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문경새재에서 수안보 그리고 충주까지 걸었다. 이길은 고향가는 길이여서 낯설지 않다.
현종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지금까지 이번 여행을 하면서 현종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니 처음부터 그랬던 마음이 지금에 와서야 굳어져 가는 것 같다.
'나'는 사람들 만나면서 만남의 목적이나 의식을 갖고 만나고 있지만
현종이는 낯선사람들 속에서 어색한 마음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또한 긴장도 했을 것이다. 15세의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힘든 구석을 표현하지 않고
아버지라고 따라와 주는 현종에게 고마운 마음이 느껴진다.
오늘 문득 이런 마음도 있다.
언제까지 걸어야 하나? 그리고 왜 이렇게 걸어야 하는지?
걷는 것도 이유가 있어야 하나? 그냥 걸을 수도 있지.
100일 동안 길떠났다고 100일을 채워야 하나?
아니다. 이젠 그만 걸어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에 매몰되고 있는, 아니면 조금 깨우친 것을 다 깨우쳤다는 오만함이...
내일 또 걸어야 할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걸어야 겠다는 생각 뿐.
수안보 가는길에서 보다 빨리 가고픈 마음에 지름길을 택했다.
수안보에서 소머리 고기를 얻어 저녁으로 해결하고...
현종이는 왼쪽 발가락이 부풀어 오르고...신발도 떨어져 가고...
참꽃 같아요. 힘들어도 웃는 모습 잃지 않을려고 애써는 표정...
충주한살림 강의차 김용우형님이 오셨습니다. 이참에 하루밤 신세지고...
용우형 소개로 엄정으로 가는길...누군지로 모른채 연락처 하나 받고 길을 떠나고 있답니다.
mp3 듣고 가니 힘이 절로 생기네요. 이제야 알겠습니다. 왜 아이들이 음악을 듣는지를...
현종이가 가르쳐 준 춤을 추면서 걸었죠. 신났죠. 그래서 막걸리 한잔이 생각나드 군요.
반디에게 바로 연락하고 엄정면사무소에서 막걸리 한잔. 때리른 여름날씨에 기가 막히게 맛나게 먹었죠.
현종이가 찍은 길위에서의 나비 입니다. 이름은 호랑나비라고 현종이가 말합니다.
첫댓글 그래..걸아야하는데 이유가 없듯, 언제까지 걸어야하는 기약도 없고...누리 맘 껏..걷고 싶으면 걷고, 집에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반가이 맞아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