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의 회개’
어느 해 겨울 주일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새로 온 성도를 환영하는 새 가족 행사를 했습니다. 새 가족에는 그 지역에서 유명한 기업가와 변호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교회에서는 특별히 더 성대하게 환영 행사를 했습니다.
행사를 잘 마치고 목사님이 집으로 오다가 집 앞 전봇대 밑에 버려진 쓰레기 봉지를 한 사람이 뒤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에게 다가갔을 때 구역질이 확 났습니다. 때가 꼬질꼬질 묻은 야전점퍼에 찢어진 여름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노숙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때 묻은 검은 손으로 열심히 쓰레기 봉지를 뒤지며 음식물을 찾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지갑을 찾아 지갑 안을 보았습니다. 천 원짜리 2장과 만원 오만 원 권이 있었습니다. 그는 전봇대 밑으로 가서 2천원을 주며 말했습니다. “그런 것 먹지 말고 먹을 거 사서 드세요”
그러고는 도망치다시피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는데… 서재 문을 닫는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20,00원이라니? 지갑에 그것 밖에 없었단 말인가? 만 원권이 몇 장인데…’.
정신을 차린 목사님은 지갑을 손에 들고 문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없었습니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목사님은 자동차 열쇠를 들고 나가 동네를 몇 바퀴나 돌았습니다. 그러나 한번 사라진 그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가난한 자와 함께 애통해 하십시오. 버림받은 자들과 함께 눈물 흘리십시오.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이렇게 강단에서 늘 사랑을 외치고 있었던 자신이 겨우 2천원을 주며 노숙자를 내쫓았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 거룩한 외식된 자로, 교활한 위선자로 성경을 허리에 끼고 어기적거리며 걷고 있을까?’ 강단에서는 “베풀어라! 나누어라!” 소리치지만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하고, 부자 성도가 오면 대 환영을 하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선다면 염소로 구별될지, 양으로 설지.. 자신을 ‘2000원짜리 목사’라고 부르며 회개했습니다.
[마태복음 5:13~16]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이런 모습이 과연 목사님만의 문제일까요? 나는 지금 세상에 물들지 않고, 신앙의 양심대로 살고 있나요? 한국 교회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선교 10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갖게 됐고,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가 됐습니다.
도처에서 한국의 도움을 기다리며, 한국 교회를 배우려고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성장 동력은 경건의 실천에 있었습니다. 새벽기도와 가정예배, 말씀 중심의 사경회, 그리고 말씀을 지키려고 애쓰던 순교적 신앙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경건의 모습들은 안타깝게도 변질되고 있습니다. 교회와 세상의 구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왜 교회와 신앙인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을까요? 복음이 고도로 발달된 상업화 및 세속화의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교회가 세속화되면 맛을 잃게 됩니다. 맛을 잃은 소금은 버림을 받고 짓밟히기 마련입니다. 세속화를 극복하여 교회가 교회답게, 성도가 성도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은혜를 잊고 세속화에 휩쓸렸던 저 자신을 회개하오니 용서하여 주옵소서. 저의 신앙이 변질되지 않도록 붙잡아 주시옵소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온전한 예수님의 제자로 성령 충만한 삶을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