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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 아트앤씨
애니메이션과 사람이야기 아홉 번째 더 플라이 [The Fly] Animation & Human Story 8th Ferenc Rofusz
호기심 너머의 세상
[글 / 조아진 :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월간 아트앤씨 객원기자]
바야흐로 파리와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누구나 이런 해충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재빠른 동작으로 그 녀석들에게 심판의 파리채와 해충박멸용 스프레이를 뿌려대곤 하지만 그 녀석들은 항상 몇 mm 간격으로 위기를 모면하고는 은신하기 일쑤다. 모기도 모기지만 특히 파리란 곤충은 사람 귀찮게 하는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 손을 마구 휘저으며 쫓아내지만 어느새 공중에서 한 바퀴를 자연스럽게 돌고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귀찮게 한다.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작품은 파리의 시선으로 그려진 독특한 애니메이션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어느 화창한 날. 파리 한 마리가 수풀 속을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때마침 저 멀리 보이는 집에서 무언가 반짝거리고 있다. 강렬한 호기심은 벌써부터 빛을 향해 날갯짓하고 있다. 열린 창틈으로 들어가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며 반짝이던 그 물체를 찾아 헤맨다. 이리저리 헤매다 잠시 쉴 겸 피아노 건반 위에 앉는 순간. 무언가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음을 직감한 파리는 재빨리 몸을 피해 석고상의 그림자 속으로 숨는다. 그러나 어떻게 눈치 챘는지 기어이 쫓아와 ‘철썩’ 소리가 나도록 손바닥을 휘두른다. 하지만 이 정도로 잡힐 파리가 아니다. 저 앞에 자유를 약속하는 드넓은 벌판이 보인다. 저 곳으로만 가면 다시금 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란 직감이 든다. 재빨리 몸을 날리는 순간 아뿔사! 투명한 벽이 파리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다. 이곳저곳으로 부딪혀보지만 나갈 구멍은 없다. 다시 방향을 틀어 실내를 정신없이 날아다닌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구석구석을 돌아보지만 끈질긴 이 동물은 기어코 파리를 찾아내고야 만다. 다시 이를 악물고 활로를 찾는다. 그러나 돌고 돌아 온 곳이 하필 다시 아까 그 투명한 벽이다. 온몸으로 악을 쓰며 창 너머로 나가고자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사방이 어두워진다. 잠시 후 곤충 컬렉션에 곤충 하나가 추가되는 장면이 보인다.
Rofusz는 1981년 단편애니메이션 ‘더 플라이’로 헝가리 최초로 오스카 단편영화 부분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며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꽤나 단순한 성공스토리로 비쳐지기 십상이지만 그가 1946년에 태어난 헝가리(Hungary)의 부다페스트(Budapest)는 동유럽 역사에서 결코 쉽게 지나쳐버릴 수 없는 힘든 시기였다. (오스카 상 수상이 결정된 후에도 당국의 불허로 그는 참석할 수가 없었다.) 파시스트적 민족주의 국가체제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독일의 동맹국으로 참전하였고 1945년 4월 전쟁의 패배와 함께 소련에게 점령되어 사회주의 ‘철의 장막’에 가려진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981년 제작된 ‘더 플라이’는 통제와 억압에 반항과 폭동 그리고 조심스러운 개혁이라는 혼란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는 작품인 것이다. 보이는 그대로를 보자면 파리의 짧은 일생을 다소 블랙유머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유리창 너머의 자유의 세계를 동경한 ‘호기심’ 그 자체는 그 당시 헝가리 국민들의 내재된 욕망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호기심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지만 그만한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더 플라이 [The Fly] 작품원제 : A légy 제작연도 : 1981 제작국가 : 헝가리 촬영형식 : 35mm 감독 : Ferenc Rofusz 각본 : Ferenc Rofusz, Áron Sipos D.O.P : Zoltán Bacsó 편집 : János Czipauer 음향효과 : András Horváth 진행 : Ferenc Rofusz 제작 : Pannonia Film Studio 배급처 : Daazo - European Short Film Centre
[수상] 1981 아카데미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 - 더 플라이 (The Fly) 1981 Cracow 영화제 돈키호테상 - 더 플라이 (The Fly) 1984 Holtpont 슈투트가르트 심사위원 특별상 - 교착상태 (Dealock) 1984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 5 분 미만의 최고의 영화 - 중력 (Gravity)
[Ferenc Rofusz]
194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10대부터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영화스튜디오 Mafilm에서 순수회화, 디자인, 애니메이션 모두를 공부하고 1968년 Pannónia 필름스튜디오에 입사하여 6년간 TV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게 된다. 이후 1988년 고향을 떠나 캐나다로 이주하여 작업을 해오다 2002년 다시 헝가리로 돌아간다. 최근작으로는 "Tüzet szüntess!" ("Cease fire!", 2003)와 "A dog’s life" (200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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