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8)가 또 ‘죽음의 조’를 만나게 됐다.박찬호는 올 시즌 애리조나, 샌프란시스코, LA가 종반까지 엎치락뒤치락 박빙의 레이스를 벌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뛰었다.내년 시즌부터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된 박찬호가 또 다른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된 것.
내년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가 최대 격전지로 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AL서부지구는 올해 시애틀의 일방적 독주 속에 막을 내렸다.1위와 14게임차로 뒤진 2위 오클랜드가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정도이다.시애틀과 4위 텍사스와의 승차는 무려 43게임이었다.
그러나 내년 시즌 AL 서부지구는 빙하기와 같은 엄청난 지각변동에 휩싸일 전망이다.시애틀과 오클랜드의 전력이 조금씩 뒷걸음질친 반면 애너하임과 텍사스는 올 시즌 가장 큰 약점이었던 마운드를 집중적으로 보강했다.전년도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도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게 야구다.따라서 2002시즌 AL 서부지구는 시계 제로 상태로 볼 수 있다.
‘꼴찌’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GM(단장) 중 한 명인 존 하트를 영입,팀컬러를 바꿔 나가고 있다.하트 단장은 박찬호를 비롯 파웰,포펠,로커,이라부 등 FA시장의 굵직굵직한 투수들과 잇달아 계약을 성사시켰다.박찬호를 데려와 1선발의 위치를 안정시켰고 허리와 마무리를 든든하게 다졌다.
하트 단장은 투수진 보강을 완결짓기 위해 발데스를 로테이션에 추가하려고 접촉 중이다.텍사스는 또 말성꾼이긴 하나 실력은 최고인 에버렛을 보스턴에서 데려와 타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애너하임은 실리,에이피어 등 안정된 투수들로 하여금 내년 시즌 마운드를 맡기게 됐다.오클랜드의 영건 3인방에 필적하는 선발투수진을 갖춘 셈이다.모 본을 내주었지만 부상으로 올 시즌 공짜 밥을 먹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공격력 손실은 없다고 봐야한다.
지난해 무려 116승을 거둔 시애틀은 실리가 빠진 점이 아쉽다.그래도 이치로,분,카메론 등 중심타선이 고스란히 살아있고 시에라까지 합세하게 돼 여전히 최강의 전력으로 보여진다.
▶AL 서부지구 올시즌 성적
순위 팀 승 패 승차 타율 홈런 방어율
1 시애틀 116 46 - .288 169 3.54
2 오클랜드 102 60 14 .264 199 3.59
3 애너하임 75 87 41 .261 158 4.20
4 텍사스 73 89 43 .275 246 5.71
오클랜드는 큰 변화를 겪었다. 중심타자 지암비와 1번 데이몬이 빠져 나간 공격력 약화가 눈에 두드러진다.저스티스를 보강하긴 했으나 지암비와는 비교할 수 없다.마무리는 이스링하우센이 나가고 코치가 들어와 균형을 유지.허드슨,멀더,지토 등 영건 3인방이 버티고 있어 쉽게 무너질 전력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