥐노래미,
광어, 농어가 낚여주고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 좋은 예쁜 등산로도 있다. 작은 낙도지만 ‘수도권 섬’답게 깨끗한 펜션들도 있다.
이틀 동안 머물며 나는 이 섬에 반했다. 누구라도 한번 찾은 낚시인들은 꼭 다시 찾게 되리라!

▲ 소이작도 벌안방파제에서 바라본 동백섬 주변 풍경. 물이 빠지자 연인들이 자갈밭에 들어가 조개를 줍고 있다.
인천항에서 44km 거리에 위치한 작지만 아름다운 섬, 이작도. 덕적도와 승봉도, 자월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소이작도와
대이작도가 북서에서 남동으로 나란히 서 있다.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해 들어온 유민들이 이곳에 은거하며 해적활동을 했다고 하여 이적도로 불리다가 이작도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고 한다.
영화 섬마을선생님(67년) 촬영지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고 최근 TV 예능프로스램 1박2일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낚시인들에게는 2001년 낚시춘추 이영규 기자 일행이 소이작도 갯바위에서 감성돔을 낚음으로써 최초로 알려졌고
5년 전엔 FTV ‘오 브라더스’ 촬영팀이 소이작도 갯바위에서 우럭과 광어를 타작한 현장이 방송을 타면서 알려졌다.
최근 ‘1박2일’에 소개되며 관광객 부쩍 늘어
이번 소이작도 취재를 주도한 이들은 인천 푸른낚시회(회장 김응구) 회원들이다. 그중 양상준씨(56)는 30년 가까이 소이작도를
찾고 있는 단골꾼이었다.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없을 무렵인 80년대 초반 소이작도에서 유일하게 낚싯배를 하고 있던 강태갑 선장을 알게 되어 단골이
되었어요. 소이작도는 작은 섬이지만 최고의 낚시터입니다. 특히 서쪽 끝에 있는 벌안마을 주변은 연안 갯바위도 멋지고, 바로 앞 벌섬과 동백섬에서 배낚시를 하면 연중 다양한 물고기가 낚입니다. 옛날에는 지인들과 다니다 육칠년 전부터는 푸른낚시회 회원들과 매년 오뉴월에 찾고 있습니다.”
소이작도 1박2일 낚시여행에는 양상준씨를 비롯해 김응구 회장, 유호철, 김법규, 김인수씨와 여조사 김희복, 신복희씨가 동행했다. 김희복, 신복희씨는 58세, 65세의 여조사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열성 낚시인이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붕어낚시를 다녀요.
지난겨울에는 영종도 얼음낚시에서 34, 36cm 붕어를 낚았어요”라며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법규씨의 매형
김인수씨는 낚시꾼 처남을 따라 처음 낚시여행에 합류했다.
푸른낚시회 회원들은 6월 1일 금요일 아침 9시 30분 안산 대부도 방조제 끝에 있는 방아머리여객터미널에서 이작도행 철부선
(대부고속훼리1호)에 올랐다. 이작도는 대부도 방아머리여객터미널과 인천 연안부두에서 각각 철부선(차량 탑재 가능)이 출항
하고 있는데 대부도에서는 1시간 40분, 인천에서는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철부선은 차량을 탑재할 수 있지만 우리는 차를 가져가지 않았다. “섬이 큰 대이작도는 몰라도 소이작도는 섬이 작기 때문에 비싼 운임을 지불하며 차량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민박집 차량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성인 요금이 1인 9800원인데, 인천시민은 50% 할인해주기 때문에 회원들은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반액을 할인받았다.
금요일이었지만 가는 배 안은 제법 많은 여행객들로 붐볐다. 철부선 2층과 3층에 큰 선실이 있었지만 여행객들은 대부분 갑판으로 나와 바다를 감상했다.
배 후미에서 철부선을 따라 오는 갈매기 떼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도 있었다.
30분 후 철부선은 승봉도를 경유해 대이작도로 들어서는데, 맨 먼저 소이작도의 관광명소인 손가락바위가 반겨주었다. 철부선은 대이작도를 거쳐 소이작도 선착장에 닿았고 수염이 덥수룩한 강태갑 선장이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선장이 몰고 온 1톤 트럭에 낚시짐을 싣고 목적지인 벌안마을로 출발했다. 일억호 강태갑 선장은 30년 전부터 낚싯배를 몰아온 이작도에서 제일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선장이다.
벌안마을로 가는 길은 아스팔트길이었으나 경사가 심한 난코스였다. 트럭의 짐칸에 탄 우리는 떨어질까봐 난간을 꼭 붙잡았다.
길 양쪽으로 높이 자란 나무들 때문에 바다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트럭은 제법 높은 산을 넘어 섬 반대쪽으로 향했는데, 고갯
마루를 넘자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아담한 마을 주변으로 펼쳐진 백사장과 해안선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 “또 한 마리요!”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호황을 보였다

▲ 벌섬 주변 선상낚시에서 김희복, 신복희(우)씨가 쥐노래미와 광어를 들고.

