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2∼4mm의 벼룩이 높이 20cm, 너비 35cm나 도약한 기록이 있다니
자기 몸길이의 몇 십배를 뛰어오른다는 얘기가 되나요?
그런데
이 벼룩을 작은 유리컵으로 덮고 관찰해 보니
처음 몇 번은 자신이 가진 능력의 최대치 높이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해 뛰어오를 때마다 유리컵 꼭대기에 부딪치게 된 벼룩은
그 후부터는
유리컵에 닿지 않을만큼의 높이까지만 뛰더랍니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유리컵을 치워 주어도
벼룩은 자신이 뛸 수 있는 최고 높이까지 뛰지 않고
조금 전 유리컵 속에서 뛰었던 높이를
결코 넘지도 않았답니다.
혹시 여러 분도
자신이 뛸 수 있는 최대 높이와는 상관없이
그동안 살아오고 길들여져 온 세상이라는 높이에 맞추어
그 만큼만 뛰고 있지는 않습니까?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의
극히 작은 부분만을 사용하고
생을 마치게 된다는
인간의 무한한 잠재 능력이라는 것,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벼룩처럼
일찌기 자신의 한계라고 잘못 알아버린 채
쉽게 체념하고
포기하고
가진 능력을 사장시킨 채
극히 일부분의 능력만으로
그냥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런데도 가끔
어떤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이나 주어진 여건을 뛰어넘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 높이에 도전하는 삶을 살기도 합니다.
Margaret Bourke-White....
그녀는
2차 대전 전후, 역사의 격동기 속을 살며
포토 저널리스트로서
보통의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에게도 힘든 모험을 하며
역사에 남을 수많은 사진을 남겼습니다.
어느 분야에서건
창조주로부터 받은 재능과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혼신의 도전을 통하여 희열을 맛보고
더하여
크든 작든
자신의 삶의 자취를 남기는 것.
이것이 귀한 생명과 능력을 받은 우리의 소명일텐데,
요즘의 나는 아무래도
유리컵의 높이에 겁먹고 길들여진
그 벼룩처럼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쩐 일인지....
마가렛 버크화이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듭니다.
'Margaret Bourke-White working atop the Chrysler Building, New York, NY;
photographed by her assistant, Oscar Graubner' (1934)
높이 319m의 뉴욕, 크라이슬러 빌딩 꼭대기에서 작업을 하는 그녀를
조력자, Oscar Graubner가 찍은 사진이군요.
사진 작품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이 한 장의 사진에서 받은 충격으로
그녀를 검색하고
그녀가 찍은 작품들을 모았습니다.
*Margaret Bourke-White
American, 1904-1971
1929 - Start work for Fortune Magazine New York
마가렛 버크화이트는 20세기 중반
포토저널리스트의 새로운 세계를 연 사진 작가이다. 한 장의 사진이 때로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그것은 사진이 현장에 대한 가장 가감없는 확연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말과 활자보다
눈으로 단번에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의 고문 행위를 찍은 사진은
미군의 잔혹성에 대한 확연한 증거물이었고
이전부터 지속된 어떤 반전 운동보다도 더 강력하게
이라크 전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불러 일으켰다.
한 장의 사진이 새로운 변화를 불러 온 것이다.
그녀는 지난 20세기는 그 급변하는 역사를 사진으로 남겼다.
19세기에 개발된 사진이 보도에 도입된 20세기부터
사진은 보도와 기록의 현장에는 빠질 수 없는 매체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진을 통해 세상을 접했고 그것을 역사로 남겼다.
이 시기 사진작가들은 충실한 보도자이자 역사기록자, 에세이스트이자, 예술가 그리고 저널리스트들이었다.
그 중 20세기 중반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며 포토저널리스트의 새로운 세계를 연 사진작가는
마가렛 버크화이트였다.
- 20세기 격동의 현장에 선 사진작가
마가렛 버크화이트(1906-1971)가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시기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이다.
이 시기는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다.
1차대전이 끝난 후 밀려온 경제공황과 공산국가의 탄생, 나치즘의 대두와
2차 세계대전, 그리고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세계는 그야말로
혼란과 변화의 도가니였다.
그 격동의 시기에 마가렛 버크화이트는 사진기를 둘러 메고
역사의 현장 그 어디에나 있었다.
그녀는 충실한 사진 한 장을 위해서라면 마천루의 빌딩꼭대기에
주저없이 올라가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이며 사진을 찍었고
격심한 폭격 현장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가 카메라를 들이댔다.
