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톼근 무렵에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거든?
말투가 상당히 무게를 깔고서는
형! 오늘 저녁 식사나 같이 합시다.
으잉? 왜? 먼일 이쓔?
아니 먼일이 있는게 아니라
형이 어제 과음해서 술은 못할거고
전에 맛있는거 사준댔더니 말로만? 그러면서
빈정거렸잖수?
그래서 오늘 말로만이 아닌 진짜로 사줄라고...
오늘은 밥만 먹읍시다. 이러는 거 있지?
내가 언제 빈정 거렸지? 안 그랬는데? ㅎㅎ
그래도 밥사겠다는데, 그랬다고 치치뭐.
짜~아식 괜찮았어!
근데 뭐 사줄건데?
나 아무거나 먹는 스타일 아니거든?
형! 사는 사람이 알아서 사는거지
암 튼 집에 차 갖다놓고 내려오셔!
아쭈?
그러면 내가 못 기달릴 줄 알고?
이리하여
녀석의 똥차로 어디론가 출발!
어딘데? 운전 살살해라이. 나 귀하신 몸이다?
형 혹시 누룽지탕 드실줄 아셔?
얌마 내가 못먹는게 워딧냐? 근데 웬 중국집? 썰렁하구로.
형은 누룽지탕을 중국집에서 밖에 못먹어 봤지?
의정부 쪽의 까페,식당 촌에 가면
맛이 기가 막힌 누룽지탕 집이 있거든?
싫으면 말고.
어~이 이 사람 내가 언제 실타켔어?
기냥 물어도 못보나? 성격 참 희안하네?!
맛만 없단 봐라(속으로만)
근데 멀어? --조금 걸려요.
의정부 신시가지를 끼고 포천가는 옛길로
축석고개 근처까지 쌔리 밟으니 한~ 20분?
씨껌껌 한데 군데군데 휘황 찬란한 네온사인.
산길,골목을 돌아 들어가니
난데없는 칼라 분수에 아롬아롬한 불빛에...
스위스야,어디야? 유럽풍의 세련된 까페네?
마눌하고 왔으면 딱 분위기 나겠다.
아닌게 아니라 후배도 마눌과 왔었다는군.
야! 우리 손잡고 함 들어가보자.
손님이나 직원들에게 상상 플러스 시켜주게.
니 얼굴이 이뻐서 분위기 될걸? ㅋㅋㅋ
실내 장식도 완존 고급. 손님은 두테이블 뿐.
본전 생각하면 이런 사업 못 하겠다.
땅값 올라서 본전 찾기전엔...
일단 빨리 시키자 . 배가 징징 운다.
.
.
.
내가 먹어본 누룽지 탕은
누룽지 탕이 아니었습니다.
아니,누룽지 탕이었습니다.
진정한 누룽지탕 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중국집에서는 누룽지탕을 못시킬 것 같습니다.
조만간 귀한 사람 모시고
은근히 무게 잡으면서 이렇게 말할겁니다.
혹시 누룽지탕 드실줄 아세요?
그럼 바쁘지만 제가 함 모시죠. 으~흠!
혹시 울 친구들 중에 누룽지에 관해 관심이 있으면 내게 전화해.
안내해줄게. 사는거는 니들이 사고.
싫음 말고.
첫댓글 설마 누룽지값을 후배에게 떠넘기는 선배님이실려구요. 전 솥에서 나오는것은 소여물 빼고는 뭐든 먹구요. 관심이 있습니다. 고저 가까이만 계신 선배님이 셨으면... 빈대를 왕~~창. 설설끓니더.
상호후배님 설 올라오심 연락주세여. 맛있는 것 꼭 사디릴께. 미현이가 칭찬을 마니하더군. 일 열심히 잘한다고.
그래.. 종한이도 칭찬이 자자하데... ^_^
그 자슥들이 말로만 맨날 그러니더. 언제 씁은 쐬주 한번 사준 적 있냐고 물어봐 주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