▲ 하늘에서 바라본 소이작도. 오목하게 들어간 벌안마을 앞 갯벌과 해수욕장이 정면에 보이고,
그 뒤로 대이작도와 승봉도가 차례로 보인다.

▲ 첫날 오후 조과를 자랑하는 김법규(좌), 김인수씨. 둘은 처남매부지간이다.

▲ 휴일을 맞아 벌말해수욕장을 찾은 가족. 아담하고 조용한 이 백사장은 모래가 곱다.

▲ 벌안마을 뒤쪽 갯바위. 전역이 우럭, 광어, 쥐노래미 포인트다.
벌섬, 동백섬 주변은 배낚시 일급 포인트
일정은 빡빡했다. 첫날 오후는 배낚시를 하고 저녁에는 갯벌에서 조개와 낙지를 잡고, 다음날엔 배낚시와 갯바위낚시를 함께 할 계획이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일억호에 올라 포구에서 5분 거리의 배낚시 포인트로 향했다. 벌섬과 동백섬 주변이 배낚시 포인트로 벌써 10여 척의 배들이 한창 낚시를 하는 중이었다.
“벌섬과 동백섬 주변은 조류가 원활하고, 바닥이 암초로 이뤄져 있어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곳입니다. 광어는 7월부터 잘 낚이지만 아직 낱마리고 지금은 노래미(쥐노래미)와 우럭이 주종으로 낚입니다.” 선장이 말했다.
수심은 18~30m. 채비를 내리자마자 쥐노래미와 우럭이 앞 다투어 낚이기 시작했다. 씨알은 잘았지만 간간이 쌍걸이로 올라오는 등 마릿수 재미에 흠뻑 빠졌다. 처남에게 열심히 낚시하는 방법과 릴 작동법을 배운 김인수씨는 물고기가 낚이지 않아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내 적응한 듯 쥐노래미를 낚아 올리기 시작했다. 4시간 만에 물칸은 여섯 명이 낚은 쥐노래미와 우럭으로
가득해졌다. 그러나 양상준씨는 마음에 차지 않는 듯했다.
“올해는 아직 시즌이 이른 듯합니다. 마릿수는 예년과 비슷한데, 씨알이 작네요.”
마을로 돌아와서 선장은 낚은 물고기로 회를 뜨기 시작했고 회원들은 식당 탁자에 앉아 소주잔을 비우기 시작했다. 선장은 작은 쥐노래미를 따로 모으더니 숯불을 지펴 굽기 시작했다. “작은 놈들은 배를 따지 않고 이렇게 소금을 뿌려 구워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바비큐통을 둘러 싸고 입가에 숯검덩이를 묻혀가며 쥐노래미구이를 먹기 시작했다.


▲ 물 빠진 갯벌에서 강태갑 선장이 낙지를 잡아내자 김인수씨가 함께 기뻐하고 있다.
갯벌에서 낙지 잡는 재미
주변이 어둑어둑해지자 선장이 일어서며 “자, 시간됐습니다. 낙지를 잡을 사람은 장화 신고 양동이만 들고 절 따라 오십시오”하더니 삽을 들고 갯벌로 향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다였는데, 언제 간조가 되었는지 마을 앞바다가 모두 갯벌로 바꿔져 있었다.
최고 연장자인 신복희씨가 제일 먼저 장화를 신고 선장을 따라 나섰고 김인수씨가 뒤를 따랐다. 선장은 빠른 손놀림으로 삽으로 갯벌을 파헤쳐 낙지를 잘도 잡아냈다. 뒤따라가던 우리는 그냥 낙지를 줍다시피 했다. 마을 앞 갯벌에는 조개도 있지만 마을에서 종패를 뿌려 키운 것이라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반드시 마을에서 정해놓은 곳에서만 채취해야 한다고 했다.
갯벌에서 나온 우리는 3차로 낙지 데침과 낙지 숯불구이로 또 술자리를 벌이며 첫날밤을 보냈다.

▲ 펜션에서 나와 채비를 꾸리는 낚시인들.

▲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본 목섬마을과 벌안.