어떤 독재자의 심각한 표정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으며,
피사체와 가까이 하기위해서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은 굳센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마가렛 버크화이트는 당시 사진을 찍는 유일한 여자였다.
아직 사진기가 무거운 짐이었던 시절부터 그녀는 어깨에 카메라를 메고,
여자는 아무도 바지를 입지 않던 시절에도 바지를 입고 세계 곳곳을 누볐다.
그녀가 찍어 오는 사진들은 그 누구보다 대담했으며
현장에 충실했고 때로는 미학적이었다.
- 라이프지의 성공
1936년 사진 중심의 시사지 <라이프>가 창간되면서 버크화이트는 날개를 달았다.
라이프지의 창간호 표지는 버크화이트가 찍은 포트펙 댐 사진이었다.
그녀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여러 장의 사진을 포토 에세이 식으로 찍어 연재했다.
그녀 이후로부터 사진은 단순히 현장 기록의 차원에만 그치지 않고
사진으로 기사의 관점을 피력하는 저널의 단계로 뛰어 올랐다.
버크화이트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녀의 성공과 함께 라이프지도 성공을 거두었다.
라이프지의 발행 부수는 그녀의 인기와 비례하여 급격히 늘어났다.
이 시기 그녀는 최초로 스탈린의 사진을 찍어 특종을 터뜨린다.
사진 속에 스탈린이 보여준 싸늘한 미소는 그 동안 크렘린 안에만 틀어박혀
세계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공산권의 지도자에 대한 인상을 확정지었다.
이후 바크화이트는 2차대전의 종군 기자로 활약하면서 그 누구도 찍을 수 없는 사진들을 찍어냈다.
독일군의 공습이 작열하던 모스크바의 현장에서 폭격 사진을 담아냈고,
직접 비행기를 타고 전장의 가장 핵심에 가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유태인 수용소에 최초로 방문한 사진 작가로써 나치에 의해 벌어진 인류 최악의 범죄를 고발했다.
사람들은 수용소에 갇힌 유태인들의 표정과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에 경악했다.
그녀의 사진은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세계의 여론과 정치를 결정하게 하는 기준이 되었다.
- 인간과 역사에 관심을 가지다
마가렛 버크화이트의 사진은 처음에는 주로 기계와 산업현장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차츰 사진을 찍어 갈수록 그녀는
현장 이면에 있는 인간들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1930년대 미국 남부 소작인들의 빈곤에 눈을 뜬 버크화이트는
이후 현장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표정을 담아내기 시작한다.
그것이 2차 대전을 거치면서 더욱 심화되어 1945년 이후 버크화이트는
인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간디의 역사 의식과 사상에 깊이 감명을 받았고
그저 겉핥기로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간디의 정신세계까지 담아 내고 싶어했다.
온전히 간디의 곁에 가서 그를 제대로 취재하기 위해 버크화이트는
인도인의 상징인 물레질까지 배운다.
그 결과 버크화이트는 간디가 가장 신뢰하는 서방의 기자가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사진을 통해 간디의 정신세계를 완벽히 표현해냈다.
인간에 대한 관심은 1950년 한국 전쟁에까지 이어진다.
이전에는 전장의 상황을 담아내는 것에만 치중했던 버크화이트는
한국전쟁에 임해서는 전쟁 속에 고통받는 인간의 표정을 담아냈다.
지리산 격전의 현장에 깊숙이 들어간 버크화이트는 그 곳에서
어머니와 아들, 아들을 잃고 흐느끼는 여인들의 표정을 생생히 담아내
전쟁이 인간에게 주는 고통을 사진으로 웅변했다. ('임철진과 그의 어머니'(1952)- 아래 사진)
- 생생한 역사 기록자
1952년 한국전쟁 종군기자로 활약하던 버크화이트는 갑자기 몸이 둔해진 것을 느낀다.
곧 이어 몸의 왼쪽에 마비 증세가 오기 시작했다.
파킨스씨병을 앓게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귀국한 버크화이트는 그러나 병에 굴복하지 않았다.
이후 18년간 지속된 그녀의 투병 생활동안 그녀는 항공사진에 눈을 돌려 하늘을 계속 찍어냈고
그 결과 <헬리콥터에서 본 미국>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죽음에 임박하여서는 거의 움직일 수 조차 없는 손가락으로 타자기를 쳐 자서전을 펴내기도 하였다.
