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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정보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
 
 
 
카페 게시글
삶의 향기 스크랩 서울에서 문화충족, 그리고 나의 철저하지 못함을 한탄하다!
그저물처럼 추천 0 조회 24 14.04.01 15:25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방학 동안 참 많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개학 1주일 만에 다시 봄 방학.  올해는 학교도 옮기게 되는데 어디 희망할 곳도 마땅치 않아

아무렇게나 내신서에 적어놓고 그냥 기다리기로한 상태.

그러던 중 신문에서 에곤쉴레 전시회가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에곤쉴레와 구스타프 클림트- 비록

레플리카 전시지만 너무도 좋아 펄쩍 뛸 것 같은 심정이 되었다.

그런가하면 또 하나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미대사관 앞 정신대할머니의 수요집회에 꼭 한번 가보

리라 작정을 하였는데 그것도 실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후원한 '또하나의 가족' 영화도 보고...

그래서 2월 말 2박 3일의 서울여행을 계획하였다. 엄마를 보러가는 것도 아니고 딸과 손녀  손자를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나의 문화적 충족과 오랜 기대를 실천하기 위하여... 서울행을 하였다.

 

월요일 저녁 딸집에서 자고 아침 일찍 출발해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중앙홀에서 바로 전시장으로 향했는데...전시장에 들어서니 1층에는 <마리스칼전>을 하고 있고 2층

에는 <에니 레보비츠 사진전>을 하고 있었다. 이런! 뭐야..내가 날짜를 잘 못 알았나?  무슨 이런 일이..

참 황당하다는 생각을 하며 잠시 망연해 있다가 내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전시회다 싶어

<에니 레보비츠 >ㅡ의 사진을 감상하였다. 선이 굵은 여자 사진작가 . 그녀의 삶과 사진들을 감상하고

또 내려오니 마리스칼 전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서 또 보러 들어갔는데...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멋진

그의 작품세계, 드로잉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하비에르 마리스칼-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식

캐릭터인 '코비'의 창조자, 하바나를 배경으로 하는 유명한 만화영화 '치코와 리타' 의 만화,  등을 비롯

한 다양한 인테리어, 디자인 등 그의 세계는 무궁무진했다. 정열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드로잉과 디자인은 순간적으로 내 속에서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언젠가 암스텔담 고호미술관에서 느꼈던 그런 기분- 얼마나 많은 드로잉, 습작, 부단한 그리기.......

그 노력 속에서 영감도 창조도 탄생된다는 것을....다시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점심을 먹을 사이도 없이 지하철을 타고 서울극장으로 향했다.

두레제작영화인 <또 하나의 가족(약속)>을 보기 위해서였다. 제작비를 후원한 관계로 두장의 예매권을

받을 수 있었는데...저녁 약속시간을 지키려니 상영시간이 맞는 곳이 서울극장 뿐이었다.

조금 일찍 도착. 요기를 하려는데 서울시네마 건물에 중앙제면이라는 우동집이 보였다. 아주 고풍스럽게

한자로 <中央製麵>이라고 쓰여 있어 엄청난 역사적 무게를 기대하며 들어섰는데...생긴지 2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약간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우동맛이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우동 한그릇 먹고 시간을 맞추어 영화를 보러 갔다.

예매권이 두장이라 옆자리는 비워놓고 혼자 보았다. 아는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구역질나는 자본의 노예들이 펼치는 이기와 탐욕과 거짓놀음에 눈물을 흘리면서 치를 떨면서 영화를 봐야

했다. 우리는 언제까지 분노해야할까?  이 대책없는 물음에 가슴이 답답하고 한없이 한없이 가라앉았다.

 

 

 

 

 

 

다음 날

광화문에서 일본대사관쪽으로 갔다. 넓은 세종로 놀이터를 지나 미대사관을 지나 보초병들을 지나 일본대

사관앞으로 갔더니 막 집회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할머니 두분이 와 계시고 방학이라 각 지역에서 선생님과 함께 올라온 고등학생들이 많았다.

그런 선생님들이 고맙다. 만화가 모임에서도 나왔다. 박재동 화백도 왔다.

그동안의 활동들, 그리고 여전한 일본정부의 반응- 아니 갈수록 더 뻔뻔한 아베정부를 규탄하면서 이 집회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다시 확인했다.

오늘은 돌아가야 하는 날, 집회 마치는 것 보고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박노해사진전을 보러갔다.

그의 옛날 일들에 대한 평가는 묻어두고 현재 그의 평화주의에 공감하면서 그가 걸어온 길, 그리고 보잘것

없는 사진기 하나로 열어보이는 세상에 감탄하면서 사진전을 보고 사진과 글이 있는 책 한권을 사서 나왔다.

2시가 넘어 간단한 요기를 하려니..광화문에서 간단하기는 힘들어 둘러보다 잡힌 곳은 인도음식점이다.

인도... 그 아득한 곳을 한번 느껴볼까?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더니 분위기가 깔끔하고 맘에 들었다.

정숙한 인도인 웨이터도 좋았다. 그리고 음식, 셋팅 모두 마음에 들었다. 점심 한끼로 약간 부담스런 가격이었지만

한번쯤...하는 심정으로 아무렇지도 않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이틀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내내 아쉬운 것은 클림트와 쉴레의 그림을 보지 못한 것이었다.

왜 날짜를 몰라가지고는................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은 나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그 전시회는 1월달부터 하고 있었고...이런! 한가람 전시실이 아니라 들어가는 입구 비타민 스테이션에 있는 제 7

전시실이었다. 아!!  이 무슨 황당한 일인가?  뭘 잘 알고 갔었어야 했는데.. 그보다 '혹시 클림트, 에곤쉴레 전은

언제 하는지..?' 묻기만 했어도 관계자들이 전시실을 가르쳐주지 않았겠나..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항상 이렇듯

야무지지 못한 내 행동이 속상해 죽을 지경이 되었다. 하여간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닌 것이다.

뭔가 좀더 확실하게 짚든지 아니면 확인을 하든지... 정말 이러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미리 그림전

을 보았다면 한가람 전시실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에니 레보비츠나 마리스칼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다.

언제가 기회가 있겠지...아니면 그보다 더 빨리 내가 오스트리아로 여행을 가겠지..등등 온갖 생각을 뒤적거리며,

애써 아쉬움을 감추며 상주로 돌아왔다. 힘찬 새학기의 충전제를 듬뿍 넣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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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4.02 11:45

    첫댓글 저는 구미 영화관에만 가도 방을 못찾아 헤맵니다.

  • 작성자 14.04.02 14:31

    ㅋㅋ 못첮는 사람 계를 모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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