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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법어--자정의 신행생활
금주의 법사--각화사 주지 혜담 스님
코로나19가 엄중하지만 법회는 앉을 자리를 줄여서라도 진행합니다. 방역당국에서는 정원의 20%로 제한했지만 사중에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자리를 보광당에다 표시합니다. 그래도 법회에서 자체적으로 인터넷선을 신청하여 설치한 덕분으로 댁에 계시는 수많은 불광 불자님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영상법회를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난방도 토요법회에 준하여 넣어준다고는 했는데 바닥이 미지근할 뿐 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법회 시작 전 천수경으로 도량과 마음을 맑히고 법회 시간에 맞춰 삼귀의와 마하반야의 노래에 이어 불보살님과 역대 조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예불을 큰소리로 하지는 못해도 정성껏 올리면서 불광법회는 진행됩니다.
『보현행자의 서원』 중 「수희분」을 사회자의 읽는 소리에 따라 눈으로 읽으며 그 뜻을 마음에 새깁니다.
~~~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한다는 것은 진정 그와 더불어 마음을 함께 함이옵니다. 저희들은 남이 짓는 공덕을 함께 기뻐함으로써 거기에서 부처님이 주시는 자비하신 은혜를 받을 마음바탕을 이루게 됨을 믿사옵니다.
이와 같이 한마음이시며 큰 은혜를 베푸시는 부처님께 감사하겠습니다. 부모님과 형제에게 감사하겠습니다. 감사는 바로 화목이며 둘이 아님을 이루는 것이오매 저희들은 일체 중생에 감사하겠습니다. 한 몸이 생각 없이 한 몸의 완전을 도모하듯이 둘이 아닌 경지에서는 결코 서로의 해침이 없사옵니다.~~~
온갖 어려움에도 큰스님의 반야바라밀 사상을 펼치는 불광법회를 잇기 위해 반야바라밀 법문을 해주시는 혜담스님께 법문을 청하는 청법가를 한 뒤 스님은 오늘도 반야법문을 열어가십니다.
<법문내용>
존경하는 불광법회 형제 여러분, 전국에서 유튜브를 통해 불광법회를 함께 하는 형제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날씨가 어제부터 갑자기 추워져서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날을 전환기 시대라고 하는데 이는 20~30년 전부터 쓰여진 말입니다. 2,500여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공자님, 소크라테스 그리고 시대가 좀 떨어진 예수님이 세워둔 윤리와 사회규범이 허물어지고 있는데 새롭게 성인이 나타나 사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사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0년 전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도반과 함께 다녀왔는데 중세의 교회가 텅비어 있었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로 교회와 성당이 50년 전부터 신도들이 안 와서 텅 비니까 종교세를 받아서 건물 유지하는 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톨릭이나 개신교의 신도가 없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그런 증상이 없지만 근래 들어서 급격하게 종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서 한국의 종교실정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을 듯 합니다.
이런 전환기 시대를 맞이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신행생활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법문 제목은 자정의 신행생활인데 자정이란 스스로 맑힌다는 뜻입니다. 오늘은 음력으로 10월 보름, 동안거에 들어가는 결제일이라 선원이나 강원, 율원에서 두문불출하며 정진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오늘이 출가해서 큰스님으로부터 계를 받고 정식 스님이 된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절집에서 승복을 입고 생활하면서 한 해 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꾸준히 적어보니 저의 삶에 정해진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임의대로 살아온 것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업력에 끄달려 12년 마다 바뀌며 살아온 느낌입니다. 1970년에 출가하고 1982년에 불광사에 첫발을 딛으면서 새로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자의로 결정한 것은 출가하기 위해 부모님 몰래 야밤에 나온 것이 있을 뿐이고 학교 다닌 것이나 유학하고 군법사가 된 것은 보이지 않는 업력에 끌려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새로운 전기는 2018년 지홍사태인데 저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어디로 나를 끌고 갈 것인지가 궁금했습니다. 나의 업력이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항상 생각합니다. 출가한 시절이나 큰스님 말씀대로 불광사에 온 순간과 지홍사태로 혼란에 빠졌던 모든 것에 똑같은 업력이 작용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도, 사형사제 15명 중에서 오직 저 혼자만이 배신자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형제여러분과 함께 불광법회를 이끌고갈 사명을 갖게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역경과 시련이 와도 제 업력이 인도하는 대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불광법회 형제들과 더불어 이 법회를 끝까지 지켜나가면서 큰스님이 일으키신 불광법회 사상을 끌고 나가려는 생각을 합니다. 형제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과 성원을 이 자리를 빌어 부탁드립니다.