▲ “숨넘어가네. 빨리 구워봐요.” 갯벌에서 막 잡아온 낙지를 석쇠에 굽는 신복희씨를 회원들이 채근하고 있다.
강태갑 선장 “여름도 좋지만 가을이 황금시즌”
다음날 아침 느지막이 눈을 떴다. “내일 아침에는 8시부터 물이 들기 때문에 천천히 나가도 된다. 배낚시도 들물에 잘 문다”고
어젯밤 강 선장이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챙겨먹고 9시가 넘어서 배에 올랐다. 어제 낚시했던 부속섬 주변에서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쥐노래미와 우럭이 줄줄이 낚였다. 쥐노래미와 우럭은 낚이는 곳이 달랐다. 선장은 “쥐노래미는 돌로 된 바닥이
고른 곳에서 주로 낚이는 반면 우럭은 수중여가 복잡한 곳에서 잘 낚인다”고 말했다.
세 시간 낚시에 물칸이 가득 찼다. 이날따라 더위는 여름을 방불케 했다. 김응구 회장이 더위를 참기 힘든 듯 낚싯대를 접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니 철수하여 철부선이 올 때까지 좀 쉽시다.”
토요일 오후가 되자 백사장과 갯바위에는 하나둘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큰말로 돌아와 오후 4시 대부도로 향하는 철부선에 올랐다. 강태갑 선장은 “인천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조류가 빨라 조금 전후 물때에 찾아오면 물고기가 잘 잡힙니다. 그리고 여름보다는 구시월에 오면 씨알도 굵고 마릿수도 좋으니 그때 한 번 더 오십시오”하고 말했다.
이작도는 대부도와 인천 연안부두에서 철부선이, 인천항에서는 쾌속선이 운항하고 있으며, 평일에는 1일 1회, 주말과 피서철에는 2~3회 운항하고 있다. 매달 운항시각이 10~30분 정도 달라지기 때문에 철부선을 운항하는 대부해운 홈페이지 (http://www.daebuhw.com)를 참고하거나 미리 해당 여객터미널에 문의를 한 뒤 출발하기 바란다.
박스에 소개된 시각표는 6월 운항 스케줄이다.
▒ 취재협조 인천푸른낚시회 http://cafe.daum.net/buh1968, 인천 주영낚시 010-3312-0966
▒ 조황문의 소이작도 벌안민박 032-834-5351, 010-6264-3667 (낚시춘추 발췌)
교통편


대부도 ↔ 이작도 <1시간 40분 소요, 대부고속훼리1호-차량탑승 가능>
●평일(1일 1회 운항)
대부도 이작도 이작도 대부도
09:30 → 11:10 16:00 → 17:40
●주말(토,일 2회 운항)
대부도 이작도 이작도 대부도
08:00 → 09:40 10:00 → 11:40
12:00 → 13:40 16:00 → 17:40
요금(편도)
○성인 : 9,800원, 소인 4,900원
○차량 : 7인 이상 승합차 기준 40,000원(운전자 요금 별도)
☎문의 : 대부도 방아머리여객터미널 032-886-7813~4
소이작도 터미널 032-834-7617
인천 ↔ 이작도 <2시간 10분 소요, 대부고속훼리5호-차량탑승 가능>
●평일(1일 1회 운항)
인천 이작도 이작도 인천
08:00 → 10:10 15:30 → 17:40
●주말(토,일 2회 운항)
인천 이작도 이작도 인천
08:00 → 10:10 15:30 → 17:40
13:30 → 15:40 10:50 → 13:00
※조수간만의 차이 및 날씨 영향으로 인하여 10분 이상 운항시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요금(편도)
○성인 : 인천出(성인 13,200원, 소인 6,600원), 이작도出(성인 12,000원, 소인 6,000원)
○차량 : 승합차(9,12인승 기준 48,000원(운전자 요금 별도)
☎문의: 인천연안부두 대부해운 032-887~6669
대부해운 홈페이지 http://www.daebuhw.com
쾌속선 (레인보우호, 1시간 40분 소요, 차량탑승 불가능)
●평일(수요일만 2회 운항)
인천 → 이작도 이작도 → 인천
09:00 10:40 15:00 16: 40
●주말(토요일 2회, 일요일 3회 운항)
인천항 出 ↔ 이작도 出
09:00 10:20(토,일)
12:20 14:00(토,일)
15:30 16:50(일요일)
요금(편도)
○인천出(성인 21,600원), 이작도出(성인 20,100)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032-880-7530
우리고속훼리 032-887-2891~5
소이작도 2구(목섬, 벌안마을) 민박 및 낚싯배 연락처(지역번호 032)
●민박
*벌안마을
벌안민박 834-5351
흥미민박 834-3767
신성민박 834-4156
바다민박 834-5521
*목섬마을
부영민박 011-258-2258
손가락민박 010-8765-0263
대하정민박 831-5964
목섬민박 834-5354
카사블랑카 834-7658, 011-258-2258
●낚싯배
*벌안마을
일억호 010-6264-3667
신성2호 010-7237-4156
신성3호 010-8420-0078
흥미호 010-9022-3121
풍년호 010-4772-7617
*목섬마을
부영호 011-258-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