버크화이트는 생전에 11권 사후에 1권의 책을 남겼다.
그녀가 남긴 사진들은 인류 역사의 가장 급변했던 격동기를 기록하였다.
마가렛 버크화이트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지구 위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의 생생한 역사 기록자였다. - 인터넷 자료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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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f Portrait With Erskine Caldwell Holiday Greeting 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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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ts in the Garment District New York 1930 |
'Nim Churl Jin and his mother'(South Korea,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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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 Peck Dam, Fort Peck, Montana'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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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inn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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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zi Storm Troopers training class' (1983)
'German civilians made to face their nation's crimes, Buchenwald'(1945)
'Inmates at Buchenwald' (1945)
'Nuremberg' (1945)
'Prisoners at Buchenwald' (1945)
'Dr. Kurt Lisso, Leipzig's city treasurer, and his wife and daughter after taking poison
to avoid surrender to U.S. troops, Leipzig' (1945)
'Parachute Testing' (1937)
'Talmudic Scholars' (1937)
'Bread Line during Louisville flud, Kenturky'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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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4 Flying Over NYC'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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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ersion Tunnels Ft. Peck, Montana 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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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Washington Bridge New York City 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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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 Miners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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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cow Bombing Moscow 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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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gara Falls Power Company 1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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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is Street Smoke Stacks Cleveland,Ohio 1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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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w Blades, Oliver Chilled Plow Co.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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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Square (The Terminal Tower) Cleveland,Ohio 1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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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Geese Back Bay, Virginia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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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e of Liberty New York, N.Y. 1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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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xi Dancers Ft. Peck, Montana 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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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in Defense Industry Gary, Indiana 1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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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Welders in the Defense Industry Gary, Indiana 1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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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e of Liberty, Harbor View New York, New York 1951 | |
'Konya wa uml no youni' - Ikuro Fujiw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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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게시글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음악이 어쩐지 심상치 않더니 역시나 벼룩얘기가...전 이런 얘기 들으면 주책없이 눈물이 납니다. 이영자 선배님,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저는 미대 71학번이고 미국 남가주에 삽니다. 감명깊은 마가렛 버크화이트의 사진들을 여러장 정성껏 모아서 보여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일요일 아침 선배님의 글을 읽으며 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가렛 버크-화이트의 생애에 관한 내용들 그리고 그녀의 감동적인 사진들을 보면서 "push the envelope"한 그녀의 삶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 사대 80 학번 화학교육과 출신입니다.
좋은 글 좋은 사진 잘보고 갑니다.
김영신님, 첫 댓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미대 다니셨다니 너무 부럽고요... 저도 자주 뵙고 싶습니다...
홍석봉님, 80학번이시면 지금 인생 절정기에 계시니 역시 부럽습니다...^^ 사대라시니 더욱 반갑고요.. 참, 그땐 이미 가정대로 바뀌었지요?
오석규선배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우리 세대는 예전에 본 사진들이 많이 있지요? 노년에 병을 앓으면서까지 사진 작품 찍고 자서전을 쓴 그녀의 의지와 열정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마가렛버크화이트를 통해서, 그녀의 일을 통해서 삶을 알게 해주신 이영자선배님께, 시월 어느비오는 일요일저녁 촉촉한 느낌에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 머리숙입니다. 좋은 기회 주십니다...
홍 동문님, 따뜻한 댓글 주시니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시월 어느 비오는 비오는 일요일....' 느낌이 참 좋으네요...
“인간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일, 자신이 영향을 미쳤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 마라렛 버크화이트의 이 한마디는 그의 삶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간호대방에 올린 "위대한 여성 리더들의 삶" 중에서도 마가렛 버크화이트가 가장 돋보입니다
선배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아~ 간호대방에도 올랐었군요... 시간 될 때면 인터넷으로 해외 갤러리에서 사진 작품을 즐겨 보는데 처음 크라이슬러 빌딩 꼭대기의 그녀 사진을 보고 감탄했느데 검색하여 작품들과 삶을 알게 되고 많이 감동했었습니다....
제가 동문님 글 본 뒤 "위대한 여성 리더들의 삶"을 올렸습니다
댓글에 답글 계속 다는 걸 이제야 깨우쳤어요..^^ '열정과 책임감'.. 간혹 열정만 따르고 책임감은 놓치게 되는데 잊지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