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늘은 나는 매제와 함께 낚시를 해보기로 한 날이다. 아내와 애들은 피닉스아일랜드 수영장에 가기로 하였다. 고향에 있는 두친구들과도 연락을 하여 저녁에 만나기로 하였다. 어머니는 일요일의 여독이 있으신지 안가신다고하여 단단히 일러두고 신양리로 출발하였다. 미끼를 구입하기 위하여 동남에 갔는데 웬걸 낚시점이 없었다. 정보를 얻기위해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고성에서 신양넘어가는 입구에 유일하게 한곳 있다고 하였다. 수영장에 일행을 내려주고 와서 구입하고 신양해수욕장 반대편 즉 일출봉이 보이는 쪽 갯바위로 갔다. 예상했던 것보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최대한 바람이 의지가 되는 곳을 골라 낚시를 시작했다. 너울성 파도에다 바닥도 낮아 찌낚시하기에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래도 굳은 심지로 낚시를 드리웠는데 입질을 감지할 수가 없었다. 매제와 함께 잡어 잔챙이 한마리씩 올리고 철수하여 그 옆 포인트로 갔으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물은 아니어도 어랭이나 우럭등 작은 사이즈라도 올릴 요양으로 왔는데 난감하였다. 최후에 수단으로 방파제 쪽으로 갔는데 바람이 더 거칠게 불었다. 바람의지쪽에서 낚시를 드리웠는데 멸치새끼 때들이 설쳐데서 낚시를 할 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친구들과 뱅에돔과 닷찌, 숭어등을 낚은 기억이 있었는데 지금은 영 아니었다. 결국 낚시를 접었다. 백꼴(제주도 말로 아무것도 낚지 못했다는 뜻임)
날은 무척이나 더웠다. 배도 고프고 어머니 점심도 걱정되어 집으로 향했다. 어머니도 점심을 드시지 않은 상태여서 일출봉 근처에 물회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성산 초입에 있는 첫번째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일출봉해안이 바로 접해있는 아주 좋은 자리였다. 마침 부산에 있는 친구가 소식을 들었는지 문자가 왔다. 휴가는 있지만 못가는 상태라 하여 마음에 위안을 줄겸 일출봉 모습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대리만족이라도 얻었으면 좋겠다. 한치물회를 세개 주문하고 고등어회를 한접시 추가하였다. 한치물회는 한그릇에 12,000원이어서 적정했는데 고등어회는 35,000원으로 비쌌다.제주에서는 고등어회감용으로 고등어를 양식한다고 하였다. 동문시장에서는 이정도 가격이면 4명이 먹어도 남을 정도로 양이 많다고 하였다. 매제는 고등어회 양이 적어서 조금 불만족스러워했다. 다행히도 어머니는 물회와 고등어회를 맛이게 잘 드셨다.
집에 돌아온 후에 수영장일행이 궁금하여 전화도하고 문자도 보냈으나 소식이 없었다. 이후로 쭉~~~
오후 6시가 다되어서야 연락이 왔다. 화요일 일정을 계획하기 위하여 아내에게 확인하고 매제를 일찍보내려고 했는데 늦게 연락이 되는 바람에 저녁먹고 가기로 했다. 원 계획은 화요일에 제주시로 가서 그곳에서 일정을 보내려고 했었는데 형수의 얘기를 듣고 계획을 수정하였다. 형수나 막내동생이 지난 3월부터 계속해서 번갈아가면 어머니를 모시느라 개인적인 시간이 없었고 또 우리가 내려감으로 해서 며칠간만이라도 휴식을 얻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여 무척 미안하였다. 아내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아내와 성우, 혜승이는 수영장에서 얼마나 본전을 뽑았는지 손 바닥이 쭈굴 쭈굴 해져 있었다. 여름이라 야외 물놀이 시설도 개방되어서 더 재미가 있었다고 한다.
저녁 9시가 넘어가는데도 친구들 연락이 없었다. 다들 바쁜 모양이다. 다음에 만나면 되니까 이해해야지. 가족간이든 친구간이든 생활하면서 이해해야 할 부분이 많고 또 이해를 해야만 해결되는 일들이 많다. 가족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며 생활해 왔는지 잠시 돌이켜 본다. 경험해보지 않고는 충분히 느낄 수 없는게 이해인 것 같다. 평소 형수나 동생들에게, 형과 매제들에게 수고하고 있다는 부분을 느끼면서도 이번에 직접 접하고 나니 그간의 고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수고스러움이 많을텐데 잘 견디어주길 기도한다. 이해와 감사, 오늘은 그런 밤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