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등딱지
어느 날 거북 한 마리가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었어요.
"영차, 영차. 어휴-- 아직도 멀었구나. 빨리 가야지. 영차, 영차!"
그 때 ‘쌩‘하는 소리와 함께 토끼 한 마리가 저만치 뛰어가고 있었어요.
"우와 토끼는 정말 빠르구나. 나는 왜 이리 걸음이 느릴까? 토끼처럼 빨리 달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거북이 토끼를 부러워하고 있을 때 꾀꼬리가 노래를 하며 날아왔어요.
"나는 노래하는 꾀꼬리에요. 나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요. 나의 목소리는 아름다워요. 나의 목소리가 최고야!
거북아 안녕! 내일 노래자랑 하는데 내가 나가게 됐어. 너도 한 번 나가보지 않을래?"
"으-응? 나도 나가고 싶지만 나는 노래를 잘 못하잖아!"
"하하하. 맞아 언젠가 네가 노래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는데 도저히 못 들어 주겠더라. 걸음도 느리면서 노래도 잘못해? 쯧쯧쯧.. 넌 참 안됐구나. 난 노래 연습이 있어서 먼저 갈게 안녕."
거북은 꾀꼬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음! 음! 나는 노래하는 거북이예요. 나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요-- 콜록콜록!! 걸음도 느리고 노래도 못하고 난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거북이 슬퍼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나비한마리가 나풀거리며 날아왔어요.
"안녕, 거북아! 그런데 너 왜 울고 있니? 무슨 일 있었어?
"나비야 나는 못난이야. 걸음도 느리고 노래도 못하고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아니야 거북아. 너에게도 분명히 잘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거야. 용기를 내고 조금만 더 기다려봐 알았지. 그럼 거북아 힘내~ 안녕.”
"정말 고마운 나비로구나. 어서 집에 가야겠다. 엄마가 기다리시겠는 걸."
한참을 가는데 갑자기 사자 한 마리가 거북 앞에 나타났어요.
"어흥! 야 느림보 거북! 누가 나의 허락도 없이 여기를 지나가라고 했어."
"으-응? 사자야, 여기는 그냥 길이잖아. 그냥 가는데도 꼭 누구의 허락을 받아야 되니? "
"그럼 여기를 지나가려면 내 허락을 받아야 된다구."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니?" "네가 가지고 있는 먹을 것을 다 내놔!”
"사자야 난 아무것도 없어." "뭐! 거북 너 나한테 혼 좀 나야겠구나. 에잇 퍽! 퍽! "
사자는 거북을 때리기 시작했어요. 바로 그 때였어요.
어디선가 우르릉! 쾅!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들이 마구 굴러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그 중 아주 커다란 바위가 사자에게로 떨어졌어요. "우-아-악! 사자죽네 아이고 사자 살려--"
그 때 거북이 자기의 딱딱한 등딱지로 재빨리 큰 바위를 막았어요. 그리고 사자를 구했어요.
"거북아, 거북아, 괜찮니? 거북아, 거북아 너 죽은 거야? 거북아--!"
"사자야, 난 괜찮아. 나에겐 이 딱딱한 등딱지가 있어서 이런 바위쯤은 끄덕없다구. 아! 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딱딱한 등딱지가 있었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불평했었는데. "
"거북아! 이제 널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을께. 날 살려줘서 고맙다."
"그래 사자야. 그럼 우리 사이좋은 친구하자."
"허허 그래."
그때부터 거북은 자신의 등딱지를소중히 여기면서 살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