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증상 없어 더 위험…자주 검진 받아야
작성 : 2009-09-10 오후 7:59:19 / 수정 : 2009-09-10 오후 8:23:34
전북일보(desk@jjan.kr)
전주 출신 미모의 여배우 장진영이 위암 말기로 사망하면서, 평소 아무리 건강하던 사람들도 '나도 혹시…'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게 만들었고 또한 우리들에게 충격과 많은 메시지를 주었다. 평소에 증상도 없었고 활발하게 연예활동을 하였던 젊은 여배우, 우연히 위내시경검진에서 발견된 위암, 그러나 이미 진행된 상태였고 치료하기 위해 수술도 받았고, 현대의학으로 검증된 최신의 항암치료와 민간요법, 그리고 삶에 대한 본인의 의지, 주위의 사랑과 관심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운명과는 바꿀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암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기 위암환자의 약 80%에서는 증상이 없어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증상이 있었다 하더라도 환자들이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은 속쓰림, 조기포만감, 오심, 구토 등 위암이 없더라도 흔히 일상 중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증상은 우리가 과음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이나 약물 또한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 보일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위암환자에서 대부분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위암이 진행된 상태로 발견된 환자를 대상으로 증상을 물어보아도 약 30~50%에서는 발견 당시까지도 증상이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위암은 증상으로 발병 여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위암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 첫째이고 다음은 조기 발견이다.
위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건강한 식습관이다. 평소 과음이나 과식을 하는 습관은 위를 망가뜨리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소금에 절인 음식이나 탄 음식이 발암 물질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육류를 간간히 양념해 바짝 익혀 먹으면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담배 한 대 피워 물면 이 보다 더 기막힌 발암 행위는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위암에 안 좋은 식습관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위암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암은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 요인 등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 중 일부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미 알려진 수많은 가능한 인자들을 우리가 완전히 조절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위암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위암 또는 위암의 전 단계 병변을 발견하는 것이 좋다. 증상도 없는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고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주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의심되면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평소 속 쓰림 증상이나, 과음, 과식 등의 위험인자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주 위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위내시경은 1~2년에 한 번 시행하는 것이 적당하다. 위궤양이나 다른 위 관련 질환이 있다면 더 자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추천된다.
최근에는 광학 및 전자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내시경 화질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면서 암이 되기 전 단계나 약 1~2mm 정도의 미세 세포 암 단계에서 진단율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선종이나 이형상피단계와 같은 전 암단계나 점막암단계에서 발견되면 개복수술이나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대부분은 내시경적으로도 완치시킬 수 있다. 내시경 치료기술 및 기구의 발전으로 때론 크기에 상관없이 점막에 국한된 조기위암의 경우 직경이 10cm가 넘는 조기 위암도 내시경적 점막박리수술로 개복수술 및 항암치료 없이도 완치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장진영이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음에도 그 곁을 지켜주던 남자는 그녀와 혼인식을 올리고 죽는 날까지 곁에서 정성스럽게 간호를 하였다고 한다. 미리 건강 검진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했더라면 둘이서 더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변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손잡고 미리 위내시경을 시행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이수택(전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