불교를 크게 나눠서 소승불교와 대승불교로 구분하지만 인도 불교사를 더듬어 볼 때 대승불교운동이 일어난 것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거의 300년이 지난 뒤입니다. 상상도 못할 일이 생긴 겁니다. 거기에는 부처님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깃발이 있었습니다. 당시 소승불교라는 근본불교의 스님들이 중생구제는 외면하고 절에서 학문적인 탐구와 자기 구제에 몰두하였습니다. 이때 뜻있는 스님과 재가신도들은 소승불교가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뜻은 아니라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이 대승불교이고 대승불교를 이끈 사상은 반야경입니다. 반야심경이나 금강경이 포함된 반야경이 시작되면서 이것이 진짜 불교라고 일어난 것이 대승불교입니다. 이런 불교사상이 세상으로 전파되었고 새로운 불교로 잉태되었습니다.
중국의 당나라와 송나라에서는 동양사상의 중심사상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를 통해서 큰스님이 나타나 불교를 한국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신라시대에는 귀족들만 믿는 불교였는데 서민들이 믿는 불교로 만든 분이 원효대사이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귀족불교가 주축을 이루다가 보조스님과 서산스님이 나타나서 서민불교가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불교를 따라 대처승이 주축을 이루다가 용성스님과 동산스님, 그리고 광덕스님에 의해 정화불사가 이루어지고 비구승이 주축이 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불교가 현재에는 고칠 것이 없는지 충분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625가 발생하기 한 해 전에 제가 태어났지만 제가 사는 곳은 인민군이 쳐들어오지 않는 곳, 부산 울산 양산 마산의 4산 중에서 한 곳인 울산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거지가 많은 어려운 시기를 살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나타나 잘 살게 되었지만 이제는 사상적으로 혼란기에 왔습니다. 지금 미국사회나 대한민국을 보면서 말세라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탄허스님이라는 큰 선지식을 직접 뵙고 배울 수 있었는데 탄허스님은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태어나는 사람들, 지금 30대, 40대인데 그들의 얼굴이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만큼 잘 생겼고 전쟁의 참화라는 어려움을 한 번도 겪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그 말씀에 동감합니다.
교회와 성당, 절이 텅텅 비고 있어서 목사도 제2의 직업을 갖고 있고 일본에서는 스님도 대학교수나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종교적으로 현재 상태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 조계종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런 전환의 시대에 불교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출가했을 때는 49재라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해인사에서 49재 지낼 때 대웅전에 위패를 모셔놓고 선방스님이 다 모여서 절을 삼배하면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당시는 생일불공이나 다른 불공으로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불공은 없어지고 재를 지내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49재가 없어지거나 반으로 줄어들면 어떻게 살 것인지 대책이 없습니다.
2008년에 뇌출혈이 있어서 일산 동국대병원에 있었는데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생명'을 믿고 살았는데 왜 이런 병이 생겼는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현실 인식이 안 되었는데 각화사로 퇴원해서 큰스님이 하신 125회의 호법을 출력해서 30번 이상 읽으면서 책을 낸 것이 '행복을 창조하는 기도'라는 책이고 2009년에 냈습니다. 제가 낸 10권의 책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입니다.
불교는 스스로 수행하는 종교인데 기도가 맞지 않다고도 말합니다. 보통 스님이 낸 책을 보면 기도란 불보살님께 기원하고 비는 것이라 합니다. 어느 국어학자는 우리가 기도할 때 빈다는 것은 비운다는 공空이라고 말합니다. 중국 당송시대의 8대 문장가인 백낙천이 조과 도림선사를 찾아가 불교의 뜻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질문에 답한 내용이 제악막작 중선봉행, 온갖 나쁜 짓은 하지 않고 일체의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는 것이라고 전등록에는 전해옵니다. 백낙천이 세 살 먹은 어린이도 아는 것이라고 하자 도림선사는 80노인도 행하기는 어렵다고 대답합니다. 제악막작 중선봉행으로 끝나면 윤리도덕이지 종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칠불통계게에 나오는 것처럼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 이렇게 해야 불교가 됩니다. 자정기의, 스스로의 마음을 맑힌다는 것이란 스스로의 불성을 드러낸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반야바라밀의 참뜻이 드러납니다. 마음이 더러워서 갈고 닦아낸다고 흔히 생각합니다만 자정기의란 더러워진 걸레를 빨아서 깨끗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내 마음, 불성이란 더러움이 처음부터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반야바라밀 사상입니다. 마음은 본래 밝고 맑은 것인데 다만 망상이나 번뇌에 의해 밝음이 덮혀 있으므로 신령스런 본성, 불성을 드러내자는 뜻입니다. 이것이 자정기의입니다. 잘못 이해해서 더러운 마음을 수행해서 밝힌다고 하면 부처님 말씀과 어긋나게 됩니다. 밝고 희망찬 것이 우리의 마음, 불성이어서 본래 밝은 것을 찾고 드러내자는 것이 자정기의입니다.
