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목5동 본당은 늦은 밤이 되면 오히려 낮 미사 때보다도 더 많은 신자들로 성당이 북적인다.
지난해 6월부터 개설된 밤 10시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은 평균 800여명으로 주일 대미사보다도 많다. 그래서 고해성사도 밤 11시 30분까지 주고 있다. 성가대도 별도로 운영하고 주임 사제가 직접 주례, 어느 미사보다 역동적인 전례가 이뤄지도록 배려한다.
주임 홍문택 신부는 『현대 사목에서는 신자들을 위한 다양한 배려가 필수적』이라며 『주일 밤 미사는 주5일 근무제를 비롯해서 맞벌이 등으로 현대인들의 생활 형태가 바뀌고 있는 현상을 고려한 사목적 배려』라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본당은 주일 밤 9시 30분 미사가 있다. 미사 시간을 놓친 신자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밤 미사에는 참례하는 신자수가 주일 대미사에 못지 않다.
반드시 주5일 근무제가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 사회에서 주말을 이용한 여가 활용은 매우 왕성하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신자들이 토요 특전 미사에 참례한 뒤 여행을 떠나거나 주말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하지만 주일 미사 대신 토요 특전을 자주 활용하는 것은 사목적으로나 신앙생활의 면에서나 바람직하지 못하고, 특히 토요일 일찍 길을 떠나거나 할 경우에는 자칫 주일미사를 빠뜨리기가 쉽다.
그럴 경우 현지에서 주일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것이 신자로서의 올바른 도리이지만 막상 길을 떠났을 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여행이나 여가 활동을 마치고 돌아와서 자기 지역의 본당에서 밤 늦게라도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신자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한 친절하고 적극적인 사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직장 특성상 토요 특전이나 주일 미사에 빠짐없이 참례하기가 힘든 신자들도 적지 않다. 이런 신자들에게는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적절한 사목적 배려가 없을 경우 자칫 주일미사에 빠지고 이어서 냉담 상태에 들어가기가 쉬운 것이 사실이다.
현재 서울대교구에서 주일 밤 10시 미사를 마련한 본당은 목5동본당 외에 10여년 이상 밤 미사를 실시해온 천호동과 홍제동본당이 있다. 또 30여개 본당에서 8시나 9시 미사를 봉헌한다.
대구대교구는 계산본당 외에 포항 죽도본당이 있고, 평리와 구미 신평 본당이 공단 신자들을 위한 밤 미사를 봉헌한다. 광주대교구는 염주동본당이 근로자들을 위한 9시30분 미사, 인천교구는 주교좌 답동과 만수1동본당이 밤 9시 미사를 봉헌한다.
수원교구도 성가정?양평?영통성요셉?용인?포일본당 등에서는 밤 8시에, 성가정보라?요한?철산본당에서는 밤 9시에 각각 미사를 봉헌하고 있으며 인덕원본당은 밤9시30분에, 마태오 본당은 9시에 미사를 개설하고 있다.
공단이 많은 마산교구는 근로자와 여행객들을 위해 석전동, 창원 사파동본당이 밤 미사를 개설했다. 남해고속도로변에 위치한 함안본당은 마산지구 3지역 6개 본당들의 저녁미사가 없어 여행객들의 미사 참례를 돕기 위해 밤 8시 미사를 개설했다.
대전교구는 8시 미사가 있는 관저동본당 외에 도룡동 등 4개 본당이 9시 미사를 봉헌하고 제주교구는 중앙본당이 10시 미사를 마련해 각 본당 사제가 돌아가면서 미사를 집전한다.
원주교구는 단구동, 춘천교구는 퇴계본당이 밤 9시 미사를 봉헌하고 청주교구는 서운동과 모충동본당이 밤 10시 미사를 봉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