큰스님께서 기도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불교에 있어 기도란 부처님의 크신 위신력이 나와 함께 있어서 나를 통해 부처님의 크신 위신력이 넘쳐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자기 자신이란 관념을 없애야 합니다. 부처님의 대자비를 믿고 부처님께 완전히 다 맡겨버리고 일심으로 염송하고 염불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기도의 방식임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지금부터 당신을 부처님이라 부르겠습니다. 부처님이란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불자님, 당신은 지금 말씀드린 대로 본연의 참모습을 끊임없이 자신의 가슴 속에서 지켜보고 실현을 추구하는 이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란 비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는 반야바라밀의 불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드러내기 위해서는 내 생명, 다른 사람의 생명이 반야바라밀 생명임을 먼저 믿어야 합니다. 나는 업보중생이 아닙니다.
"기도하는 데 있어서 자기 자신에게 나는 죄지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기도성취를 방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죄란 어느 권능자가 지어놓은 법칙을 위반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인간은 본래로 참성품이 반야바라밀이라 결코 죄인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미혹하여 본성 진리를 모르고 바라밀 공덕을 믿지 않는 데서 어두운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웃 종교의 신처럼 벌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은 당치 않습니다. 그런 생각은 자기처벌이나 자기 속죄의식으로 말미암아 도리어 고난을 만들게 됩니다."
신을 믿는 종교에서는 우리가 죄인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어릴 때 성경은 읽으면서도 교회를 한 번도 간 적이 없는데 그것은 죄인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죄가 있어서 창조주에게 기도를 해야된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불교에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나쁜 짓을 할 수는 있습니다. 잘못했으면 참회하고 다시 새로운 마음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 중생이고 불자입니다. 원죄의식에서는 희망이 없고 밝은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불교의 기도는 철저한 무죄의식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업력에 의해서 끌려갈 지언정 근본적으로 본성 자체는 밝고 청정한 것입니다. 이것을 내어 쓰면 된다는 것이 반야바라밀 사상이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해야될 불교의 신행운동입니다. 40년 전에 큰스님께서 불광법회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계종 스님을 믿을 수 없어서 스스로 한국불교를 개조하겠다고 만든 것이 불광법회입니다. 깃발이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생명'입니다. 세계 역사상 불교에서 이런 깃발을 든 사람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한국불교를 살리는 길입니다. 그런데 스님의 제자라는 사람이 이것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음력 10월이면 끝이 보일 것이라 했습니다. 스님들은 하드 웨어인 불광사에서 제사를 지내고 우리는 소프트 웨어로 법회를 하겠다는 이것으로 일단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핍박이나 질투 시기가 있더라도 저는 형제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결코 물러서거나 반야바라밀 신행을 굽히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이나 대한민국은 모르겠으나 여기 불광법회에서라도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을 형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용기 잃지 말고 희망을 갖는 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형제 여러분의 정진을 바라겠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의 엄중함 때문에 합창단의 합창이 없고 대신 반주자의 ♬향심♬ 연주가 있었습니다. 다음주에는 합창단이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하반야바라밀!!!
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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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으로 빨리도 법회일지를
그 긴 혜담스님의 법문도 훌륭히
초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김장하시고 피곤하실텐데 정말 빠르고 여법하게 법회이야기 작성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_()_
보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빨리 정리하시고 대단하십니다.
법회일지를 보고 다시 공부하게 됩니다.
감사 감사드립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보살님 감사 합니다.
스님 말씀을 이해못하는면도
있었는데 한번 더 소상히 기록해주셔서
감사 합니다.
많은 공부가 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죽화보살님 말씀과 같이
법당에서 들었으나,
상세한 내용을 눈으로
읽어 보는것이 참으로
도움이 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합장올림
보살님ㅡ
수고 많으셨습니다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11월의 마지막날 입니다
2020년 마지막한장의 달력만 딸랑 있어서 ㅡ
마음이 쓸쓸해지는 날
금강경독송으로 멋진
11월의 마지막날을 보내시길 바라며
밖은 쌀쌀하지만 행복한 하루 되세요~()
대단하십니다.
찬탄의 말씀 드립니다.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